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27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갑오년은 푸른 말(靑馬)의 해로, 청운의 꿈을 품고 질주하는 한해를 상징한다. PC방 업계 역시 보다 훌륭하게, 보다 나아지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질주, 즉 모든 고난과 부정적 요소를 뛰어넘어야만 한다.

PC방 업계 최대의 위험요소로 꼽히는 PC방 전면금연화는 6개월의 계도기간이 끝나고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당국의 집중단속도 예고되어 있고, 일부 세수가 부족한 지자체에서는 2014년 합동단속에 다중이용업소 흡연 문제를 포함시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금 PC방이 처한 전면금연 시행에 대해서는 순리를 따르는 것이 가장 적절한 대응일 것이다. 제도적으로 피할 수 없으니 변화되는 환경에 적응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미다.

흡연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기존 PC방의 경우 평균 3대의 PC를 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분명 영업력을 감소시킨 요소가 될 것이다. 전국 PC방의 평균 PC 수는 76대 가량으로, 3대를 뺀 것은 산술적으로 약 4%가 감소한 것이며 이는 적지 않은 희생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2 게임 이용자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PC방을 이용하는 이유로 친구나 동료와 어울리기 위해 PC방을 찾는 경우가 51.5%로 1위다. PC방 고객들의 절반 이상이 삼삼오오 어울린 단체 손님이라는 것인데, 좌석의 일부를 희생한 것은 일명 피크타임에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잃은 것이 있다면 얻은 것도 있다. PC방 실내 공기질이 청결하다는 이미지가 부산물로 주어질 것이다. 흡연손님이 감소하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PC방 업계 전체가 ‘청결한 공기’를 부각시킨다면 고객 감소분의 일부를 비흡연자로 대체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이미 전체 PC방의 절반 이상이 흡연시설을 구비한 상태이며, 1월 내에는 전체의 3/4 이상이 흡연시설을 구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 게임 이용자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PC방 이용 빈도를 결정하는 주요 원인을 ‘청결도(44.7%, 1위)’로 꼽았다. 인테리어와 기기 그리고 화장실 등의 청결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실내 공기질도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는 고객의 선택 기준이 이미 그렇게 바뀐 상태이기 때문에 업계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영업 공간 내 공기질이 개선되고 간접흡연에 대한 문제가 원천적으로 해결됐으니 이제 통계나 의학적 근거도 없이 그저 ‘담배연기 때문에’라는 말을 앞세워 내놓던 규제도 명분이 사라진 것이다. 스스로 당당해져야 한다.

또한 청소년이 머물기 좋은 ‘문화공간’으로 진일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 부모를 기다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PC방이 될 것이며, 집과 가까운 곳에 이웃들이 함께 있고, 다양한 음식도 있고, 편안한 의자와 고성능 PC가 있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곳이 PC방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간은 간접흡연이 청소년 문화 공간으로의 PC방 가치에 장애물이 되어왔지만 이제 간접흡연은 더 이상 PC방의 가치를 훼손할 수 없게 된 것이다.

PC방 업계가 전면금연을 조속히 받아들이고 실천해야 하는 이유는 대중이 게임 중독법에 반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당한 문화산업 종사자로 이웃과 어우러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는데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다만, 국회가 입법 예고한 선택적 금연제도에 대한 관심도 잊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PC방 업주의 자율 선택권이 회복된다는 면에서 경제민주화를 바로세우는 것이며 시장, 즉 고객의 흐름에 유동적으로 따라갈 수 있는 유연함이 생기는 것인 만큼 그 의미가 크다.

상권에 따라, 또 시대에 따라 분명 흡연자와 금연자의 비율은 변하기 마련이다. 아무리 흡연인구가 감소하고 금연 문화가 확대된다고 해도 초중고교 인근의 PC방은 금연 PC방이, 대학 인근과 번화가의 PC방은 흡연 PC방이 집객에 유리할 것은 자명하다. 선택적 금연제도는 이러한 영업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생존력과 직결되는 것으로, 관심을 기울이며 입법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올해는 현재의 환경을 십분 활용해 PC방 업계의 명분을 바로 세우되, 미래를 위한 생존력 강화에도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이 절실한 한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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