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26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검은 뱀의 해, 계사년이 시작되었다. 계사(癸巳)는 육십간지의 30번째 해이며, 오행중 수(水)에 해당하는 계(癸)와 뱀(蛇)에 해당하는 사(巳)가 합해져 이루어진 해이다.

뱀은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성장할 때 허물을 벗기 때문에 예로부터 죽음으로부터 매번 재생하는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불사-재생-영생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또한 많은 알과 새끼를 낳는 뱀의 다산성은 풍요와 재물, 가복을 상징해왔다. 민간신앙에서는 뱀이 크면 구렁이가 되고 구렁이가 다시 이무기가 되고, 여의주를 얻거나 어떤 계기를 가지면 용으로 승화한다고믿었다.

이런 까닭에 2013년 계사년은 어둠과 추위 속에서 어물을 벗고 새롭게 환생하는 해이며, 풍요와 재물이 늘고 가복이 커지는 해로 풀이되기도 한다.

이러한 풀이는 PC방 업계와 딱 들어맞는다. 2012년을 뒤돌아보면 참 다사다난했다. 소상공인진흥특별법 계정이 준비됐고, 기대작들이 준수한 집객 효과를 발휘해줘 상대적으로 비수기가 적은 한 해를 보낼 수 있었던 등 좋은 일도 있었지만 전면금연화에 대한 우려와 MS 윈도우 사태로 인한 근심으로 인해 시름도 깊었다.

악재라기 보다는 바뀌는 내용에 주의해야 하는 최저임금 인상, 화재배상책임보험 가입, 그리고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및 옥외가격표시제 등도 대표적인 스트레스 거리다.

당장 전면금연화 1년 연장안이 입법발의되면서 희망적이었으나, 뒤늦게 발의된 2년 연장안으로 인해 상임위 내 의견 조율과 대안 발의에 물리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지면서 여전한 근심거리로 남아 2013년으로 넘어왔다.

MS 윈도우 사태 역시 원만히 타협점을 향해 논의되는 듯 했으나, 어떠한 이유에선지 논의는 중단되었고, 최고장을 비롯해 고소고발이 산발적으로 이뤄지면서 한국 MS와 PC방 업계는 대립을 넘어 반목의 수준에까지 다다랐다. 연말을 기점으로 줄어들 거라는 추측도 있었지만 아직은 알 수 없는 안갯 속과 같다.

이러한 문제가 어둠과 추위였다면 환생의 기미도 옅게 보여지고 있다.

1년 연장안을 발의한 박대출 의원은 국회 과석을 점하고 있는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인데, 새누리당의 대선 승리 과정에서 박대출 의원의 당내 입지가 높아졌고 보건복지위원회 21명의 의원 가운데 11명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2월 26일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소상공인과 만난 자리에서 민생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약속하고 새누리당 관계자에게 이를 이행해줄 것을 전달하기도 했다.

MS 윈도우 사태는 다방면에 걸친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주요 언론사를 통한 공론화도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 왜곡되었던 내용도 차츰 바로잡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저작권자의 권리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 또한 사실이며,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사실이 문제 해결에 필요한 노력과 시간을 가늠케 하고 있다.

다행히 PC방의 주요 콘텐츠인 온라인게임만큼은 묵묵히 기대작들을 쏟아내주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공개된 <피파온라인3>도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라이트유저를 PC방으로 이끌고 있으며, 1월 2일에 공개되는 <아키에이지>는 휴면 MMORPG 유저를 복귀시켜 게임인구를 넓힐 것으로 보이며, 공약처럼 내세운 시즌별 PC방 프리미엄 혜택이 PC방 집객을 늘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남은 것은 업계의 노력, 즉 단결이다. 뱀은 탈피를 하기 위해 온몸으로 노력한다. 결실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농익은 감이 아니다.

하나의 업종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한 마음으로 뜻을 모으고, 이를 대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려고 노력하고 또 호소해야만 한다. 관련 국회 위원회 소속 의원에게 응원 한마디가, 대의를 위한 움직임에 동의가, 낮은 확률에 대한 회의보다는 거머쥐려는 희망과 의지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구하라 그리하면 얻으리라’는 말처럼, 악재에 대한 개선 노력이 뒷받침 된다면, 추진되던 일들에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라오리라 믿는다.

희망은 마치 어둠 속의 빛처럼 비관적인 상황이나 역경 속에서 더욱 값지게 빛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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