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5월호(통권 25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업주들은 왜 온라인게임 가맹요금에 민감한가?

최근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와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회장 김경배)가 공동으로 실시한 ‘PC방 업종 소상공인 경영상황 조사’가 화제다. 많은 언론매체에서 조사결과를 그대로 보도해 어려운 PC방 업계의 상황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PC방 업종 소상공인 경영상황 조사’ 결과를 보면 60.0%가 현재의 체감경기를 “매우 어렵다”고 인식했고 “다소 어렵다”는 응답은 34.5%로 나와 전체 응답자의 94.5%가 체감경기를 “어렵다”고 응답했다. “그저 그렇다”는 응답은 5.5%에 불과했다.

특히 최근 1년간 경영수지에 대한 질문에서도 64.5%가 “적자 상태”라고 답했고, “현상유지”라는 응답은 33.5%, “흑자 상태”라는 응답은 1.8%로 나타났다. 더구나 올해 경영상황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97.3%가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언론매체에서 이 같은 PC방 업주들의 사정을 주목한 배경에는 서울시의 ‘2011년도 서울시 사업체조사’ 결과 때문이다. 서울시의 발표에 따르면, 사업체 증감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업종 중 PC방이 -13.49%를 기록해 폐업이 가장 많은 업종으로 꼽혔다.

서울시의 이 같은 발표는 공중파 TV 뉴스 프로그램 등 일명 중앙언론이 PC방 업종을 주목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 때문에 뒤 이어 발표된 ‘PC방 업종 소상공인 경영상황 조사’도 큰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더구나 일부 언론 매체에서는 PC방의 속사정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PC방 업종 소상공인 경영상황 조사’에서 PC방 업주들이 경영안정을 위해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 꼽는 문제점을 주목한 것이다.

설문에 참여한 업주들의 32.7%는 과잉경쟁 해소를 꼽았고, 26.4%는 대형게임사의 우월적 지위 남용 금지를 지목했다. 특히 업주들은 “대형 게임사의 오과금이 심각한데 달리 항의할 방법이 없다”, “비인기 게임의 반강제 끼워팔기”, “개인 유저에게는 무료인데 PC방은 과다요금을 책정하고 있다”, “임의적 약관 변경 및 강요가 심하다”, “사용시간 열람 및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는 등의 의견을 보였다.

많은 언론매체에서도 PC방의 만연한 출혈경쟁과 함께 게임사의 불합리한 구조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PC방 업주들은 PC방과 게임사의 불합리한 구조가 공론화되어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되길 바라는 모습이다.

PC방 시장 규모는 1조7,601억 원

지난 2010년도 게임시장을 정리한 201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0년도 국내 게임시장의 규모는 7조4,312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온라인게임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4조7,637억 원으로, 전체 시장점유율의 64.2%에 달했다.

PC방의 시장규모는 1조7,6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게임시장에서의 비중은 23.7%를 차지했다. 하지만 전년대비 -9.0%의 감소 추세를 나타내 전체적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PC방의 어려운 사정이 게임백서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게임시장 전망에서도 PC방은 플러스 성장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온라인게임 시장은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수출을 통한 수입이 증대되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PC방 업주들은 이와 같은 구조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파트너라 할 수 있는 온라인게임사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지만, PC방의 전체 매출은 반대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구나 유료 가맹 게임들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오과금 문제 등 PC방을 위한 정책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PC방 유료 게임 총정리, 얼마나 많을까?

 

 

PC방에서 지출되는 유료게임의 전체 시장 규모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공개된 사례가 없다. 이에 아이러브PC방에서는 PC방 업계에서 지출되고 있는 온라인게임 가맹 요금의 규모를 살펴보기 위해 PC방 유료 가맹 게임의 수와 시간당 이용요금을 산출해 계산해 봤다.

우선 PC방 유료 가맹 온라인게임의 전체 수는 약 134개다. 고스톱이나 포커 등 게임포털에서 운영한 보드게임까지 하나의 게임 수로 포함한 수치다. 가맹 요금은 시간당 최소 145원에서 최대 280원 사이로, 정량요금제와 정액요금을 합쳐 유료 가맹 게임의 전체 평균 시간당 요금은 190원이었다. 점유율 상위권의 게임들이 모두 200원 이상의 가격대라 실제 체감은 이보다 클 것이다.

