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5월호(통권 29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15년은 PC방 업계가 이스포츠의 주체로 거듭나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이스포츠협회가 주관하는 ‘대통령배 전국아마추어 이스포츠대회(이하 KeG)’가 PC방에서 지역대표선발전 예선을 치르기 때문이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한 KeG는 전국 16개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아마추어 이스포츠 대회로, ‘이스포츠 진흥 중장기 계획’ 에 따라 올해부터 대회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프로와 아마추어, 생활체육이 조화된 이스포츠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목표 하에 PC방을 풀뿌리 이스포츠의 근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KeG 2015가 성과를 낸다면 향후 PC방의 이미지는 지금과 완전힌 달라질 수도 있으며, 이스포츠가 PC방 운영에 중요한 콘텐츠 중 하나로 입지를 공고히 할 수도 있다.

설령 KeG 2015가 PC방에서 참담한 성과를 거둔다고 해도 PC방에서 이스포츠가 차지하는 위상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점유율 상위권에 자리잡은 게임들 태반이 그 규모와 방식은 달라도 이스포츠와 접목되어 있고, 그 중 일부는 PC방 프리미엄의 한 형태로 별도의 PC방 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PC방은 오늘도 변함이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PC방 점유율 상위권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PC방 점유율 1% 이상을 점하고 있는 상위 14개 게임만 살펴봐도 이러한 경향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꼭대기에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를 시작으로 <서든어택>과 <피파온라인3>가 빅3를 형성하고, 그 다음으로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이 뒤따른다. 이어서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3>, <워크래프트3>,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허리를 메우고, 하단에는 <던전앤파이터>, <사이퍼즈>, <리니지2>가 이름을 올린다. 그리고 마지막은 <검은사막>이 장식한다.

<리그오브레전드>에서 <검은사막>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게임들 중 말석인 <검은사막>만 신인이고 나머지는 제법 연차가 있는 타이틀들이다. 지난 2012년 12월 18일 공개시범서비스(OBT)에 돌입한 <피파온라인3>이 <검은사막>과 가장 가까운 최신작일 정도다.

왜 PC방 게임 순위는 멈췄을까
PC방 게임 순위가 고착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다양하게 꼽아볼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경쟁력 있는 신작 자체가 뜸하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시장에 빙하기가 찾아오면서 게임사들의 온라인게임 출시를 꺼리고 있고, 유저들 상당수가 시선을 모바일게임으로 돌리면서 개발까지 위축된 상황이다. 신작 자체가 줄면서 PC방 점유율 순위 상위권에 신인이 이름을 올릴 확률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또한 게임사들의 기조가 신작 온라인게임으로 대박을 터뜨리기 보다는 기존 타이틀을 잘 간수하는 방어적 운영 쪽으로 기운 것도 PC방 순위 고착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PC방 점유율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중견/장수 게임들일수록 유저들을 최대한 지키기 위한 프로모션이나 퍼주기 이벤트가 더욱 활발하고, 신작 게임의 공세에 맞서 방어하려는 구작들의 노력을 짐작케 한다.

상위권 게임은 이미 이스포츠 중
제법 연차가 쌓인 게임들이 PC방 점유율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 가지 더 주목할 부분이 있다면 상위권 게임들 대부분이 공유하고 있는 이스포츠라는 코드다.

 

   


아이템 파밍이 주된 콘텐츠인 <디아블로3>, 최신작인 <검은사막>, 이스포츠와의 접점을 찾기 힘든 고전적 MMORPG <리니지>와 <리니지2>를 제외한 게임들 전부가 이스포츠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PC방 빅3로 불리는 <리그오브레전드>, <서든어택>, <피파온라인3>은 이스포츠에 대한 관심 수준이 아니라 이미 탄탄한 입지를 갖춘 종목이고, <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는 ‘액션토너먼트’라는 타이틀로 정규 리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방어전에 유용한 이스포츠
심지어 이스포츠와 거리가 있다고 알려진 MMORPG도 PvP 콘텐츠를 활용한 이스포츠를 시도하고 있다.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이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이스포츠에서 공석이었던 MMORPG의 자리를 차지하려 노력 중이다.

