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25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폐업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2011년도 서울시 사업체조사’에 따르면 증감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업종 중 PC방은 -13.49%를 기록해 가장 높은 폐업률을 나타내고 있는 업종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PC방 업종에 귀 기울이지 않던 중앙 언론에서도 PC방 폐업률을 비중 있게 보도하는 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PC방 업주들이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게임사와의 관계를 주목하는 언론사도 많았다.

하지만 정작 PC방 업주들은 폐업률이 증가했다는 소식에 무신경한 반응을 보였다. 영업전선에서는 여전히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경쟁력 없는 PC방이 대거 폐업하면서 업계가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는 시각도 많다.

애초부터 PC방에 업종에 대한 애정이 부족한 업주들은 폐업을 단행한 것이고, 어떤 상권에서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신감 있는 업주들만이 남았다는 것이다. 소위 PC방 영업에 대한 ‘꾼’들이 남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졌다는 의미다.

실제 폐업률이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PC 보유 대수는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보통 PC방 업계에서 상권을 분석할 때에는 PC방 개수도 중요하지만 PC 대수로 매출을 가늠한다. 한정된 수요층에서 파이를 나누는 기준을 PC 대수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결국 폐업률은 증가했다지만 경쟁은 더욱 치열한 상황이고, 영업환경 역시도 과도한 규제와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으로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업종에 대한 회의를 느끼는 업주들도 많다. 특히 PC방 전면금연화는 업주들이 미래를 장담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이처럼 비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많은 PC방 업주들이 PC방을 운영하는 이유는 “그래도 PC방만한 업종이 없기 때문”이다. 음식업과 도소매업은 베이비붐 세대가 몰리면서 가장 전망이 어두운 업종이고, 최근 각광받고 있는 커피전문점이나 스크린골프방과 같은 업종도 소위 ‘끝물’이라 투자대비 수익이 낮다는 평가가 높다.

더구나 과감히 자영업을 포기하고 직장생활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물가상승과 시장경기 악화로 안정적인 직장은커녕 오히려 부채를 떠안기 십상이다. PC방 운영이 힘들다고 해서 폐업을 결정하더라도 마땅히 대안이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PC방 업계를 떠나는 것이 쉽지 않다면 보다 더 나은 영업환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오늘 이 시간에는 불안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엿볼 수 있는 PC방 업계의 미래를 점검해 봤다.

최대의 불안요소, PC방 전면금연화
2013년 6월은 PC방에 가장 큰 격변기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시점이다. PC방 전면금연화를 포함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유예기간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PC방은 전면금연화 시행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지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PC방 업계의 대응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사실상 전면금연화 시행을 막기란 어려운 상황이고, 최대한 유예기간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이미 헌법재판소에는 PC방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위헌소송이 제기되어 있는 상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을 받아내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긍정적인 판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사회적으로 금연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여론형성에도 불리하다. 다만 많은 업주들은 유예기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만약 유예기간 확보에도 실패한다면 흡연부스를 마련하는데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흡연부스를 설치할 수 있는 위치, 자재, 규격 등 설치기준에 따라 PC방 운영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시행규칙에서 정해지는 설치기준은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았다.

흡연부스 설치기준은 시행을 6개월여 앞둔 올해말에 확정되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일본의 흡연부스를 벤치마킹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흡연부스를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예상되고 있다.

PC방의 미래 비전을 살피면서 최대의 불안요소를 꼽으라면 전면금연화를 꼽을 수밖에 없다. 다만,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측면에서는 신규 고객 창출로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장시간 이용 손님이 줄어들 것이라는데 고개를 끄덕이는 업주들도 많다.

나날이 발전하는 PC방 클라우드 시스템
사실 PC방 전면금연화는 업계 최대의 불안요소이기는 하지만 손님들이 흡연부스에 적응하는 단계를 거친 이후에야 비로써 장단점을 구분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전면금연화로 인한 영향이 추측에 불과한 상황이다.

그러나 PC방에 접목되어 발전하고 있는 컴퓨팅 시스템들은 현재진행형이다. 관리프로그램 업체인 미디어웹에서 내놓은 ‘피카카피’, 게임닥터에서 내놓은 ‘게임닥터 VOG’, 손님만땅만들기로 유명한 설성묵 사장이 내놓은 ‘슈퍼피방’, 하드리스에서 내놓은 ‘하드리스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들 시스템은 네트워크 기술력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클라우드 시스템을 표방한다. 한 대의 PC를 원본하드처럼 관리하면 나머지 모든 PC에 데이터가 복사되면서 편의성과 작업시간을 단축시킨다는 점이 최대의 장점이다.

