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3월호(통권 26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연말연시의 최대 화두였던 MS 윈도우 사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만큼 해결이 쉽지만은 않다는 의미다. 국산 OS는 중요성과 필요성은 많이 거론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가 얽히면서 정작 진척은 없다. 그렇다면 대체 OS는 어떨까.

현재 대체 OS로 가장 현실적인 것은 리눅스, 그 중에서도 우분투가 유일하다. 물론 우분투 역시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 현실이지만, 이번 기획기사의 목적은 대체 OS의 가능성 그 자체를 짚어보는 것인 만큼 우분투의 장점과 대체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았다.

작고 가벼운 재간둥이 우분투
우선 대체 OS로서의 가치, 즉 필요충족분의 성능을 갖추었는지 우분투의 장점을 살펴보았다.

 

 

우분투는 리눅스의 특징 그대로 네트워크가 안정적이고 빠르다. 최근 리눅스 기반의 PC방 네트워크 솔루션의 보급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서는 강점을 갖고 있는 셈이다.

설치 용량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SSD가 보급되면서 SSD에 잔여 공간 확보 및 주요게임 설치가 중요해졌다. 최근 추세에 따라 64비트 버전을 설치할 경우, 윈도우 제품군은 적어도 12GB 정도의 용량이 필요하지만, 우분투 64비트 버전은 3.8GB에 불과하다. 이런 측면에서 우분투는 중요게임 1개를 더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줄 수 있는 셈이다.

우분투는 대체 OS로의 가능성을 검토해볼 만큼 호환성도 높다. 단적으로 서버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우리가 접하는 인터넷 세상의 대부분이 리눅스의 연결선상에 있는 것이다. 더욱이 윈도우 플랫폼에 맞춰 개발된 소프트웨어들을 구동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와인(WINE) 등 일종의 에뮬레이터들이 공개되어 있다는 점도 호환성을 높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외에도 우분투는 GUI가 매우 간편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유저가 쉽게 익숙해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관건은 게임! 윈도우용 게임을 리눅스에
관건은 게임이다. 그것도 온라인게임. 앞서 언급한 와인은 생각보다 많은 게임을 지원한다. 플레이온리눅스 게임 리스트에서는 추억의 게임인 <발더스게이트> 및 <블랙앤화이트> 등이 눈길을 끌고 있으며,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들도 이름이 올려져 있다.

우선 우분투 12.10버전 64비트에 설치한 뒤 와인을 통해 윈도우에 맞춰 개발된 온라인게임을 구동시켜보기로 했다. PC는 PC방의 대표 사양 중 하나인 인텔 코어 i5-750, 메모리 2GB, 지포스 GTS 250, 500GB HDD를 기준으로 했다. 온라인게임은 PC방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리그오브레전드>를 비롯해 역대 최고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는 <디아블로3>를 선택했다.

 우분투는 공식 홈페이지(www.ubunto.com)에서 무료(자율가격)로 배포되고 있으며, USB에서 바로 설치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용량도 적어서 64비트 버전도 4GB USB 메모리면 충분하다. 설치는 USB 부팅 후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으며, 해당 SSD나 HDD에 윈도우가 설치되어 있다면 멀티부팅과 포맷 후 설치 기능이 제공된다.

온라인게임은 클라이언트 설치 파일 혹은 설치 유도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서 저장한다. 다운로드 경로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내폴더>다운로드’에 받아지니 이곳에 저장하면 된다.

 

 

플레이온리눅스에서 게임설치 파일을 선택한 다음, 기본 리스트에 등록한다. 해당 게임을 선택하면, 게임별로 가상드라이브 개별 생성, 향후 문제시 가상드라이브를 통째로 삭제해 부연 문제를 원천 제거할 수 있는데, 이는 리눅스의 최대 장점 중 하나로 꼽히는 부분이다. 윈도우에서 보여지는 레지스트리 문제나 언인스톨 후 잔여 파일이 여전히 남는 등의 문제는 리눅스와는 다른 세상 이야기다.

