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8월호(통권 26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문협 서울지부장 김병곤 사장의 '아이파크수 PC방'
PC방 전면금연화는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2013년 6월 8일부터 시행된다. 2012년 8월 1일을 기준으로 정확히 312일이 남았다. 대략 1년여 시간을 남겨 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PC방 업주들은 전면금연화에 대한 불안감에 호소하고 있다.

실제 PC방 매출의 대부분은 흡연구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청소년 손님이 많은 PC방의 경우에는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의 매출비중이 비슷할 수 있지만, PC방 업계의 전체적인 매출구조를 살펴보면 7:3 이상으로 대부분의 매출이 흡연구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정설이다. 이 때문에 최신 PC 사양은 우선적으로 흡연구역에 먼저 구현하고 있다.

이처럼 PC방 전면금연화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우려와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일부 PC방 업주들은 벌써부터 전면 금연 PC방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지역에서도 고시촌이 몰려 있는 신림동 일대에 몇 개의 금연 PC방이 운영되고 있다고는 알려졌지만, 최근처럼 금연 PC방이 빠르게 늘어가는 것은 의외의 현상이다.

다만, 한 가지 특징은 최근 생겨나고 있는 금연 PC방들은 대부분 신규 창업한 PC방이라는 점이다. 기존 PC방과는 달리 신규 PC방이기 때문에 금연 PC방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느끼기에는 부족했다. 그러나 인문협 서울지부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병곤 사장의 아이파크수 PC방은 6년 간 흡연구역을 운영하다가 리모델링을 통해 금연 PC방으로 전환했다.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을 구분해 운영했던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리모델링을 시행하며 금연 PC방을 도입했다는 점은 그동안 PC방 업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사례다. 지난 5월에 리모델링을 단행해 벌써 3개월간 운영해 왔다는 아이파크수 PC방을 찾아 금연 PC방으로 전환한 이후 운영환경의 차이를 살펴봤다.

# 전례가 없는 사례, 왜 금연 PC방이었나?
오래된 PC방이 리모델링을 시행하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하지만 금연 PC방으로 전환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동안 PC방 업계에서는 극소수의 업주들이 금연 PC방을 실험적으로 도입해 운영해 왔었다고 알려졌지만, 얼마 안가 흡연구역을 다시 운영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아이파크수 PC방은 지난 5월 초, 기존 PC방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금연 PC방을 도입했다. 금연차단막이 매장 내에서 자취를 감췄고 흡연부스가 설치됐으며, 매장 출입문에는 금연 PC방을 안내하는 엑스배너를 설치했다. 영락없는 금연 PC방의 모습이다.

김병곤 사장이 리모델링을 단행하면서 금연 PC방을 도입한 계기는 비교적 단순했다. 김병곤 사장 본인이 비흡연자이기도 하지만, 담배연기가 없는 PC방의 모습을 구현하고 싶었고, 간접흡연으로 인한 PC방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어 보고자 했던 평소 생각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병곤 사장은 “사실 성공과 실패를 장담할 수 없었다. 굳이 따지자면 성공 가능성을 절반으로 봤다. 모험임에는 분명했다. 불안감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원하던 PC방의 모습을 구현하고 싶은 욕구가 컸다. 어차피 내년이면 PC방 전면금연화가 시행되기 때문에 평소 생각해 왔던 PC방의 이상향을 리모델링을 통해 적극 반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기존 PC방 환경에서 무엇이 달라졌을까?

리모델링 이후 찾은 아이파크수 PC방은 완전히 달라졌다. 금연 PC방의 쾌적함을 강조라도 하듯 화이트 색상으로 인테리어 분위기를 바꿨고, PC도 136대로 늘렸다. 150대 이상으로 늘릴 수 있는 면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평소 좌석간 넓은 통로를 선호하는 탓에 PC 대수를 늘리는 대신 좌석간 공간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아무래도 아이파크수 PC방의 가장 큰 변화는 PC방을 가로지르는 금연차단막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공기순환을 방해하는 요소가 사라지니 냉·난방 기기의 활용도와 효율성도 높아졌다. 기존 PC방 환경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천장 매립형 냉·난방 기기를 설치한 것이다. 보통 기존 PC방은 환기를 위해 천장을 개방하는 경우가 많아 매립형 냉·난방 기기 도입이 어렵다.

앞으로 PC방 전면금연화가 시행될 경우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흡연실도 설치했다. 리모델링은 5월 초에 단행했고, 보건복지부에서 입법예고한 흡연실 설치 기준의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은 6월에 발표됐다. 흡연실 설치 기준이 마련되기 전부터 아이파크수 PC방은 나름의 방법으로 흡연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었다.

