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7월호(통권 26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시간의 흐름은 한결같아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이 다가왔다. 무덥고 지치는 계절이지만 PC방 업계로서는 놓칠 수 없는, 아니 놓쳐서는 안 되는 성수기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땀을 흘리게 된다.

올 여름 성수기는 여느 해보다 분위기가 좋다. 분위기가 좋아져서인지 신경이 곤두선 하소연도 다소 줄어들었다. 단적으로 상가 매매업계에 가장 많은 매물을 차지하던 PC방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업주들이 한층 더 노련해진 것도 있지만, 올 여름의 1등 공신은 역시 <디아블로3>와 <블레이드앤소울>의 흥행성공에 기인하고 있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디아블로3>는 발매 둘째 날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했는데, 이보다 더 의미가 있는 것은 게임지수가 급상승했다는 것이다. 풀어서 얘기하자면 PC방을 찾는 사람이 늘었고, 손님이 앉아있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이다.

<디아블로3>가 각종 버그와 오과금 문제로 잠시 주춤하는 순간에 <블레이드앤소울>이 출시됐고, 결과만 먼저 얘기하자면 대성공을 거두었다. 앞선 <디아블로3>가 전작을 즐겼던 휴면 유저를 복귀시키면서 유저풀 자체를 넓혀 PC방을 찾는 손님을 늘어나게 만들었던 것처럼 <블레이드앤소울>은 신작 기근으로 잠시 게임을 쉬고 있던 휴면 유저들을 다시 집결시켜 PC방을 찾는 손님을 늘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두 게임의 등장과 함께 다른 게임들의 유저가 소폭 이탈했으며, 이 둘과 같은 장르인 롤플레잉 게임들은 유저가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게임지수에서도 들어났듯 PC방을 찾는 손님 수는 전체적으로 늘어났다. PC 평균 가동률 역시 평일 21%, 주말 28% 전후였던 것이 두 게임이 나온 뒤로는 평일 25~26%, 주말 34~35%로 껑충 뛰어 그 집객 위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비수기 끝자락, 성수기 문턱에서의 현황이라고는 믿기 어려울만큼 요 몇 년 사이 가장 돋보이는 성과다. 당연히 성수기로 접어든 이후에는 이보다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터이니 올 여름 성수기가 기대되는 이유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연초에 흥행돌풍을 일으켰던 <리그오브레전드>가 큰 하락 없이 이용시간을 유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집객에 한 몫 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또한 수년간 꾸준히 상위권을 지켜온 <아이온>과 <서든어택> 그리고 <피파온라인>이 여전히 높은 이용시간으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올 여름 성수기는 말 그대로 ‘성수기’가 될 전망이다.

하루 매출이 10만 원이었던 것이 11만 원이 되고 그게 또 15만 원이 된다면 장사하는 소상공인으로서는 백 번, 천 번 환영할 일이다.

이뿐만 아니다. <디아블로3>-<블레이드앤소울>-<리그오브레전드>의 3강 구도가 갖춰진다면 상위권 다툼이 거세지면서 온·오프라인 이벤트 등 마케팅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PC방 업계로서는 부수적인 호재가 된다. 여기에 <아이온>-<서든어택>-<피파온라인> 역시 중위권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점유율 경쟁을 벌이게 되기 때문에 이 또한 호재가 될 수 있다.

물론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디아블로3>도 오과금 문제와 서비스 장애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오과금과 과금 인식 오류 문제가 벌어졌는가 하면 접속 불가와 아이템 복사까지 빈번히 벌어졌다. 사실상 온라인게임에서 보고된바 있는 거의 대부분 유형의 문제가 종합적으로 드러난만큼 그 피해와 상실감은 매우 컸다.

<블레이드앤소울>도 패키지 게임을 능가하는 권장 사양이라는 진입장벽을 시작으로, 론칭 직전 대표이사의 지분 매각 및 그에 따른 마케팅 위축 등 외줄타기 상황이었다. 상용화직전까지 공개시범서비스(이하 OBT)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새벽마다 서버를 내리고 점검을 진행한바 있어 어느 순간 접속 오류나 서버 문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넘어야할 산도 하나 남아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6월 30일에 상용화에 돌입했다. 소위 OBT 효과로 집객에 성공했고, 나름 훌륭하게 상용화로 이어갔다고는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모든 온라인게임이 그러했듯이 상용화 이후 2개월이 고비다. 때문에 모든 게임사는 온라인게임을 상용화하면 이후 3개월을 후반전으로 보고 전력투구한다. <블레이드앤소울> 역시 이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9월부터의 흥행성적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앞서 지적된 문제점들을 곰곰이 되짚어보면 <블레이드앤소울>이 상용화 후 두 달간 인기가 유지되는 기간은 곧 여름 성수기와 맞아떨어지는 기간이므로 유저에 변화폭이 생길 때쯤은 PC방 업계의 성수기 끝날 무렵이다. 결국 상용화 이후 변화추이가 본격화되기 직전까지는 최대한 성수기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전히 불안정한 것이 사실이지만 점점 안정화되어 가고 있는 <디아블로3>도 여름을 준비해 본격적으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데다가, 아레나 시스템이 공개되면 분명 지금보다는 더 활기를 띄게 될 것이 분명한 만큼 올 여름은 게임으로 인한 집객효과로 PC방이 시끌벅적해지길 기대할만 하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이번 여름 성수기의 성공적인 영업이 또 다른 도약을 위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재투자되어야 다음 성수기 또한 더욱 활기차게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