단, 우분투에서 ALT키는 윈도우의 윈도우키와 비슷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Alt 키를 쓰는 게임을 설치해서 운영하려면 기능키 설정을 변경해주는 것이 좋다. 우분투의 Alt 키는 대시홈의 프로그램 검색창(텍스트)을 호출하는 기능이 기본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일단 만족스럽다. 온라인게임이 정상적으로 구동되었기 때문이다. 스크린샷을 통해 보여지 듯 사냥은 물론 채팅도 모두 가능했다. 다만 가볍고 빠른 우분투답지 않게 높은 퍼포먼스는 보여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API 호출 툴 기능을 하는 와인에 의해 구동되는 일종의 에뮬레이터이기 때문에 우분투용으로 개발된 프로그램들에 비해서는 다소 성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PC방 최대의 인기작 <리그오브레전드>와 신기록보유자 <디아블로3>는 이제 나름 저사양 게임 축에 끼게 되었으니 약간의 PC 성능 저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어야할 산은 많다
주요 온라인게임들을 구동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 기쁜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어야할 산은 많다. 우선 관리프로그램의 구동 및 호환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결제 및 PC 관리 등의 중추역할을 해주는 관리프로그램이 구동되지 않는다면 PC방 도입은 결코 쉬울 수 없다.

최근 흐름을 탄 네트워크 솔루션 가운데 손님 PC(클라이언트)에 SSD나 HDD를 장착하는 형태에서는 앞선 경우와 마찬가지로 호환성 문제가 선결되어야 한다. 다행히 서버를 리눅스로 구축하는 경우라면 그나마 어렵지 않게 조정을 할 수 있지만, 윈도우 서버라면 상당한 개발력이 투입되어야 한다. 특히 손님 PC 전체를 리눅스로 구동시키기 위한 네트워크 솔루션은 현재 없다.

전반적인 게임 호환성도 넘어야 할 산이다. 앞서 공개한 실험은 어디까지나 ‘와인’을 통해 게임별로 다양한 설정값을 개별 설정해줘서 구동시키는 에뮬레이팅 방식이었다. 즉, 와인을 이용해 주요 게임만을 구동시키겠다고 해도 게임별로 적절한 설정값을 모두 찾아내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다. 본격적인 PC방용 대체 OS로 쓰이기 위해서는 효율이 더 좋은 에뮬레이팅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하며, 설정값 역시 업주 개개인이 찾는 것이 아니라 게임사에서 직접 제공해줘야만 현실적으로 안정적 구동이 가능하다. 이외에 <블레이드앤소울> 등의 고사양을 요구하는 온라인게임의 경우에는 에뮬레이팅 방식의 한계인 사양 대비 효율저하는 큰 부담이 된다는 사실도 감안해야 한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게임사에서 리눅스용 클라이언트를 추가로 개발해주는 것이지만, 국내 이용률이 1%미만인 리눅스에 맞춰 개발을 새로 해야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기업으로서는 그 개발비용으로 새로운 게임 1개를 더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니 말이다.

하지만 정부에서 대체 OS가 국책과제로 선정된다면, ‘와인’과 같은 윈도우용 소프트웨어를 구동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 좀 더 직관적으로 만들어지게 될 수 있으며, API 호환툴로서의 기능도 보다 강력해질 수 있게 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해당 API 호환툴을 활용해 추가 개발 없이도 윈도우용 온라인게임 클라이언트를 바로 설치?실행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현실을 직시한 입법, 확고한 정책, 윈도우와 리눅스 모두 능통한 개발자 등이 선결되어야 한다. 현 박근혜 정부는 게임을 5대 글로벌 킬러 콘텐츠로 선정했으며,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해 ICT 전담 차관을 운용할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대체 OS에 대한 활발한 국책사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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