약 10m² 면적의 흡연실에는 공용재떨이가 설치됐고 벽 쪽으로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배치해 휴식공간으로써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환기를 위한 덕트시설은 성능이 우수한 제품으로 사용했고, 흡연실임에도 불구하고 쾌적함을 유지하기 위해 공기청정기도 설치했다. 서비스적인 차원에서 흡연 손님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데 중점을 뒀다.

# 오전 10시부터 “만석”, 청소년층에게 각광
김병곤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아이파크수 PC방을 취재하기 위해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이었다. 보통 PC방 탐방은 원활한 인터뷰 진행과 사진 촬영 등을 위해 손님이 가장 적을 것이라고 예측되는 시간대를 골라 스케줄을 잡는다. 하지만 이는 오판이었다. 아이파크수 PC방은 10시부터 이미 만석이었고, 대기자들로 인해 매우 혼잡했다.

이에 대해 김병곤 사장은 “처음에는 매출이 30~40% 감소했었다. 심야 시간대에는 손님이 3분의 1로 줄었다. 솔직히 말하면 대단히 불안했다. 하지만 불안감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차츰 손님들이 늘어났다. 3개월이 지난 현재는 주간은 매출이 더 올랐고, 심야 시간대에도 기존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파크수 PC방은 리모델링 이후 손님층이 완전히 바뀌었다. 기존에 출입하던 단골손님들도 30% 이상 바뀌었다. 물론, 흡연자보다 비흡연자의 비율이 대단히 높아졌고, 특히 청소년층 손님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접 상권에서 유일한 금연 PC방이라는 희소성이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주요 손님층이 청소년층이라는 점이 주효했다.

김병곤 사장 역시 금연 PC방으로 리모델링한 이후 성공적으로 매출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인을 청소년층이 주력인 상권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얻은 것이 있으면, 잃은 것도 있다. 주로 흡연을 목적으로 홀로 PC방을 찾던 여성 손님들이 사라졌다. 흡연부스 이용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또한 고포류 게임을 즐기는 40~50대 손님층도 자취를 감췄다.

# 운영환경이 완전히 바뀐 아이파크수 PC방
김병곤 사장은 운영환경적인 측면에서 금연 PC방을 도입한 이후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은 공기질이라고 언급했다. 평소 식물을 키우는 것이 취미라는 김병곤 사장은 기존 PC방 환경에서는 매장 내에 식물을 키울 수 없었는데, 이제는 식물이 새로 싹을 내고 잘 자라고 있다며 실내 공기가 맑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 뿐만 아니라 금연차단막 철거로 인해 냉?난방 기기의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으며, 아르바이트 근무자를 채용할 때에도 금연 PC방이라는 점을 부각하자 지원자들이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PC방 근무자들의 공통적인 고충 중 하나인 재떨이를 치우는 일이 대폭 줄어드니 PC 대수는 증가했어도 근무여건은 더 좋아졌다.

여기에 더해 아이파크수 PC방은 리모델링을 실행하며 실내조명을 모두 LED로 교체했다. 조명 시스템은 리모콘으로 조정이 가능하도록 구현했으며, 밝기도 3단계로 조정이 가능하고 비상로를 확보하는 비상등과 같은 경우는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꺼지지 않는다. LED 모니터까지 도입해 전기요금을 최대 30%로 절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벌써부터 금연 PC방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노하우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청소년 출입이 제한되는 심야 시간에는 운영비 절약을 위해 통로에서 PC 좌석으로 이어지는 입구에 걸개를 걸어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심야시간에는 한쪽 라인만 가동시켜 냉·난방 기기 가동과 전기요금 등을 절약했다. 홀로 PC방을 찾는 손님들을 위해 따로 1인 전용석 공간을 마련한 것도 손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마치며…
신규가 아닌 기존에 운영하던 매장을 리모델링해 금연 PC방으로 전환한 아이파크수 PC방은 결과적으로 말해 금연 PC방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모습이었다. 하지만 주요 고객층이 청소년층으로 형성되어 있는 상권이었기 때문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성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권에서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김병곤 사장 역시 상권 영향이 컸다는 점을 인정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병곤 사장은 “아이파크수 PC방은 전형적인 학생 밀집 상권에 위치해 있다. 청소년 출입이 가능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가 가장 매출이 좋다. 하지만 심야시간대 손님이 많고 성인 손님이 대부분인 상권에서는 금연 PC방이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혹여 성인이 주요 손님층인 PC방 중에서 금연 PC방을 고려하고 있다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실 금연 PC방을 도입하려는 PC방 업주들은 경쟁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어느 정도 배경에 깔려 있다. 내년 6월 이전에 미리 금연 PC방을 오픈한다면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PC방 전면금연화가 시행된 이후에는 의미가 없는 일이다. 최근 금연 PC방이 오픈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으로도 금연 PC방 하나 둘 오픈 사례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업주들의 관심이 금연 PC방에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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