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초는 PC방 1년 영업의 황금기인 겨울 성수기 기간 중에서도 가동률이 절정을 달리는 시기다. 그러나 최근 PC방 가동률을 보면 ‘시기였다’라는 과거형 어미가 더 정확한 표현이 됐다.

예년에는 PC방 겨울 성수기가 시작되면 평일 가동률은 30%를 오르내리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지난해부터는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평일 가동이 25%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어 PC방 업주들의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신작 온라인게임이 줄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일지 모른다는 신중론도 있었지만 이제는 하동 성수기와 춘추 비수기로 요약되는 전통적인 PC방 영업 사이클의 대격변이 임박했다는 것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이 대격변에서 긍정적인 구석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성수기 가동률이 줄었으면 비수기 가동률이라도 올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평일 가동률이 줄었으면 주말 가동률이 올라야 하는데 이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PC방 연간 가동률의 하락이 나타난 원인은 다양하게 지목된다. 스마트폰의 부상으로 캐주얼 게임들이 PC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자리를 옮겼고, PC방을 찾던 라이트 게이머들도 대이동을 시작했다.

또한 <리그오브레전드>가 차지하는 PC방 점유율이 막대한 가운데, <리그오브레전드>의 정규 시즌은 PC방 성수기 기간에 문을 닫는다. 방학과 함께 정규 시즌이 시작되어도 모자랄 판에 열기가 식어버리니 PC방 업주 입장에서는 아쉬울 노릇이다.

이 외에도 전면금연화로 인한 PC방 성인 고객의 감소, 신작 온라인게임들의 연이은 부진,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PC방 이용률 감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는 ‘9시 등교’와 ‘방학 분산’까지 PC방을 덮칠 것으로 보인다.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9시 등교’는 중고등학교 하교 시간이 늦어지면서 PC방 일간 영업의 피크시간대가 줄어드는 결과가 우려된다. 또한 ‘방학 분산’의 경우 아예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 기간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PC방 영업에 악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올해 PC방 업계는 새로운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집객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여름과 겨울에 맞춰 PC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시설물을 정비하는 등의 기존 매장 관리 패턴이 보다 유동적으로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가 시간이 흘러 익숙한 형태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모르나, 적어도 변화의 해인 올해는 적지않은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변화의 결과가 두 번의 성수기 대신 얇고 넓게 퍼지는 형태가 될 심산이 크다. 결국 계절적 혹은 시기적 특수에 영향을 덜 받는 콘텐츠 확보가 절실하다. 물론 분산된 방학과 늦어지는 하교에 맞는 새로운 영업 노하우를 쌓는 것도 필요하다.

비록 지금은 논의가 멈춘 상태지만, 2013년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1인 창조기업과 이를 위한 스마트워크 센터 등이 좋은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이에 가장 밀접한 업종인 PC방 업계의 협단체가 다시 한 번 관심을 갖는다면 당시 일을 추진하던 정부 부처와 정치권도 움직일 가능성은 있다.

올해 예고된 변화를 피할 수 없다면 업계 관계자 모두가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