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현상 중 하나로 외국계 기업과 국내 기업 간의 온라인 게임 개발과 관련된 일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NHN은 지난 2007년 11월 경 미국의 터바인사의 ‘반지의 제왕 온라인: 어둠의 제국, 앙그마르(이하 반지의 제왕 온라인)’를 계약하고 최근까지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으며, 올해 4월에는 일본 캡콤의 인기 헌팅 액션 게임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온라인’에 대한 퍼블리싱을 발표했다. 또한,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 EA온라인과 함께 선보였던 ‘피파온라인’ 시리즈에 이어 ‘NBA 스트리트 온라인’을 선보이는 등 꾸준히 해외 게임들을 국내 시장에 선보일 계획에 있다.

해외 게임이 이룩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의 성적
해외 게임들이 국내에서 온라인화 되는 경우는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이미 해외에게 개발이 완료된 게임을 그대로 가져오는 퍼블리싱 형태와 국내 게임 개발사와 해외 게임 개발사가 공동으로 개발을 추진한 후 국내에 선보이는 방식이다. 앞서 밝힌 NHN의 경우에는 전자의 경우에 해당되며, 네오위즈게임즈는 후자에 속한다. 해외 게임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은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현재 유일하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현재 국내에 선보인지 약 4년의 시간이 경과했다. 국내에 정식으로 서비스되기 시작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첫 오픈 베타 서비스 당시에는 불안한 게임 운영 때문에 질타를 받기도 했으나 이내 서비스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결국 해외 게임으로서는 유례없이 현재까지도 인기 게임 순위권에 들어가 있는 대표적인 해외 게임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성공에 고무된 국내 퍼블리싱 업체들은 앞 다퉈 새로운 해외 게임들을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투입하기 시작했으며, 결과 역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뒤를 이어 국내에 서비스된 해외 게임들의 성적은 매우 초라했으며,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이름뿐인 서비스를 계속하거나 서비스 자체를 종료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됐다. 대표적인 게임으로 SOE(Sony Online Entertainment)에서 제작하고 감마니아코리아에서 서비스했던 ‘에버퀘스트2’와 ‘반지의 제왕 온라인’을 개발했던 터바인의 ‘DDO(Dungeons and Dragons)’를 서비스했던 렛츠게임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해외 게임들이 국내에서 서비스를 진행해왔지만 결과는 참패에 가까운 성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아직 국내에서 해외 게임이 성공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결과를 도출하는 상황만 반복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징크스로 바뀌어 ‘해외 게임은 국내에서 성공 가능성이 없다’라는 불명예스러운 점만 남기게 됐다.

   
 

▲ 고전을 면치 못하고 결국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던전앤드래곤>

 

해외 게임이 실패하는 원인
유독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는 해외 게임이 맥을 못 추는 현상이 종종 발생하는데 콘솔과 PC 게임의 경우는 오히려 반대의 상황에 있었다는 점은 상당히 아이러니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콘솔과 PC 게임 시장에서 한국 게임들은 해외 진출은 물론이고 국내 시장에서도 참패를 겪는 등 굴욕적인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이랬던 국내 게임 시장이 온라인 게임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반대의 현상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온라인 게임이 본격적으로 안방으로 찾아가기 시작하면서 반대로 해외 게임들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물론 콘솔과 PC 게임 시장에서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국내 게임 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예전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한국 게임 시장의 판도가 온라인쪽으로 완전히 넘어왔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콘솔과 PC 게임들의 입지는 좁아져 있는 상황이고 판매량 역시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매우 재미있는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해외 게임들이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는 현지화에 대한 문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대부분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콘솔과 PC 게임을 접하는 환경에서는 현지화는 꿈도 못 꾸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것이 국내에 정식으로 외국 콘솔 업체들이 들어오면서 어느 정도 해소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현지화 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지화 작업의 중요성은 온라인 게임에서는 가장 큰 부분 중 하나로 이는 단순히 게임 내 언어만을 한국어로 바꾸는 것이 아닌 게임 내 콘텐츠 역시 한국 유저들의 취향에 맞게 어느 정도 가공이 필요하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앞서 소개했던 ‘에버퀘스트2’와 ‘DDO'의 경우가 바로 이 같은 경우에 해당하는데 이 두 개의 게임은 현지화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면서 결국 유저들에게 외면을 당하게 됐다.

물론 현지화 과정에서 제작사의 충분한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점도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였다. 해외 게임들의 현지화 작업 중에 진행되는 모든 콘텐츠 내용은 국내에서 개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외국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게임에 대한 피드백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된다. 공동개발의 경우도 이 부분을 피할 수가 없는 경우도 있다. 먼저 국내 유저들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콘텐츠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제작사에서 이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게 되면 결국 콘텐츠의 변화를 주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해외 제작사와 공동 개발의 경우도 해외 제작사측에서 클레임을 걸게 되면 울며  겨자먹기로 해외 제작사의 의견을 들어 줘야 한다. 최근 드래곤플라이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SNK플레이모어와 함께 공동개발하는 ‘KOF온라인’, ‘사무라이쇼다운’, ‘메탈슬러그0’ 등은 모두 한국 개발 스탭에게 일임하는 방식으로 개발될 예정이어서 기존에 국내에 선보였던 게임들과 차별된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진정 필요한 것은 현지 조사
현재 국내에 서비스를 결정한 게임들의 대부분은 어느 정도 해외에서 네임벨류를 가지고 있는 게임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네임벨류가 뛰어난 게임들의 경우 해당 게임에 대한국내 유저들이 기대하는 부분이 높다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다. 특히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게임들은 이미 콘솔이나 PC 시장에서 다루었던 게임들이고 국내에서 인지도를 충분히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점쳐 지기 마련이다. 분명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을 하겠지만 게임 퍼블리셔와 게임 개발사들이 항상 유념해 두어야 되는 문제는 국내 유저들의 성향과 국내 게임 시장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해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전에 충분히 게임 내 콘텐츠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며 브랜드 네임에만 의존해 서비스를 결정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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