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의 많은 젊은이들은 e-Sports 에 열광하고 있다. e-Sports 의 역사는 짧지만, 축구나 야구만큼이나 그 인기가 대단하고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미 지난 몇 년 동안 세계 e-Sports 관련 시장은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은 ‘e-Sports’ 종주국으로 불리며 세계에 위상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제대회에서 한국 게이머들의 위치, 그리고 국내에서 활동 중인 수많은 프로게이머들의 현실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많은 문제점이 드러남을 알 수 있다.

프로게이머는 돈 잘 버는 직업?

얼마 전 프로게이머 이윤열 선수의 연봉이 2억 5천이라는 뉴스가 있었다. 이윤열 선수와 같이 소위 잘 나간다는 프로게이머들은 젊은 나이에 비교적 많은 돈을 받으며 청소년의 우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영향으로 인하여 많은 청소년들이 연예인에 이어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e-Sports의 종주국’ 이라 불리는 한국 프로게임계의 현실은 어떠한가? 현재 한국e-Sports협회에 등록되어있는 프로게이머는 준 프로게이머 328명을 포함하여 그 수가 약 750명을 넘는다. 이처럼 해가 갈수록 그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실제로 활동을 하고 돈을 버는 선수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스타크래프트’ 종목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그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그나마 ‘워크래프트3’ 종목의 선수들은 대부분 외국팀에 소속되어 급여를 받으며 안정적인 선수생활을 하고 있지만, 최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FPS 종목 선수들의 경우 매일 마다 한 끼 식사를 걱정하는 선수들이 태반이다. ‘프로게이머’ 라는 직업의 의미를 돌이켜 볼 때 그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속 알맹이 없는 공인 게임 종목

한국e-Sports협회에 등록되어있는 협회 공인 종목은 현재까지 27개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이들 종목 중 ‘임진록2’, ‘아트록스’, ‘킹덤언더파이어’ 등 너무 오래되어 대회가 없는 종목이 있는가 하면 세계 대회에서 꾸준히 메인 종목으로 채택되고 있는 ‘카운터스트라이크’ 종목의 경우, 국제대회 예선을 제외하면 대회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시스’ 종목은 아예 역사 속의 게임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 같은 사실은 현재의 협회 공인 종목이 전혀 현실성이 없다는 뜻이다. 이처럼 리그가 전무하고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는 실정인데 협회는 1년에 두 차례씩 공인종목 신청을 받고 있다. 과연 이처럼 ‘형식적’인 종목 채택이 프로게임 발전에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의문이다.

   
 

▲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오로지 스타크래프트 ?

국제 e-Sports 대회가 있을 때 마다 협회에서는 기타 종목 육성 방안에 대하여 외치지만 정작 실행되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최근 FPS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마저도 ‘스타크래프트2’ 에 대한 관심에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며, 스타크래프트2 가 출시되어 기존의 스타크래프트 게이머들과 워크래프트3 게이머들이 함께하게 된다면 기타 종목에 대한 관심은 더욱 더 멀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도 국내의 이러한 현실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국제대회에서 한국 게이머들의 위상과 수준은 급격히 추락하고 말 것이다. 몸통만 키울 것이 아니라 내실을 다지는데 힘 써야 한다.

과연 ‘포스트 스타크래프트’ 는 불가능 한가?

말로만 기타 종목 육성에 대하여 외치고 있는 한국e-Sports협회도 문제이지만 새로운 게임을 출시할 때 마다 ‘포스트 스타크래프트’ 라며 ‘e-Sports’ 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게임업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게임 대회는 오래 전부터 존재하였지만, 오늘날의 e-Sports 는 예전의 그 것과는 사뭇 다른 개념이다. 조금 더 전문성을 갖추고 홍보성 멘트가 아닌 진정으로 리그에서 사용될 수 있는 게임시스템이 탑재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세계 최고의 게임리그로 발돋움하고 있는 챔피언십 게이밍 시리즈(Championship Gaming Series, 이하 CGS)의 메인 종목인 ‘카운터스트라이크:소스’는 이미 최고의 FPS 게임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좀 더 전문적인 e-Sports 게이밍을 위하여 몇몇 프로그램 개발자들에 의해서 ‘Pro-mod’ (게임리그에 좀 더 적합할 수 있도록 수정하는 모드) 가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게임들이 뛰어난 작품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e-Sports 종목으로서 2% 부족한 것을 감안해 볼 때 이러한 해외 개발자들의 섬세함을 접목시켜야 할 것이다.

   
 

▲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체계적인 룰 선정과 종목 관리의 필요성

한국e-Sports협회는 현재 ‘스타크래프트’ 종목에 대하여 체계적이고 꾸준한 선수 관리와 대회 룰 선정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타 종목의 대회에서는 상세한 룰이 없어 판정시비가 일어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한국e-Sports협회의 공인 대회가 아니라 하더라도 공인 종목이라면 기준이 될 수 있는 룰은 마련해놔야 함이 옳다. 과연 한국e-Sports협회의 공인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종목들은 언제까지 ‘들러리’ 취급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협회의 근본적인 기능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최고의 e-Sports 시장을 꾸리고 있는 북미와 유럽의 사례를 연구하며 그들이 어떻게 자체적으로 게임 리그를 발전시켜갔는지, 그리고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과연 무엇인지, 해외의 e-Sports를 벤치마킹하여 ‘빛 좋은 개살구’ 에서 벗어나 ‘스타크래프트 강국’ 이 아닌 진정한 ‘e-Sports 강국’ 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