PC 성능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성능과 같은 경우에는 투자에 따라 증가하기 때문에 이 같은 네트워크 기반의 시스템들은 관리의 용이성을 최대 장점으로 부각된다. PC방 영업환경이 그만큼 쉬워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시스템은 PC방 창업 시장 활성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기존 PC방 업주들 역시 PC 관리를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데, 해당 시스템들을 도입하면 좀 더 편하게 PC방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시스템 도입을 위한 가격을 부담스러워 하는 업주들이 많다. 그러나 점차 보급이 늘어날수록 가격도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클라우드 시스템은 앞으로 PC방 업계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PC를 관리하는 시간이 줄면서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운영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업계 미래를 짊어져야 할 PC방 협·단체
PC방 업계의 운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원인 중 대표적인 것은 게임사와의 불합리한 구조, 정부의 다양한 규제안,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PC방 관련 기업들의 일방적인 정책 수용 요구 때문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공동대응에 나서는 것이다.

현재 PC방 업계에는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김찬근, 이하 인문협)와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사장 최승쟁, 이하 콘텐츠조합)이 대표 단체로 자리하고 있다. 지역마다 간헐적으로 모임이 구성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대표성을 지니기에는 부족하다.

하지만 두 단체 모두 장담점이 지적되고 있어 공통적으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명실공이 PC방 대표 단체로 자리하고 있는 인문협은 업계 대표성을 지니기에는 여론을 전혀 따라오지 못해 회원탈퇴가 이어지고 신규가입은 줄고 있다.

반면, 콘텐츠조합은 여론을 수렴하는데 능하지만 기반이 열악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업계 최고 수준의 정치력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는 독보적이다. 최승재 이사장이 중소기업중앙회,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에서 주요 직책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인문협은 네트워크 조직을 형성하고 있다. 업주들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는 동원력에서는 독보적이다. 그러나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수익사업에만 매진하면서 정책적 활동이 감소하고 있다는 구조적 문제점도 부각되고 있다.

인문협은 탄탄한 네트워크 기반에도 불구하고 여론과 상반된 행보를 걷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고, 콘텐츠조합은 업계 최고의 정치적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기반이 부족해 조직구성에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앙 집중 제체 필요, 공동대응이 해답
PC방 운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게임사와의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고 과도하게 난립해 있는 규제들을 일부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하게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명확한 해법이 등장하지 않았다. 내부에서 해법이 등장하지 못했다면 PC방 업계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게임사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공동대응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공동대응으로만 게임사와 협상 테이블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개별적인 행동은 문제점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이고, 더 많은 사례가 모여야만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보통 PC방 업주들은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개별적으로 대응해 해결하는 경우가 높다. 전용선 단절 현상이 발생하면, 지역 영업사원과 해결하고, 게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지역 게임총판 업체와 조율해 문제를 해결한다. 이 때문에 같은 문제가 무한반복하고 있다.

사실 본사 차원에서의 조치가 아니라 지역 총판 및 영업사원을 통한 문제 해결은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같은 문제가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개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경우에는 문제의 심각성을 가늠하기도 어렵다. 문제가 발생한 범위를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PC방 협단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PC방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중앙에서 사례로 취합해 보관하고, 공동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PC방 업계의 모든 문제해결 능력은 공동대응에 나서는 규모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치며…
현재 PC방은 큰 줄기에서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더 밝은 미래를 전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문제는 대부분의 PC방 업주들이 신뢰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는 협·단체의 부재이고, 두 번째 문제는 사례를 취합할 수 있는 중앙 창구가 없다는 점이다.

반면, 현재의 시점에서도 PC방 운영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도 많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컴퓨팅 시스템의 보급화, 콘텐츠 부족을 호소하던 PC방에 <디아블로3>, <블레이드앤소울>, <리그오브레전드> 등 콘텐츠가 풍성해졌다는 점이다.

뿐 만 아니라 PC방 설비에서도 일반 가정과 차별화를 둘 수 있는 방법들도 증가하고 있다. PC방 인터넷 전용선도 100Mbps 시대에서 200Mbps 시대로 접어들 전망이며, PC 성능 역시 SSD가 보급되면서 최대한의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이 열렸다.

물론 PC방 전면금연화가 불안요소로 지적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회적 기반이 과감하게 업종을 전환하거나 다른 경제적 활동을 영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PC방 영업한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그래도 많은 PC방 업주들은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전면금연화가 시행되는 2013년 6월 이전과 이후의 업계 동향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긍정적 이슈도 많은 편이다. 인기작들의 출시가 이어지면서 콘텐츠도 풍부해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PC방 업계의 전망은 불안요소를 안고 있으면서도 업주들의 개별 역량에 따라 순항이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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