특히 PC방의 유료 가맹 게임의 시간당 평균 요금 산출은 온라인게임사에서 신용카드 자동이체와 최대 구매수량을 적용해 계산했기 때문에 최대 할인폭이 적용된 것이다. 개별요금이나 신용카드 자동이체가 아닐 경우에는 시간당 요금이 최대 20% 이상 증가한다.

게임트릭스(www.gametrics.com)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한 해 동안 PC방의 평균 PC 가동률은 24.47%로 집계됐으며, 평균 PC방의 PC 보유 대수는 약 70여대로 나타났다.

이해를 돕기 위해 PC방 수를 5,000 단위로 구분해 전국에 15,000개의 PC방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15,000×70으로 계산할 경우 전국 PC방에서 1,050,000개의 PC를 보유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050,000의 24.47%는 256,935다.

즉, 지난 한 해 동안 전국 PC방에서 최소 256,935개의 PC는 늘 손님이 이용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PC방 이용자가 반드시 유료 가맹 게임만을 이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여기서 보수적으로 절반만 나눈 128,467.5개의 PC는 1년간 상시적으로 유료 가맹 게임이 구동되고 있다고 가정했다.

연간 PC방 유료 가맹 규모는 2천억 이상

온라인게임사에서 제공하는 PC방 유료 가맹 최대 할인폭을 적용했고,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게임트릭스의 점유율 기록과 PC방 보유 대수를 계산했다. 여기에 더해 절반은 무료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고 가정했으며, 이에 따라 산출된 128,467.5개의 PC는 연간 상시적으로 PC방 유료 가맹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128,467.5개 PC에 PC방 유료 가맹 게임의 평균 요금인 190원을 곱하면 PC방에서 시간당 24,408,825원의 비용을 게임사에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루 24시간을 더 곱하면 585,811,800원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알 수 있으며, 매월 17,574,354,000원, 연간 210,892,248,000원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게임백서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PC방의 시장 규모는 1조7,601억 원이다. 결국 PC방의 전체 매출에서 12% 이상은 온라인게임 가맹 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PC방 단일 지출 품목으로 인건비 다음에 온라인게임 가맹 비용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PC방 업주들은 과열경쟁과 더불어 PC방의 경영난이 해소되기 위한 필수 요소로 온라인게임 가맹 비용에 대한 부담과 불합리한 관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PC방 업주들 “오과금 문제부터 해결되야”

현재 PC방 업주들이 게임사와의 불합리한 구조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오과금이 발생해도 항의할 창구가 없다는 점’, ‘비인기 게임을 통합 요금제에 합류시켜 끼워팔기를 강행한다는 점,’, ‘개인에게는 무료로 제공하며 PC방에는 과다요금을 책정하고 있다는 점’, ‘소비자인 PC방과 사전 협의 없이 임의로 약관을 변경하고 강요하고 있다는 점’, ‘정확한 사용 내역 열람이 어렵고, 시스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이와 관련해 한 PC방 업주는 “최근에야 오과금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지만, 사실은 PC방 유료 가맹 제도가 시행되면서부터 지속적으로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 유료 가맹 게임이 출시된 이례 1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투명하고 공정하게 비용이 산출되어 빠져나가고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PC방 이용내역을 산출하는 빌링 시스템 역시 게임사가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 같은 불합리한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PC방과 게임사의 갈등은 해소할 길이 없다”고 성토했다.

또한 PC방 업주들은 서울시의 사업체 조사 결과와 소상공인단체의 설문조사 결과로 PC방과 게임사의 비합리적인 구조가 공론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동안 PC방 업주들이 대외적으로 게임사의 부당한 처사를 호소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던 언론과 여론이 경영악화와 폐업률 증가로 인해 PC방에 관심을 나타내자 반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관심이 공론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회와 여론의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새누리당 김혜성 전 국회의원의 이호연 전 보좌관은 명확한 증거를 모아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이호연 전 보좌관은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례가 필요하다. 업주가 개별적으로 게임사의 지역총판이나 영업사원에게 항의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사례를 모으고 공동대응에 나서야 한다. 국회 입법활동에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PC방 업주들 스스로가 문제점을 하나로 규합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게임사의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점은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건이다. 공동대응에 나서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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