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29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부러움? 한국과 닮은 듯 다른 대륙의 PC방

우리나라가 종주국이라고 알려진 PC방, 하지만 중국에서 더 발전했다는 얘기가 있다. 실제로 규모에서 한국 PC방 수의 10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형화 역시 중국에서 먼저 시작돼 우리나라가 뒤를 잇고 있는 모습이다.

단편적으로 노하드솔루션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관리적 편의성으로 국내에서 빠르게 자리 잡은 노하드솔루션은 국내 업체가 중국의 제작사에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고 들여와 상용화를 시작했으며, 기술력 역시 중국이 앞서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동안 아이러브PC방은 중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 현지의 PC방을 취재해 왔다. 하지만 국내 PC방 업주들과 함께 중국 PC방을 방문할 기회는 없었다. 이번에 PC방 커뮤니티 쓰리팝 피예모 백두산 정모에 동행하면서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쓰리팝 관계자를 포함해 총30명이 참여한 백두산 정모는 지난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3박4일 동안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백두산 천지까지 등반하는 일정이 있었지만 궂은 날씨 탓에 천지까지는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다행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동행한 PC방 사장님들과의 중국 현지 PC방 탐방이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정모 일정 중에서도 PC방 업주들의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대륙의 PC방. 국내 PC방 업주들이 평가하는 중국 PC방의 모습을 담아봤다.

중국 PC방에 대한 업주들의 관심
이번 백두산 정모 일정 중 중국 현지 PC방은 총 4차례 지나쳤다.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연변 시내에 접어들면서 련역 PC방이라는 상호를 처음 접했다. 현지 가이드는 련역 PC방이 시내에서 가장 큰 PC방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또 백두산 천지 등반을 계획했던 2일차에는 숙소 바로 맞은편에 PC방이 있었고, 식사를 위해 이동한 식당 근처에서도 PC방을 볼 수 있었다. 일행 대부분이 무작정 PC방에 들어갔지만 말이 통하지 않아 눈으로만 봐야했다.

중국 PC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현지 가이드는 마지막 일정으로 중국 현지의 PC방을 급히 섭외해 모든 정모 참가자가 살펴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일정 중 4번째 만나는 중국 현지의 PC방이었고, 모든 일행이 꼼꼼하게 PC방을 살펴볼 수 있었다.

간판부터 생소한 극속커피 PC방
정모 참가자들이 모두 방문한 중국 연변의 극속커피 PC방은 현지 가이드가 즉흥적으로 섭외한 PC방으로, 공식적인 섭외를 통해 취재를 진행한 것이 아니다. 부족한 시간을 쪼개 마련된 자리였기 때문에 중국 현지 PC방의 모든 것을 알아볼 수는 없었다. 인테리어 등 눈에 보이는 부분과 운영방식, 요금 정도를 살피는데 그쳤다.

극속커피 PC방은 아파트 상가건물의 2층에 위치해 있었으며,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커피전문점 수준의 먹거리를 전면에 내세워 홍보하고 있었다. 특히 PC라는 단어보다는 커피와 인터넷, 도메인 중 하나인 NET 등을 영문으로 표기해 PC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대국답게 넓고 길었으며, 출입구 앞은 황량하리만큼 널찍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쾌적하면서도 다소 휑한 분위기다. 특히 출입구 주변에는 최근의 우리나라에서는 사라지고 있는 게임 포스터들이 잔뜩 붙어 있었다.

한국 PC방과 유사한 점들
극속커피 PC방은 커피전문점 수준의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최근의 한국 PC방의 트렌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카운터 근처에 조리시설들이 구비되어 있고, 과자류의 경우 중국 동포가 많은 연변의 특성상 많은 한국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또 과거 한국 PC방과 같이 흡연석과 금연석이 구분되어 있었다. 중국 PC방은 이른바 방(ROOM)을 제작해 서비스할 수 있기 때문에 금연석의 경우에는 완전히 별도의 공간에 마련되어 있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벽면에는 다양한 안내 문구들이 부착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의 피난안내도와 같이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처방법을 안내하는 포스터도 부착되어 있었으며, 무엇인가 점검한 이후 결과를 표시해 두는 점검표도 눈에 띠는 공간에 부착되어 있었다. 중국 정부가 배포한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었다는 점도 특이했다.

무엇보다 중국 PC방도 클라이언트 좌석에서의 흡연이 금지되어 있었다. PC방 외부에 별도의 흡연실이 있었다는 것은 국내 PC방 모습과 유사했지만, 카운터 인근에 재떨이가 비치되어 있고, 손님들이 카운터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의아했다.

한국의 PC방과 다른 점들
극속커피 PC방으로 중국 PC방의 모든 면을 볼 수 없지만, 국내 PC방과 비교하면 같은 점보다 다른 면이 더 많았다. 우선 요금정책을 빼놓을 수 없다. 극속커피 PC방은 클라이언트 좌석 공간을 나눠 3종류의 요금제로 운영하고 있었다.

PC 사양은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주변기기를 기준으로 하면 대표적으로 키보드의 경우 멤브레인 방식의 키보드, 기계식 키보드, VIP석인 방(ROOM)을 구분하고 요금을 차별화하고 있었다. 멤브레인 키보드가 놓인 좌석은 우리나라 돈으로 시간당 600원, 기계식 키보드 좌석은 800원, VIP 좌석은 1,500원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요금제다.

물론 좌석별로 PC 사양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변기기와 모니터, 의자까지 요금이 올라갈수록 더 좋은 제품이 구비되어 있는 형태다. 특히 VIP석에는 진동헤드셋이 비치되어 있었고, 일부 주변기기는 한국의 보편적인 PC방에서 사용하는 수준보다 높았다.

무엇보다 인테리어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좌석 사이 칸막이가 없고 파티션도 없다. 그 대신 방을 나눠 VIP석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수 있고, 클라이언트 좌석의 배치도 중앙 통로를 기준으로 좌우로 배치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렬로 길게 늘려 배치하고 곡선부분에도 좌석을 배치했다는 점도 특이했다.

마치며…
중국 PC방을 살펴본 후 몇몇 일행들은 주변기기 수준을 보고 놀랐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일부 좌석에는 콘솔게임용 조이패드를 비치하고 있었고, 진동헤드셋의 경우 한국 PC방에서도 보기 힘든 아이템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어지간한 PC방보다 PC 사양도 높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도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구역을 나누고 방을 구분해 서비스할 수 없는 국내 실정을 꼬집은 것이다. 다양한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큰 부러움을 산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게임 가맹비용이다. 게임을 서비스하는데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소리를 듣고 큰 한 숨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임대료, 전기요금, 인건비, 전용선 요금 등의 비중이 게임 가맹비에 비해서 크지 않다는 점에서 수익률이 상당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이번 중국 PC방 탐방은 다행히 중국에서도 최신 유행 아이템이 대거 접목된 PC방 중 하나로 보였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섭외한 것이 아닌데다가 가이드의 통역만으로는 디테일한 면을 살펴볼 수 없어 아쉬웠다. 언제라도 중국 내 평균 수준의 PC방을 찾아 속속들이 파헤쳐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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