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5월호(통권 27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전면금연화 유예기간 연장안이 4월 임시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처리가 되지 못함에 따라 전면금연화 사태는 PC방 업계는 물론 관련 업계에도 전란과도 같은 심각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무엇 하나 뚜렷한 것 없이 혼란스러운 시기인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누군가는 이러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타파해보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과 또 다른 하나는 이유야 어찌되었든 준비해서 살아남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손을 놓아버리면 정말 끝난다. 최근 PC방 업계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마치 암벽등반과 비슷한 모양새다. 암벽등반에는 난이도를 수치화한 것이 있는데, 자유등반의 난이도를 표기하는 방식으로 YDS가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난이도 5.11은 대부분의 사람이 장시간의 훈련과 노력이 동반되어야만 극복할 수 있는 최고의 난이도에 해당한다. 최상의 난이도는 5.15C이지만 이는 게임에 빗대자면 영웅 클래스라 일반론이 통하지 않는 경우다.

PC방 업계의 상황이 마치 난이도 5.11의 암벽등반과 유사해 보인다. 트래킹마냥 주변 경관을 즐기며 누구나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현실이 아닌 것이다. 그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전력을 다해야만 극복할 수 있으며, 나아갈 길은 직접 부딪혀야만 찾아진다는 점에서 쏙 빼닮았다.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는 멈출 수도 없고 멈춰서도 안 된다는 점도 비슷하다. 새로운 대안을 계속 찾는 노력이 멈춰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비록 현재의 상황이 안개 속을 걷는 것과 비슷하지만 그렇다고 헤쳐 나갈 방법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을 찾아낸다거나 적어도 해가 뜰 때까지 버텨내 상황을 극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전면금연화 유예기간 연장안을 재발의하던지, 계도기간을 추가로 확보하던지, 흡연실 설치비용을 지원 받던지, 신규 수익 아이템을 개발하던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멈춰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24시간 업종의 특성상 전폭적인 활동이 쉽지만은 않지만, 적어도 돌파구 마련을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탤 필요가 있다. 조금이라도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전력을 다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역설적으로 더 잃을 것이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으니 이제부터는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조금은 더 나은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는 셈이다.

한편으로는 살아남기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적어도 점점 더 열악해지는 환경 속에서 굳건히 견뎌내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가 크다. 이제는 정말로 트렌드 변화에 민감해져야 하며, 경제적 체력 비축이 절실해진 것이다.

경제적 체력의 비축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언급되어온 사안이다. 경영 환경이 급변하다보면 해당 직후에는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데, 기업은 변신하면 그만이라지만 자영업자는 절벽 위 뒷걸음질이라는 사실이 서글픈 현실이다. 분명 PC방 전면금연화가 시행되면 흡연 손님 가운데 상당수는 ‘금연’을 해야 한다는 상황에 불편을 느끼고 방문을 기피하게 되어 손님이 급격하게 사라지게 될 것이다. PC방 업계 전체가 직면하게 될 이러한 공동현상은 사회적으로 금연문화가 완전히 자리매김하거나 적어도 PC방에서만은 금연이 당연시 될 때까지는 반드시 나타난다.

이런 위기 상황이 얼마나 계속될지는 예측이 어렵지만 경제적 체력이 비축되어 있어야만 버텨내면서 또 다른 기회를 엿볼 수 있다. 폐업을 피할 수 있는, 또 생존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대안인 셈이다.

비록 지금이 PC방 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이기는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계도기간인 6월말까지는 약 2개월이 남아있는 셈이다. 범PC방생존권연대의 활동이 결과를 도출해준다면 올 겨울까지 시간을 확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마지막으로 정확히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전면금연화는 기정사실인 만큼 냉철하게 손님이 30% 이상 감소한다는 가정 하에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방법론을 구상해야 한다. 손님의 트렌드가 변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으니 변화에 대응할 준비도 철저해야 한다는 것이다.

줄어든 손님 규모 내에서 매출과 수익을 보존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해야 하는데, 매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방안도 좋고, 적극적인 상권모임을 통해 통일되고 객관화된 방안을 도출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단골손님이 금연화 이후에도 방문할 수 있도록 사전 섭외 및 이벤트를 마련한다거나 신규 비흡연자 손님 유치를 위한 이벤트 구상도 필요해 보인다.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여름철 냉방비, 겨울철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냉난방 효율 개선 및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한 절전 방안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협단체 및 상권모임을 통해 환경개선이나 공동구매 등으로 지출을 줄여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는 만큼 뭉쳐서 함께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아직 경제적 체력을 비축하지 못했다면, 또 체력을 비축했더라도 전면금연화에 적응해 생존해낼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시간확보를 위해서라도 더더욱 앞장 선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 시기다. 전력을 다해 행동한다면 결과는 자연스레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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