 

   

이처럼 PC방 상위권 게임일수록 이스포츠 관련 행보가 분주한 이유는 이스포츠가 게임의 인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스포츠는 유저들에게 새로운 게이밍 경험을 선사하고 이슈도 생산하며 충성도도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유저를 붙잡아두려는 게임사의 필요에 정확히 부합한다.

한편, 이스포츠와 연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게임은 이미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PC방 점유율 상위권 게임일수록 유리하다. 때문에 이스포츠와 연관된 게임이 PC방 상위권 게임들에 집중되어 있는 현상은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복잡한 이스포츠 대회, 이거면 정리 끝
PC방 상위권 게임들은 다양한 장르와 각양각색의 개성을 자랑하는 만큼, 이스포츠의 형태도 천차만별이다. 정규 리그와 비정규 리그, 프로리그와 아마추어 리그, 시즌과 이벤트 대회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지만 사실 PC방 업주가 주목해야할 종목은 많지 않다.

이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별도의 PC방 대회를 운영하는 등의 실질적 액션을 취하고 있는 게임은 의외로 적기 때문이다. 라이엇게임즈의 간판 <리그오브레전드>와 넥슨의 <서든어택>, <피파온라인3>, <던전앤파이터>, <사이퍼즈> 정도가 전부다.

라이엇게임즈는 <LOL> 프로게이머들 중 최강팀을 가리는 ‘챔피언스 코리아’, 승격을 노리는 ‘챌린저스 코리아’, 아마추어 최강 클랜팀을 뽑는 ‘클랜배틀’, 글로벌 이벤트인 ‘롤드컵’ 등 다양한 이스포츠 대회를 갖추고 있다. 또한 매주 토요일 PC방에서 진행하는 ‘전국 PC방 토너먼트’는 이제 PC방의 프리미엄이자 참여형 이스포츠 대회로 정착했다.

넥슨을 대표하는 <서든어택>는 매년 ‘챔피언스 리그’를 진행하며 이스포츠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으며, 동시에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PC방 전국대회’를 통해 PC방 이스포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또 개별 PC방 업주의 편의가 최우선 되는 ‘PC방 자율대회’를 지원하고 있다.

<피파온라인3>도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과 별도로 진행되는 ‘PC방 챔피언십’을 마련하고 있으며, 시즌마다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강원도 PC방으로 시작으로 개막한 시즌3는 연말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PC방 게이머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다. 또 <서든어택>과 마찬가지로 업주의 편의와 유저의 접근성을 강조한 ‘PC방 대회’를 따로 지원한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의 대표 이스포츠 브랜드인 ‘액션토너먼트’에서도 PC방 부분을 독립시켰다. 기존 PC방 대회가 ‘액션토너먼트’의 하부 리그였다면 올해부터 시행되는 PC방 대회는 독립성과 접근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앤소울>과 <아이온>을 통해 MMORPG의 이스포츠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PvP 콘텐츠를 활용해 재작년부터 ‘비무제’라는 이름으로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또 올해는 연간 상금 3억 원의 본격 이스포츠 대회인 ‘토너먼트 2015 코리아’를 발표하고,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시즌1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아이온>은 지난 2012년 공식 PvP 대회 개최를 시작으로, 이듬해 ‘레기온 토너먼트’를 진행해 이스포츠 접목 가능성을 시험했다.

이러한 행보는 지난 3월에도 이어져 최강의 레기온을 가리는 ‘전설의 데바’를 생중계하며 성황리에 진행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스페셜포스>, <카트라이더>,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월드오브탱크> 등 상위권과는 거리가 있지만 탄탄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꾸준히 이스포츠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게임들도 적지 않다.

마치며…
신작 온라인게임 개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최근 게임사가 사업을 영위하는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이스포츠다. 이 선택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효과를 증명하고 있는 한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상위권 게임들이 PC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들이 꾸려가는 이스포츠가 PC방에 미치는 영향력도 같은 비율로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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