안일한 온라인 게임 서비스, 문제 있다

최근 온라인 게임사의 해킹 문제를 비롯해 서비스 점검과 관련해 한 차례 소동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전혀 없었던 적은 장기간 서비스를 계속해 온 게임들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부분이다. 특히 이 같은 문제는 비단 비주류 게임보다는 오히려 주류 게임들에서 더 많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봤을 때 비싼 이용료를 제공하면서도 정상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분통이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온라인 게임의 약점
국내에서 온라인 게임이 태동한지 약 11년의 세월이 흘렀다. 최초의 온라인 게임으로 기록되고 있는 ㈜넥슨(대표 권준모)의 ‘바람의나라’가 첫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1997년도의 이야기다. 그 사이에 수많은 게임들이 탄생하고 또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다. 이런 일련의 과정 들을 거치고 거쳐 지금의 온라인 게임 시장이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그동안 한 번도 유저들의 만족도를 충분히 충족시켜 준 게임을 그리 많지 않았다. 특히 서비스 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봤을 때 대부분의 유료 게임들의 경우 유저들의 질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 같은 문제를 발생시키게 된 주요 원인은 먼저 온라인 게임의 특수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은 PC 및 콘솔 게임과 달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불특정 다수가 서로 모여 게임을 즐기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PC와 콘솔 게임은 수년간 불법복제와의 피나는 사투를 벌였고 결국 현재에 와서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적어지고 말았다. 온라인 게임을 괴롭히는 부분은 바로 ‘해킹’이라는 문제를 들 수 있다. ‘해킹’ 역시 불법복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은 바로 두 문제가 모두 불법이며 게임사와 사용자에게 모두 엄청난 금전적 손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 현재까지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는 넥슨의 ‘바람의나라’

PC와 콘솔 게임은 ‘해킹’이라는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이유인즉슨 PC와 콘솔 게임의 경우 개발 과정에서 ‘해킹’을 당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출시된 이후에 게임 시스템에 변화를 주거나 게임 데이터를 에디트를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사용자가 원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지 타의적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의 경우 타인의 인해 피해를 입는 경우이기 때문에 그 문제의 심각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 게임은 보통 서비스 점검이라는 명목 하에 정기적으로 시스템을 점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 서비스 초반을 제외하고는 정삭적인 서비스 점검은 대략 2시간에서 4시간 정도 하는 것이 보통. 하지만 서비스 점검 도중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게임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해 지는 경우가 속속 발생한다. 최근에는 모든 서버를 동시에 점검하는 것이 아닌 서버별로 나눠서 점검하는 경우도 많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서버 점검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기존에는 대부분 클로즈 베타 테스트나 오픈 베타 테스트 초기에 발생했던 서비스 점검 문제가 상용화된 게임에서도 나타나고 있어 서비스 점검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의 사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지사장 한정원, 이하 블리자드 코리아)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경우 개인 계정 해킹사건으로 인해 유저들의 질타를 받으면서 해결방안에 대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보안카드 배포로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유저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 또한, 올해는 새로운 확장팩 시리즈인 ‘리치왕의 분노’가 예정되어 있기는 하나 개인 계정 해킹사건으로 인해 유저들의 반응도 시큰둥한 모습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그동안 개인 개정 해킹과 관련해 한 차례가 아닌 여러 차례 한 계정이 해킹 당하는 것은 물론 공식 홈페이지의 비밀번호 변경 페이지가 암호화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던져주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자체 프로그램 런쳐를 사용하던 기존의 보안 방식에서 탈피해 타 게임사에서도 최근 이용하고 있는 보안카드를 배포하기 시작했지만 이도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유저들에게는 상처만 남겨주고 있다. 최근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커뮤니티 게시판을 비롯해 각종 블로그에는 보안카드와 관련해 성토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특히 블리자드 코리아는 해당 보안카드를 각 회원들에게 직접 배포한 것이 아닌 PC방을 통해서 배포했다는 점에 안 그래도 해킹 사건 때문에 마음이 상한 유저들에게 오히려 상처만 더 남겨주었다. 특히 부족한 보안카드 물량으로 PC방 들은 단골손님들 위주로 보안카드를 배포했으며 일부 PC방에서는 이를 영업적으로 이용하는 등의 문제도 발생했다.

	▲ 이글루스에 올라온 한 유저의 블로그,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보안카드와 관련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블리자드 코리아는 PC방에 보안카드를 배포하면서도 그 수량을 굉장히 적게 책정하게 되었고 결국 유저들은 배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보안카드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다녀야만 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보안카드도 프린팅용으로 제작된 파일이나 메모리 해킹 등에는 속수무책으로 알려지고 있어 결국 보안 문제의 핵심적인 문제는 결국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기 힘든 35시간의 서비스 점검을 마친 ㈜네오플(대표 허민)의 ‘던전앤파이터’도 유저들의 입방아에 오르면서 큰 문제가 됐다. 지난 5월 30일, 시즌2를 앞두고 시작된 업데이트 과정에서 무려 35시간 동안 게임 서비스가 완전히 중지되면서 유저들의 분노를 샀다. 원래대로였다면 다음날 오전부터는 게임 서비스가 재개되었어야 할 ‘던전앤파이터’였지만 5월 29일 새벽부터 시작된 점검은 다음날인 5월 30일 오후 2시에나 마무리가 되어 최근 온라인 게임 서비스 점검 시간 중 가장 긴 시간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서비스 점검 문제를 덮어두기 위해 네오플측에서 유저에게 제공한 보상책은 세라아이템, 세리아의 공손한 마음가짐 패키지, 기간제 아이템 보상 등이 전부였다. 특히 피로도 무제한 이벤트를 원했던 많은 유저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결국 선택한 것이 약간의 아이템과 기간제 아이템 기간을 늘려주는 것이 전부였다. 특히 이 중에는 유저들이 돈을 주고 사야하는 보상 아이템도 포함되어 있어 진정한 보상 아이템의 의미가 퇴색해 버렸다. 또한 네오플은 해당 점검 시간 동안 사용하지 못한 PC방에 대해서는 특별한 공지도 하지 않은 채 7일 간 서비스 기간을 연장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 35시간의 서비스 점검 후 ‘던전앤파이터’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과문

돈을 위한 게임사가 아닌 유저를 위한 게임사가 절실하다
앞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큰 부분은 바로 유저를 위한 게임 서비스가 아닌 자신들의 권익에만 눈에 먼 행동이라는 점에 대해 강한 비판의 소지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유저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면서 문제가 된 부분을 유저들에게 전가하는 행위는 몇 년간 국내에서 인기를 모으면서 급성장한 게임사치고는 매우 현명하지 못한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경우만 하더라도 국내에 많은 유저를 확보하고 있고 또 그만큼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유저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부분에 있어서는 인색하다. 네오플 역시도 유저들의 원하는 부분보다는 자사의 이익을 보다 중요시 하는 모습을 보여 결국 기업은 기업, 유저들을 챙기지 않는다는 이미지만 남기고 말았다. 어느 시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결국 기업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은 소비자다. 소비자가 있으므로 기업이 있는 것이고 수익도 거둬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온라인 게임사는 이러한 부분을 간과하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유저들을 이끌어가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게임산업은 단기간의 효과를 거두기가 매우 어려운 시장이다. 그 이유는 게임이 출시되고 반짝하고 사라지는 PC와 콘솔게임과는 달리 장기적인 안목과 관리가 필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유저들과 같이 약간의 문제만 발생해도 크레임을 거는 풍토가 만연한 상황에서 단 한 번의 서비스 실수로 인해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입는다면 차후에 출시되는 게임들 역시 이러한 영향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