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장, 사행성 PC 도박장 등이 ‘바다이야기’ 사태로 인해 문을 닫거나, 다른 사업으로 변경을 하는 등, 여름 방학 이후 9월이 지나면서 많은 곳이 정리가 되었습니다. 거리를 다니면 흔하게 눈에 띄던 화려한 간판들이 사라지거나 다른 업종으로 변경된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어떤 PC방에서는 오래전 단골이 조금씩 가게를 찾기 시작한다고, 반가운 소식을 전하기도 합니다.
10월에 찾은 PC방은 선릉역과 삼성역 중간의 오피스 지역에 위치한 네오드림 PC방입니다.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장님과 소위 ‘강남 트랜드’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선릉역에 내려 10분 정도 삼성역 쪽으로 가다 보면, 포스코 사거리를 만난다. 이 거리는 우리나라가 중동 진출이 활발하던 때에 이란과의 우호를 증진한다는 의미에서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명칭을 따온 곳. 지금은 ‘벤처기업’하면 테헤란로를 떠올릴 만큼, 잘나가는 기업들의 사무실이 즐비한 곳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된 곳이기도 하다.
삼성역과 선릉역 중간 지점에 위치한 네오드림 PC방은 주위의 환경에 어울리게 세련된 간판과 인테리어를 갖춘 곳이다. 네오드림 PC방의 이광순 사장의 표현으로는 ‘창피하다’라고 하지만, 겸손의 말로 들리며, 앞으로 보완할 것이 많다는 의지가 엿보이기도 한다.

현재 홈쇼핑 채널에서 모델을 하고 있는 이광순 사장의 직업 특성상, 정기적인 수익을 요하는 부업을 찾던 도중 지인을 통해 PC방이라는 사업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사장은 자영업 경험이 전무하다.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기 때문에 아주 낯설지는 않았으나, PC방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보니 아쉬운 부분이 속속 드러났으며, 현 상태로 부족한 점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객관적인 눈으로 보기에는 최첨단 기업들의 사무실이 위치한 테헤란로에 견주어 뒤질 것이 없다고 판단되는 인테리어와 시설을 갖추고 있다. 네오드림의 PC사양은 1년 반이 지났지만, 최신 사양에 가깝게 갖추고 있다. 최신 게임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인터넷 속도를 측정해보니, 상당히 안정되고 빠른 속도를 갖추고 있었다.
네오드림 PC방은 확트인 공간 배치가 인상적이다. PC를 배치한다면, 10대 이상은 더 놓을 수 있는 공간에 의자와 플레이스테이션 등을 갖춰 PC 뿐 아니라 쉬어갈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통로 또한 널찍해서 시원한 기분을 준다. 중앙에 나무는 PC방이라기 보다 카페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기도 한다.












● 오피스 인접 지역이라는 특수한 입지
사무실이 많은 테헤란로이다 보니 일반 기업체는 물론, 게임사들이 주위에 입주해 있다. 대부분 PC와 관련된 업무를 보기 때문에 PC방을 찾기보다는 당구장과 같은 PC와 동떨어진 즐길 거리를 찾는 경향이 강하다. 이 사장에 따르면 오히려 오피스 지역은 PC방보다는 당구장이 손님이 더 많다고 한다.
위치가 위치인 만큼 세가 비싼 편이다. 네오드림 PC방이 위치한 건물은 주상복합으로 위층의 주거 공간의 월세가 150만원 정도로 매우 비싸다. 따라서 기본요금이 평균보다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네오드림 PC방이 처음 이 지역에 자리잡고 난 다음, PC방 한 군데가 가까이에 생겼으며, 테헤란로에서 떨어진 안쪽의 주택가 지역에도 몇몇 PC방이 들어섰다고 한다.
보통 PC방의 입지는 주택가와 유흥 상가가 골고루 접한 곳이 적당하다. 네오드림은 사무실, 즉 오피스 지역에 있는 PC방으로 주택가가 배제된 곳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장은 처음에 손님들을 끌어모으는데 다른 곳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한다. 홍보물과 전단지 등을 통해 홍보를 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자리를 잡은 만큼 매출 또한 꾸준한 편이다.
오피스 지역이라 비수기를 꼽는다면, 사무실이 비는 때이며, 이번 추석과 같은 명절이나 휴가철, 주말 등이 비수기에 속한다고 한다.

