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매장운영이 가능한 셀프 PC방, 용인시 기흥구 몽키즈 PC방

건물 1층에 위치해 있는 몽키즈 PC방 입구에는 언제나 학생들이 타고 온 자전거들로 가득하다. PC방 내부는 수시로 들락거리는 손님들로 가득한데 어디에도 PC방 사장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무인정산 시스템을 도입해 매장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몽키즈 PC방을 찾아 ‘셀프 PC방’에 관한 실질적인 운영 노하우와 이야기를 들어봤다.

   
  ▲ 몽키즈 PC방 김우현 사장님  

근무자가 상주할 필요가 없다는 무인 PC방, 요즘은 어떨까?

아침 저녁으로 부는 가을바람이 시원하다 못해 차갑게 느껴지던 9월의 어느날, 탐방해야 할 PC방을 물색하던 중 게임 가맹비와 더불어 인건비 부담도 상당히 크다는 일부 PC방 업주들의 푸념과 내년 최저임금이 오르면 인건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글에서 갑자기 “근무자가 상주할 필요없다고 홍보하던 무인 셀프 PC방은 잘 운영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무인정산 시스템인 DT-2000을 개발해 운영하는 업체 관계자에게 연락을 취하자 곧장 탐방 일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었다. 분당선 보정역에서 거리가 좀 떨어져 있는 몽키즈 PC방은 보정역으로 마중나온 업체 관계자의 차로 함께 이동했다. 10분여 달려 도착한 몽키즈 PC방은 첫 인상부터 남달랐다. PC방 업종에서는 흔치 않은 1층 매장인데다 입구에는 학생들이 타고 온 것으로 보이는 자전거들로 가득했다.

   
   ▲ 흡사 자전거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몽키즈 PC방의 입구  

셀프 PC방이지 무인 PC방은 아닙니다!

매장 근처에서 연락을 취하자 곧 몽키즈 PC방 김우현 사장님이 모습을 나타냈다. 인사를 나누고 함께 매장 내부를 잠시 둘러본 뒤 본격적으로 취재를 위한 인터뷰를 시작했다. 매장 내에는 별도의 카운터 공간이 없고 손님 좌석으로만 채워져 있기 때문에 인터뷰는 매장 입구에서 진행했다.
무인 셀프 PC방의 장점들을 먼저 소개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런 예상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급하게 사장님을 찾아온 한 꼬마손님으로 인해 빗나갔다. 자신의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는 학생은 사색이 된 얼굴로 핸드폰의 특징을 설명했다. 설명을 듣던 김 사장님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쓱 꺼내서는 학생에게 건내줬다. 휴대폰을 받아 쥔 꼬마아이는 뛸 듯이 기뻐하며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김 사장은 “PC방을 운영하다 보면 지금과 같은 일들이 비일비재 하다”며 “무인 정산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해서 근로자가 전혀 없어도 되는 전자동 무인 PC방은 아니다”라는 말로 셀프 PC방이 가진 문제점을 먼저 꺼내놨다.
김 사장은 “카운터 정산과 PC 이용만 손님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것일 뿐 매장 청소나 매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 등 안정적인 매장관리는 PC방 업주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사장은“무인 정산 시스템은 하드웨어적으로나 소프트웨어적으로 아직까지 보완해야할 부분이 많다”며 “PC방 운영과 PC 관리에 대한 업주 개개인의 사전지식과 노하우가 접목되었을 때 비로소 무인 셀프 PC방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 매장 구석구석을 비추는 CCTV는 셀프 PC방의 필수요소  

셀프 PC방이 가진 최대의 장점은 무엇?

한참동안 매장 입구에 서서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니 어느덧 해도 지고 저녁식사를 할 시간이 되었다. 장소를 옮겨 근처 식당에서 허기를 달랜 뒤 계속해서 인터뷰를 이어갔다. 앞선 무인 셀프 PC방의 단점에 이어 장점을 설명해 달라고 하자 김 사장은 “바로 지금과 같은 이 상황이 무인 셀프 PC방이 가진 최대의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잠시 어리둥절해 하자 김 사장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으며 카운터 관리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처럼 잠시 매장에서 벗어나 식사를 하고 시간을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유야 말로 무인 셀프 PC방이 가진 최대의 장점이라는 것.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PC방을 비우는 것은 곤란하다. 인터뷰 내내 함께 자리한 무인 정산 시스템 개발업체 관계자는 “간혹 무인 정산시스템을 설치해두면 하루종일 집에서 쉬다가 밤 10시쯤 수금만 하면 되는 일종의 자판기로 생각하는 업주들도 있었다”며 “자판기처럼 운영되는 PC방은 여러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1년 이상 유지되는 매장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조언했다.

   
   ▲ 무인 정산 키오스크 시스템, 터치 스크린 방식을 지원한다  

셀프 PC방, 시간과 공을 들이면 더욱 좋아집니다

몽키즈 PC방은 PC 40규모로 1시간 5분에 1,000원 요금을 받고 있으며 적립 기능을 이용하려면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매장은 최근 전면금연을 실시하고 있었으며 새벽 2시까지만 영업하고 있었다. 또 손님이 2,000원 요금을 지불하면 ‘꽝’ 부터 최대 60분까지 추가 시간이 적립되는 일종의 복권 시스템이 독특했다. 해당 복권 시스템은 무인 정산시스템인 DT-2000에서 기본 제공되는 기능이다. 이외 커피는 자판기 100원 유료로 판매되고 있었으며 총 4대의 벽걸이형 에어컨을 설치해 매장 내부온도를 조절하고 있었다.
매장 입구에는 무인정산 키오스크와 CCTV모니터, 먹거리 자판기가 벽면에 매립되어 있는 일체형으로 설계되어 있었다. 특히 입구에 가까운 쪽 벽면에는 매장 내부가 CCTV로 촬영 중이라는 것을 손님들에게 환기시킬 목적으로 CCTV화면이 외부 모니터로 노출되어 있는 점이 특이했다. 먹을거리 자판기에도 신경을 기울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서울 일부 중심가 지하철 역에만 있는 최신형 대형 자판기를 설치해 음료수 이외에도 간단히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 제품들을 구비해놓고 있었다. 총 8개의 CCTV가 매장 내부를 사각지대 없이 꼼꼼히 비추고 있었으며 총 3개 공간으로 구획해 각각의 공간을 조금씩 온도가 다르게 설정해 손님이 원하는 적당한 온도 및 환경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 대형 자판기를 설치해 다양한 먹거리 제품을 판매한다  

김 사장님은 “무인 셀프 PC방을 돈만 수금해가는 자판기 PC방으로 생각하는 PC방 업주들이 많다”며 “자판기도 청소하고 관리해야 고장이 없듯 무인 셀프 PC방도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더해졌을 때 비로소 장점과 가능성이 보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무인 셀프 PC방이 등장한 지도 벌써 6년이 더 지났다. 전국적으로 5~6년 이상 운영 중인 PC방도 많고 새롭게 무인 셀프 PC방으로의 전환을 고려하는 업주들도 있다. 문제가 많고 가능성이 없다면 사라져도 이미 오래전에 모두 사라지지 않았을까? 장기간 운영이 되며 부족한 점들은 점차 개선되면서 셀프 PC방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 평일 저녁시간에도 많은 손님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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