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2월호(통권 26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PC방 업계에 벌어지고 있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대표 김 제임스, 이하 MS)의 윈도우 라이선스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대체 PC운영체제(이하 OS)를 찾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정치권이 국산 OS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최근 발언한 대체 OS로서 국산 OS 개발을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브레인이기도 한 강 의원은 독과점 기업의 독점적 지위에 대한 해결책이자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국산 OS를 개발해야할 단계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는 박근혜 당선인이 공약한 ICT 전담조직 신설과도 이어지는 내용이다. ICT 전담조직으로 거론된 미래창조과학부나 ICT 전담부처는 중장기적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할 예정인 만큼 국산 OS 개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아이러브PC방이 취재한 국회의원들은 국산 OS의 개발이 국내 ICT 산업의 매출 신장과 수입대체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관련 내용이 국책과제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산 OS의 수입대체 효과, 연간 수천억 원대 예상
국산 OS를 개발한다면 수입대체 효과가 연간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정부,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개인 등 모든 시장에서 윈도우 제품군이 점유율 99%를 넘어서고 있다. 우선 1조 2천억 원 규모의 D/T 시장에서 공공 PC 조달사업은 약 45만 대로 3,513억 원 규모다. 통산 PC 공급가에서 OS가 차지하는 비중은 13~16% 가량으로 457~505억 원에 해당한다.

기업에서 구매하는 PC의 전체 통계는 없으나 10대 그룹 93개 상장계열사의 직원 수가 631,490명(금융감독원 발표, 2012년 3분기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10대 그룹에서만 최소 약 100만 대 이상의 PC가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까지 감안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지기 때문에 OS의 시장규모는 천억 원대를 가볍게 넘어서게 된다.

당장 PC방은 평균 73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 16,000여 곳이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보유 PC는 총 117만여 대로 추산된다. 현재 PC방에 판매되고 있는 윈도우 제품은 약 28만 원 가량으로 OS 구매 비용이 대략 3,270억 원 규모다. 통상 1년 6개월에서 2년마다 PC 교체를 진행하는 만큼, 보수적으로 산정해도 연간 OS 구매 비용은 최소 1,635억 원을 넘어선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산 OS가 개발되어 10만 원 전후의 가격에 공급될 수 있다면, 산술적 집계가 어려운 기업 OS 시장을 제외하더라도 공공 PC 조달 시장과 PC방 시장에서만 연간 1,500억 원 이상의 수입 대체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게 된다.

대체 OS는 어떨까?
국산 OS가 개발되어 개인,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기업, 정부 등에 널리 퍼진다면, 저작권 계도, 정부망 단일화, 보안 강화, 정부 지출감소 등 다양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개발인력, 개발비, 호환성, 안정성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그렇다면 대체 OS는 어떨까?

현재 가장 현실적인 대체 OS는 리눅스 계열이 유일하다. 위키피디아 트래픽 분석 리포트의 세계 OS 점유율을 살펴보면 MS의 윈도우 계열이 84.59%, 리눅스 기반이 1.99%를 차지하고 있다. OS X는 10.35%를 점하고 있다(2012년 10월 기준). 2% 전후의 점유율은 얼핏 보기에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서버 계열에서는 71%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대중성과 안정성에서는 상당한 위치라 할 수 있다.

윈도우 계열 의존도가 유독 높은 국내에서는 리눅스의 점유율이 더욱 낮지만, 스마트폰의 양대 OS로 손꼽히고 있는 안드로이드 역시 리눅스 커널을 이용해 개발되었다는 점에서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더욱이 우분투 버전에서는 GUI 등 외형적인 완성도가 높아져 사용이 좀 더 친숙해졌다.

특히 ASUS나 ACER 등 대표적인 PC 제조업체에서는 리눅스를 탑재해 가격을 낮춘 넷북과 노트북을 출시하고 있어 컴퓨팅과 보급에 필요한 기본 여건은 모두 갖추고 있다.

국산 OS 및 대체 OS의 선결과제는?
국산 OS나 대체 OS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호환성, 가격, 라이선스 정책, 보안, 안정성 등 여러 가지를 있으며, PC방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호환성 문제에서는 크게 온라인게임과 PC방 관리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PC방의 주요 콘텐츠인 온라인게임이 구동되지 않는다면, 또 운영 및 결제를 자동으로 관리해주는 관리프로그램이 구동되지 않는다면 PC방에는 무용지물이다. 현재로서는 리눅스에서 바로 구동은 불가능하며 ‘플레이 온 리눅스’ 등을 활용해야 일부 지원이 가능해진다. <리그오브레전드>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길드워> 등이 원활하게 실행된다고 보고되어 있지만, <길드워2>의 경우 버그나 오작동이 보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해서는 리눅스 SDK나 API 호환 툴의 개발, 보급 그리고 게임사의 개발 노력이 선결되어야 한다. 리눅스 보급률이 저조한 국내에서 리눅스용 게임을 개발 혹은 컨버팅하는 것은 사업성이 매우 낮다. 다만, 리눅스의 커널을 활용한 범용 SDK나 API 툴이 지원된다면 한결 수월하게 호환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온라인게임이 3D 성능을 부각시키고 있는 만큼 그래픽카드 드라이버의 공급 및 성능 향상도 필요하다. 엔비디아와 AMD가 전용 드라이버를 제공하고 있지만, 윈도우 계열에 비해 다소 소극적인 면이 있는 만큼 이러한 부분도 해결되어야 대체 OS의 확산이 가능해진다.

라이선스 정책도 국내 실정에 맞춰 가다듬어질 필요가 있다. 우선 한국에서 PC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PC방 업계에서 매장의 평균 유지 기간은 3년 가량이며, 업그레이드 주기는 1년 6개월에서 2년 사이다. 즉 국내의 PC의 대다수는 통상 1년 6개월 혹은 3년 단위의 라이선스 유지기간이 필요한 환경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이 말을 다시 하자면 한국에서의 OS 라이선스는 1회성 저가 라이선스(일종의 COEM 및 DSP), 2~3회 기기변경 인정 라이선스, 3년 기간한정 무제한 업그레이드 라이선스, 5년 기간한정 혹은 무기한 속성의 풀패키지 등의 기간 유형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물론 신버전이 출시될 때 구버전 라이선스 보유자를 위한 저렴한 업그레이드 킷도 필요하며, 이때도 기간 승계 및 기간 갱신 등의 다양한 선택권이 보장되어야만 한다.

일반 기업에서는 업무용 PC를 구매하면 별도의 업그레이드 없이 감가상각을 감안해 4년 정도를 그대로 이용하다 폐기 혹은 불하를 진행한다. 이러한 경우에도 1회성 저가 라이선스,  5년 기간한정 풀패키지 등이 적절하게 적용될 수 있다.

시장에서 국산 OS나 대체 OS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결국 정부의 국책사업, 게임사의 적극적인 개발 의지, PC방 관리프로그램 업체의 호환성 향상, 그래픽카드 칩셋 제조사의 보다 빠른 드라이버 업데이트 등이 고루 뒷받침 되어야 한다.

맥 OS 라이언이 단독 공급 시스템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높은 정품 이용률을 자랑하는 배경에는 2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과 높은 작동성·신뢰성이 기초되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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