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카운터에 위치한 금고는 현금을 보관하는 중요한 물건이지만 동시에 업주들에게 애물단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PC방에서 발생하는 절도 사건의 십중팔구는 매장 근무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금고를 노리는 유형이다. 절도범들은 금고를 털어갈 기회를 엿보며 근무자가 카운터를 비우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기도 하고, 화장실 변기를 고장내거나 먹던 라면을 엎는 등 보다 지능적으로 범행 기회를 만든다.

PC방 아르바이트 근무수칙의 정석은 ‘카운터를 비울 때 무조건 금고를 잠근다’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수시로 손님좌석과 카운터를 오가야하는 PC방 근무의 특성상 철저히 지켜지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힐 수도 있다. 아르바이트 근무자로 위장 취업한 절도범이 금고에 수납된 돈을 모조리 들고 달아다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그렇다고 아르바이트 근무자에게 비밀번호나 열쇠를 제공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부 PC방 업주들이 금고를 아예 없애버린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절도의 위협에 노출된 금고를 아예 치워버리고, 대신 카운터테스크를 커다란 저금통으로 만든 방식을 시도한 것이다.

돈을 넣을 순 있지만 뺄 수는 없는 함을 만들어 절도의 위협으로부터 현금을 보호하겠다는 의도다. PC방 알바는 거스름돈 용도의 1,000원권 지폐만을 관리하게 되고 손님으로부터 받은 1만 원권과 5만 원권 등 고액권은 카운터데스크에 비치한 함에 보관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현금을 보관하면 아르바이트 근무자가 관리하는 소액의 돈은 도둑맞을 수 있지만 최소한 큰돈은 지킬 수 있다. 또한 절도에 대한 아르바이트 근무자의 부담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현금이 계산이 많은 PC방과 이를 노리는 절도범의 싸움이 PC방 카운터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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