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PC방 경영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 물가인상과 등록제, 아르바이트 고용문제, PC 업그레이드에 대한 고민, 그리고 가장 중요한 PC방 이용에 대한 가격문제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격문제로 고심하면서도 주변의 매장들 눈치를 보느라 가격을 올리지는 못하고 오히려 가격인하를 구상 중인 업주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한 곳에서 가격을 내리면 어쩔 수 없이 따라서 가격을 인하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다. 이는 곧 매출 하락으로 연결되고, 심한 경우 폐업까지 하게 된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언남동에 위치한 ‘사이버파크 구성점’은 가격 경쟁으로 고심하는 많은 업주분들이 필수적으로 벤치마킹해야할 매장으로 보여 진다. 2004년에 창업하여 4년째 운영 중인 이 매장은 오픈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3개월 전 사이버파크 본사에서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전국 사이버파크 가맹점 중 가동률 1위, 매출 5위 안에 들었다고 한다. PC대수는 68대 뿐인 그리 크지 않은 규모다. 독특한 것은 바로 길 건너편의 PC방은 가격이 더 싸고 사양도 좋다는 점이다. 게다가 같은 건물에 위치한 PC방을 포함, 주변 반경 50M 이내에 총 5개의 PC방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 사이버파크 구성점 전경. 개업 4년차라 인테리어는 조금 오래 돼보인다.

 

이러한 주변 상황은 누구라도 좋은 상권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주변의 PC방보다 요금이 비쌈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며 타 PC방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노하우는 무엇일까? PC방 업주들의 가장 큰 고민인 가격경쟁에 대해 그 해법을 찾기 위해 ‘사이버파크 구성점’의 황성태 사장님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인터뷰를 시작한 시간은 오전 11시가 되기 조금 전이었다. 보통 이 시간대는 PC방에서 가장 한가한 시간일 것이다. 물론 이 곳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는 동안 손님들이 계속해서 들어오기 시작했고 어느새 손님들이 1/3 정도까지 들어찼다. 오후 5시가 지나면 만석일 것이라는 사장님의 말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될법했다. 사장님은 인터뷰 도중에도 손님이 들어오면 직접 손님들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재떨이와 음료를 대접하는 등 잠시라도 손님에게 소홀히 하지 않았다.

   
 

▲ 황성태 사장님

 
이 PC방의 가장 독특한 점은 카운터에 의자가 없다는 것이다. 카운터에 의자가 없는 이유에 대해서 묻자 사장님은 “의자에 앉아있으면 매장에 들어서는 손님을 바로 맞이할 수가 없다. 그리고 아르바이트 직원이 의자에 편하게 앉아있으면 보기 좋은 모습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카운터는 단지 계산을 위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신속한 고객응대를 위해 일부러 의자를 두지 않았다.”라고 답변했다. 그리고 보통의 PC방에는 보통 1대 뿐인 전자렌지가 3대나 있는 이유도 “한꺼번에 많은 주문이 들어왔을 때 빠르게 준비해드리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이렇게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점이 다른 매장과 차별화된 이유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 주변의 PC방에 비해 가격이 높은 편인데... 가격을 조정할 생각은 없었나?
▷ 정확히 말하면 주변의 5개 매장 중 가장 규모가 큰 매장이 기본 가격에서 20%를 낮춘 적이 있었고, 현재 가장 경쟁력이 없는 매장이 30%를 낮춰서 운영하고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매장은 가장 늦게 입점한 매장이다. 특히, 가장 큰 규모의 매장은 같은 건물 바로 밑층에 입점하여 어느 정도 매출 손실을 예상했다. 또한 일반적인 서비스 수준으로 가격만 낮추는 전략으로는 심각한 수준의 매출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과는 한 달 평균 매출이 10%도 줄지 않았고, 2~3개월 만에 다시 매출을 회복할 수 있었다. 3년 동안 3개의 매장이 폐업하고 4개의 매장이 오픈하였지만, 연간 50% 정도의 평균 가동률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

   
 

▲ 에어커텐을 이용해 완벽하게 금연석을 차단했다.

 

▶ 최신 사양도 아니고, 주변의 몇몇 PC방보다 가격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어떤 것인가? 다른 PC방과 차별화하고 있는 부분은?
▷ 셀프 서비스를 없애고 기본 서비스 음료 무한제공, 장타 손님을 위한 다양하고, 값싸고 품질도 좋은 F&B(Food and Beverage)개발 및 제공으로 가동률을 올린다. 경쟁점에서 가격 하락 이전에 본 매장에서 구축한 고객 로열티는 객 단가가 높은 손님, 즉 장타손님은 가격저항이 심각한 수준까지 경쟁점에서 기본 이용 가격을 낮추지만 않는다면, 이탈하지 않을 뿐더러 대부분 회귀하는 패턴이 있다. 장타손님의 특징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1회 방문 시 오랜 시간 동안 이용하는 데에 따른 보상심리, 그리고 본인이 단골 고객으로 스스로 느끼는 방문 횟수와 총 사용 시간에 따른 보상심리가 있는데, 이 두 분류에 따른 서비스 기준을 선정해 반드시 보상해주는 서비스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최신 사양과 현재 주류 게임을 구동시킬 수 있는 사양과의 고객이 느끼는 차이는 미미하다. 오히려 S/W와 주변기기 관리에서 느끼는 차이가 몇 배 더 크다.

   
 

▲ 라면 종류가 20여가지에 이른다.

