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타테스트 계정 현금 거래 성행, 세계적 관심 집중
- 4:4 멀티플레이 실행해봐야 진짜 사양 알 수 있어
- 블리자드의 PC방 정책이 관건, 아직 확정된 것 아무것도 없어

지난 2월 18일 <스타크래프트2>가 드디어 첫 선을 보였다. 베타테스트에 당첨이 된 일부만 즐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크래프트2>가 몰고 온 반향은 상당히 컸다.

게임 전문 웹진을 비롯해 주요 경제지들까지 <스타크래프트2>의 베타테스트에 대한 소식을 일제히 메인 기사로 다뤘으며, 연일 인터넷 포털 메인을 장식하며 큰 관심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해외 매체들의 호평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정된 인원의 베타테스트로 인해 게임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관련 기사와 테스터들의 반응에 귀를 기울였고,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인터넷 방송으로 <스타크래프트2>를 중계하는 사람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 베타테스트 계정을 돈을 주고 구매하는 사람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는 베타테스트 계정이 10만 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으며, 북미에서는 300달러가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테스트에 참여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아직 베타테스트 기간이지만 <스타크래프트2>의 영향력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우려했던 <스타크래프트> 전작에 가려진 흥행 실패는 이제 더 이상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재미’에 대한 검증은 끝이 난 것이다. 

   

 문제는 <스타크래프트2>의 구동에 필요한 PC 사양과 PC방 과금 정책이다.

현재 테스트에 참여한 사람들에 의하면 <스타크래프트2>가 요구하는 사양이 생각보다 높지는 않다고 한다. <아이온>이 돌아갈 정도면 무난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정식 출시 시점에는 PC 사양이 좀 더 상향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베타테스트에서는 최대 2:2까지의 맵밖에 지원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게임을 체험한 한 테스터는 “최소 사양으로 즐기고 있는데 인구수를 200까지 채우니 조금 버거운 것 같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PC방에서 많이 즐기고 있는 <스타크래프트>는 대부분의 유저들이 4:4의 멀티플레이를 즐긴다. 만약 <스타크래프트2>에서도 4:4 멀티플레이를 구동하려면 베타테스트 때보다는 좀 더 높은 PC 사양이 요구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자세한 사양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4:4의 멀티플레이를 풀 옵션에서 쾌적하게 즐기려면 최근 1년 내에 출시된 PC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1년 이상 된 PC를 보유한 PC방 업주들은 업그레이드 부담을 가질 수 있다.

PC 사양과 더불어 PC방 과금 정책도 많은 PC방 업주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다. 우선 <스타크래프트2>의 패키지가 종족별로 나뉘어 출시된다는 것에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선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베틀넷을 이용해 멀티플레이를 즐기는 것은 한 개의 패키지만 구입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PC방에서는 싱글플레이(캠페인 모드)보다 멀티플레이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또 <워크래프트3> 출시 때처럼 전 좌석이 아닌 일부 좌석에만 게임을 설치한 후 손님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도 구매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손님들이 각 종족의 캠페인 모드를 모두 플레이하길 원할 경우에는 이후 출시되는 다른 종족의 패키지를 구입해 남은 좌석에 설치하면 되는 것이다. 최근 PC방에는 CD-Key를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편리한 유틸리티가 많기 때문에 패키지를 모두 구입하지 않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문제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의 PC방 정책이다. PC방 업주들 사이에서는 향후 블리자드가 선보일 PC방 과금 시스템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블리자드 관계자가 국내 PC방 시장을 언급했기 때문에, 기존처럼 패키지 방식으로 출시가 될지, 온라인게임처럼 과금 형태가 될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블리자드코리아도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2>의 베타테스트 일정도 2월 18일 새벽에야 블리자드코리아에 알릴만큼 게임의 서비스 일정이나 정책을 철저하게 비밀로 부치고 있다.

때문에 PC방에 <스타크래프트2>가 어떤 식으로 서비스 될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많은 PC방 업주들은 온라인 게임처럼 과금이 되더라도 시간 당 요금이 저렴하기만 하다면 수용할 의사가 있다는 반응이다.

문제는 패키지와 과금제가 모두 포함된 제 3의 방식이다. 초기 구매 비용과 함께 지속적으로 상당한 지출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PC방 업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업주들은 ‘제 3의 방식’만은 도입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블리자드에게 있어 한국의 PC방 시장은 상당히 큰 매력을 지니고 있다. 블리자드의 대표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 <워크래프트3>,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모두 연이어 PC방을 통해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한국은 블리자드에게 있어 그 어떤 국가보다 중요한 고객이었고, 이를 통해 국내 시장의 중요성과 분위기를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PC방이라는 특수한 시장에 대해서도 확실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패키지 판매 후 과금 같은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블리자드의 과거와 현재의 위상이 너무나도 달라졌다는 점이다.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블리자드가 PC방에 무리한 요구를 한다 하더라도 이를 거부하거나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스타크래프트2>를 서비스하는 PC방이 넘쳐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PC방 업주들은 <스타크래프트2>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

기대감과 부담감을 한꺼번에 끌어안고 게임이 출시되기만을 학수고대하는 모습. 국내 PC방 업계의 현 주소가 <스타크래프트2> 출시를 앞두고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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