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PC방 업계를 뒤흔들었던 ‘PC방 등록제’가 2007년을 PC방 역사상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만한 해로 만든 것 같다.

PC방이 포화상태로 늘어나 영업환경은 점점 더 열악해지고, ‘불법 사행성 도박장’으로 인해 만들어진 ‘PC방 등록제’는 등록요건을 갖추지 못한 영세업주들의 목을 죄었다.

게임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속에 PC방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대형 게임사들은 앞다퉈 PC방 요금을 업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통합요금제’로 전환하거나 인상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IT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댓가라 하기엔 너무나도 가혹한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가 이렇게 IT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요인 중에는 PC방의 역할이 컸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PC방이라는 인프라 위에 ‘게임산업’이 급속히 발전했고, 게임산업의 발전으로 게임의 해외수출이 늘어나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는 점도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왜? PC방의 사회적 이미지는 이토록 냉정한 것일까?

PC방을 가보지 못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사행성 도박장과 일반 PC방을 구분하지 못한다. 모든 PC방들이 TV뉴스에 나오는 ‘사행성 도박장’인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청소년보호단체나 학부모 단체들은 PC방을 어린이나 청소년이 가지 말아야 하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인터넷과 PC게임을 즐기며 지낸다. 집에서 혼자 즐기는 경우도 있지만, 친구들과 함께 PC방을 찾는 경우가 많다. 게임을 통해 친구들과 교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집에서 혼자 게임에 빠져있는 것과 친구들과 함께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을 단순히 비교한다면 과연 어느 것이 더 긍정적일까?

청소년관련단체나 학부모단체 관계자들은 과연 PC방을 가보기나 한 것일까? PC방 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대체 몇 번이나 PC방에 가봤는지 의문을 가지게 한다. 그들에게 오늘 바로 자녀 손을 잡고 함께 PC방을 가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요즘의 PC방은 모든 업종을 통틀어 유일하게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이 완전하게 분리되어 있는 업종이다. PC방을 제외한 어느 곳에서도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을 분리하는 완전차단막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는 PC방 이용자들의 건강과 청소년 보호를 위한 PC방 업계의 자정적인 노력의 결과이며 사회적으로 큰 양보를 했다고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PC방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PC방 업주들의 노력이 절실한 시기다. 사실 PC방의 이미지가 이처럼 나빠진 것에 대해 PC방 업주들도 어느 정도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

PC방을 다니다 보면 일부 PC방들은 입구부터 쓰레기와 컵라면 용기들로 얼굴을 찌푸리게 하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에 꽉 찬 담배연기, 게임에 열중하던 종업원이 퉁명스러운 말투로 자리를 안내한다.

PC를 이용해 뭐 좀 해보려고 하면 시끄러운 총소리와 여기저기서 들리는 욕설로 기분이 상하기도 한다. PC방을 자주 다녀본 사람이라면 이런 경우를 한두 번쯤 겪었을 것이다. 바로 이런 점들이 PC방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우선,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를 환하게 바꾸고, 매장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해야 하며,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을 확실히 구분해 비흡연자와 청소년을 보호에 앞장서야 한다. 또한, PC방을 찾는 모든 사람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 안심하고 자녀들을 PC방에 보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2008년에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모든 PC방이 밝고 건전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나 한층 더 성숙해지는 뜻 깊은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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