 

▶ 요금 문제로 고심하는 다른 PC방 업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PC방은 대부분 생계형 점포사업인 것으로 알고 있다. 본 매장은 투자형 점포이므로, PC방 시장에 대한 이해와 접근 자체가 틀려 요금 문제를 쉽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경쟁점 출현과 가격하락이란 치명적인 리스크 예측과 해결능력이 없다면 폐업과 직결되는 사항이므로, 업종전환을 고려해 보시길 바란다. 점포사업은 업종을 결정했다면 5년 이상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점포를 경영해야 한다.

▶ 마우스가 꽤 고급이다.(로지텍 MX518) 구매 시 가격부담은 없었는지?
▷ 프렌차이즈 본사의 판촉 전략으로 시중가의 절반가격으로 대량 구매할 수 있었다. 보증기간이 짧아 현재 동급 대체 마우스를 고려중이다. FPS게임이 대세이면 그 요구에 부응해야하며, 시간당 100원 할인해 주는 것보다, 1시간이라도 PC를 이용할 때, 최상의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전 좌석 헤드셋 구비도 같은 취지이다. PC의 성능은 고객이 원하는 게임이 잘 돌아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실제 고객이 느끼는 중요한 차이는 모니터, 마우스, 키보드, 마우스패드, 헤드셋, 즉 주변기기에서 기인된다.

▶ 헤드셋 고장이 많을 것 같은데?
▷ 오히려 대여하는 쪽이 고장이 더 많은 것 같다. 헤드셋을 카운터에서 대여해줄 경우 선을 정리하기도 복잡하고 여럿이 돌려가며 쓰다 보니 고장이 많이 나게 된다. 그리고 고장난 제품에 대한 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해 고장 난 제품을 대여해주게 되고 손님은 다시 교체하러오는 번거로움도 있다. 5~6천원 정도의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헤드셋을 구매하면 부담도 줄어든다. 한 달 평균 4~5개의 헤드셋이 고장 나는데 새로 구입한다고 해도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 커피의 종류가 상당히 많다. 일반적인 카페 수준인데?
▷ 제대로 된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직접 바리스타 학원을 다녔다. 바리스타 자격증도 취득했다.
투자형 사업이므로, 곧 시작하게 될 프렌차이즈 사업의 기술적인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인재 양성으로 진행된 일 중 하나이다. 물론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카페메뉴의 고객만족도는 대단히 높다.

   
 

▲ 수준있는 먹거리들.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사장님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한다.

 

▶ PC방에서 고객에게 이루어지는 서비스의 한계는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가?
▷ 서비스라는 것에 한계란 없다고 생각한다. PC방은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서비스를 전략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5년 이상 영업해서 투자수익률 150% 이상을 목표로 두거나, 프렌차이즈 사업을 염두에 두신다면 서비스 마케팅이나 서비스 운영실무 등, 전문적인 대학수준의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서비스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차별화하기 가장 쉬운 요소인 반면 타 매장이 쉽게 모방하기 힘들다. 기타 세부적인 요소는 블로그나 관련 카페에 정보들이 많으므로 참조하시면 된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좋은 서비스와 마케팅은 좋은 인재에서 나온다고 본다.

   
 

▲ 50인치 LCD TV를 이용해 손님들에게 다양한 볼거리 제공

 

▶ 주변의 다른 PC방 업주들과 커뮤니케이션은 어떤가?
▷ 시장 가격 안정화를 위해 경쟁매장 방문과 모임을 주도하는 편이다. 본 매장이 경쟁매장들보다 독보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으니 암묵적으로도 시기를 받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손님을 즐겁게 한다.

 

▶ 주변에 신규 매장이 오픈 시, 업그레이드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 예전에 2개 매장이 이틀 간격으로 오픈한 적이 있었다. 사전에 PC방이 개업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 시기에 맞춰 최고 사양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아무래도 새로운 PC방이 생기면 손님들은 그 곳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양도 같고 새로운 곳의 서비스가 기존에 가던 PC방에 못 미친다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당시 우리 매장에도 한 달여 만에 손님들이 다시 찾아오게 됐다.

▶ CRT 모니터도 상당수 있다.
▷ 일부러 바꾸지 않고 있다. 무조건 최신 제품이 좋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FPS게임을 즐기는 손님들의 경우 LCD모니터보다 반응속도가 빠른 CRT모니터를 더 선호한다. 손님들이 즐겨하는 게임에 맞도록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 FPS 게이머들을 위해 CRT 모니터를 고집한다.

 

▶ 인재양성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쓰는 것 같은데, 아르바이트 고용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
▷ 처음 고용할 때 20시간 정도 테스트를 본다. 물론 20시간 연속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4번 정도에 나눠서 테스트를 본다. 20시간 정도 같이 일을 하면서 지켜보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직원인지 아닌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가 있다. 물론 채용되지 않더라도 그 20시간의 보수는 지급해준다.

▶ 등록제에 관하여 한마디...
▷ 건축법 등 관련 법안과 PC방 사장님들, 그리고 관련단체의 요구가 부딪히는 걸로 알고 있다. 등록제와 등록제 관련 개별법은 일개 점포가 컨트롤할 수 없는 외부환경이므로 힘없는 우리는 환경변화에 맞게 발 빠른 대처가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PC방 전체의 의견 대변은 관련 단체가 수고해 주시는 걸로 알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현재의 서비스 경쟁력을 가지고 프렌차이즈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조만간 본점을 오픈하게 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노하우를 동원해 많은 사장님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하지만 아이템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업주에게 손님을 맞이할 서비스 정신과 준비 자세가 결여되어있다면 결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그리고 프렌차이즈 사업을 진행하는 많은 업체 관계자 여러분들, 모든 분들이 그러하지 않으시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자사의 이익이 우선인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본사만 믿고 생계형으로 가맹하는 PC방 업주님들 제발 눈물 흘리게 하지는 맙시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