● 투잡으로 PC방을 시작, 나름대로 만족
이 사장은 PC방을 투잡으로 시작했지만, 투잡을 하기에 적당한 사업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집이 멀어 관리하기가 힘든 면이 있지만, 제대로 자리만 잡아놓으면 특별히 관리할 것이 다른 사업에 비해 적은 편이다. 하지만, 그만큼 시간이 날 때는 수시로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주위 경쟁 PC방의 상황도 체크해야 되며, 손님들의 취향이 변할 때 즉각 조치를 취해줘야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
본업이 바빠지면서 겪었던 일은 갑자기 아르바이트생이 필요해 뽑았는데, 새벽 시간에 PC와 메모리 등을 훔쳐간 일이 있었다. 24시간 운영이다 보니 낮 시간은 괜찮지만, 야간 근무는 봐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따라서 투잡을 한다면, 가족이나 친구 중에 갑작스런 때에 대신 근무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올해 초에는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사행성 PC도박장을 하자는 제의가 몇 번 들어오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최소한의 양심을 갖고 PC방을 운영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이 사장에 따르면 인문협 간부급의 업주는 최근에 사행성 PC도박장을 했다가 다시 PC방으로 바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한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도를 지켜가는 것도 중요하다.
작년 5월에 오픈을 했는데, 협회는 가입하지 않고 있다. 오픈할 당시 인문협에 대한 매우 좋지 않은 소식이 있었고, 현재 협회의 활동도 그다지 와닿는 것이 없다. 당연히 활동에 대해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부분이 있으면, 나서고 싶으나 현재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한다.
부인과 함께 홈쇼핑 채널에서 모델 일을 하고 있는 이 사장은 최근 금연법 등과 관련해 인테리어를 바꿀 생각을 갖고 있다. 좀더 손님들에게 쾌적한 환경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네오드림 PC방 이광순 사장(왼쪽) 내외
“PC방 창업을 하려면, 오랜 시간을 갖고 발로 직접 뛰어야”

PC방 운영의 가장 큰 주안점은 무엇인가?
PC방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편안하고, 안락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려 한다는 것이다. 손님이 PC방을 방문했을 때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과 돌아갈 때 충분히 즐겼고 쾌적했다고 느끼게끔 해서 다음에 또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 관해 매니저와 아르바이트생에게 항상 주지시키며, 환기, 컴퓨터 업그레이드, 배치 등을 항상 최신으로 유지하려고 한다. 먹거리 관리에 있어서도 손님 취향에 따라 자주 품목을 바꾸는 편이다. 이용하지 않는 먹거리는 새로운 것으로 바로 교체한다. 환기는 업주가 챙겨야 하는 부분이고, 손님 자리를 바로 바로 치워서 깔끔한 PC방 환경을 유지하는 것은 당시 근무자의 몫이므로 이런 부분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처음 인테리어할 때도 PC대수를 늘려 갑갑한 느낌을 주기보다는 공간을 충분히 두어 쾌적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요금과 주위 경쟁 PC방과의 관계는 어떻게 관리하는가?
요금은 전체적인 PC방에 비해 높다고 볼 수 있지만, 강남 지역인 이 주위에서는 이 가격이 평균적이다. 이 지역의 세가 비싸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또한 향후 이런 요금 수준을 지키지 못한다면, 운영하는데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처음 개업할 때에 비해 요즘은 지출되는 비용이 상당히 늘어났다. 그만큼 수익률이 좋지않다.
가까이에 있는 PC방도 비슷한 요금으로 유지하고 있다. 처음에는 경쟁 PC방이 없었지만, 가까이에 한군데가 생기고, 주택가 안쪽으로 몇 개의 PC방이 생겼다. 일단 주택가 지역의 PC방은 거리가 멀어 경쟁 PC방이라고 볼 수 없으면, 인접한 PC방 사장과는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로, 가격이나 유료 서비스 등으로 출혈 경쟁은 하지 않는다. 그러한 경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관리적인 서비스나 다른 아이템에 따른 서비스로 차별을 두려 노력하고 있다.

PC방 창업을 꿈꾸는 예비 투잡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처음 시작하려고 계획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왕 하는거 빨리하자’란 마음보다 충분하다고 판단될 때까지 입지 파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PC와 인테리어는 어느 정도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입지만큼은 거북이처럼 아주 느리게 천천히 파악해야 한다.
만약 들어설 입지에 경쟁 PC방이 될 곳이 있다면, 일주일 이상 각 시간대별로 어느 정도 손님이 드는 지를 철저하게 파악해야 할 것이다. 입지는 가게를 오픈하면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이므로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 마음이 급해서 금방하려고 하지 말며, 계획을 세워서 발품을 파는 것이 가장 안전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PC방을 운영하면서 바라는 점은?
PC방이 없다면,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나 하고 관련된 분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까지 PC방은 게임산업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다. 열악한 영업구조, 우후죽순으로 생기다 보니 제살 깍아먹기와 같이 스스로 불리하게 상황을 만드는 점도 있다.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PC방이 사라지지 않게 하려면, 단기적인 이득만 챙길 것이 아니라 일부 수익은 돌려줄 수 있는 아량을 베풀어야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아이러브PC방] erickim@combo.co.kr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