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1월호(통권 33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9월 17일 <리그오브레전드(LOL)> 팬들을 위한 복합 공간 ‘LOL PARK’ 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라이엇게임즈가 지난해 11월 <LOL>을 사랑하는 게이머들을 위한 공원 ‘LOL PARK’ 를 만들겠다고 한 약속의 결과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2018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개막을 앞두고 공개된 ‘LOL PARK’ 가 성지(聖地)로 떠올랐고, PC방 업주들도 좋든 싫든 ‘LOL PARK’ 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LOL PARK’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라이엇 PC방’ 의 존재 때문이다. 왜 게임사가 PC방을 차린 것인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PC방 업주들의 궁금증은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이에 라이엇 PC방 담당자와 함께 매장을 둘러봤다.

게임사의 PC방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라이엇 PC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LOL PARK’를 알아야 한다. ‘LOL PARK’는 이스포츠 전용 경기장 ‘LCK 아레나’를 비롯해 <LOL> 게이머들을 위한 복합 공간으로 구성된다. 즉 메인 공간은 원형 경기장 느낌의 ‘LCK 아레나’이며, 이 외에는 이스포츠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을 위한 부대시설이다.

라이엇 PC방의 운영을 총괄하는 라이엇게임즈 한정모 팀장은 “라이엇 PC방은 애초 관람객들이 잠시 <LOL>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역할 정도로 계획했지만 약간 부족하게 느껴졌다. <LOL> 게이머에게는 PC방이 훨씬 친숙한 공간이기에 정말로 PC방이 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라이엇게임즈에 관심이 있는 PC방 사장님들은 잘 아시겠지만 우리는 그동안 PC방 문화에 대한 존경심을 계속해서 드러내왔다”고 말했다.

그는 “PC방 사장님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PC방 문화가 있는 것이고, 지금의 <LOL>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LOL PARK에는 무조건 PC방이 있어야 한다는데 내부적으로 이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라이엇 PC방’은 LCK 경기가 있는 날 운영되는, PC방의 모습을 흉내낸 <LOL> 시연장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었지만 누구나 24시간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진짜 PC방으로 만들어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총 105개의 좌석과 고사양 PC, 고품질 게이밍 기기와 저렴한 요금, 다양한 먹거리와 매장 구석구석 앉아 있는 손님들까지, ‘라이엇 PC방’의 모습은 서울 광화문 한복판의 대형 빌딩 안에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평범한 PC방 그 자체다.

개업 한 달째 “PC방 사장님들 존경합니다”
‘라이엇 PC방’은 체인점이다. 미국 본사에 라이엇 PC방 1호점이 이미 있으니 사실은 2호점인 셈이다. 또한 브랜드의 컨셉은 최대한 대한민국 PC방을 따라하는 것이다. 1호점은 먹거리를 스낵 종류만 취급했지만 시간이 흘러 오픈한 2호점은 시류를 반영해 휴게음식점을 추가했다.

한편, 2000년대 느낌을 주는 어두컴컴한 실내 분위기와 환풍구를 드러낸 인테리어는 최신 트렌드와 거리가 있지만 PC방의 전성기를 기념하는 ‘라이엇 PC방’의 패밀리룩 개념이라고 한다. 매장을 찾은 30~40대 직장인들은 한창 PC방 다니던 시절이 생각난다며 만족해하고, 또 10~20대 고객들은 색다른 분위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라이엇 PC방’이 지난 10월 5일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으니 한정모 팀장은 이제 한 달차 초보 사장인 셈이다. 그는 한명의 PC방 사장으로써 PC방 업주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 팀장은 비록 게시물을 올리지는 않고 있지만 ‘라이엇 PC방’을 개장하면서 PC방 사장님들이 모이는 인터넷커뮤니티에 가입했다. PC방 업주들의 이슈를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라이엇게임즈가 PC방에서 돈 벌어서 PC방 차린다는 식의 비난이 있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는 “라이엇게임즈가 PC방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스포츠 경기장 부대시설을 PC방 컨셉으로 만든 것이라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하면서 “종로 젊음의 거리에 있는 PC방이 가장 가까운 매장이지만 상권 파괴에 대한 우려에 공감해 그 상권에 맞춰 요금을 1,500원으로 책정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나는 게임사의 직원이고 매장 임대료를 내 통장에서 내는 것도 아닌데도 PC방을 운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뼈저리게 통감하고 있다. 한 달 정도 PC방을 운영하다보니 PC방 사장님들에게 존경심이 생겼다. 회사에 신입 직원 입사코스로 라이엇 PC방 근무를 건의하고 싶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라이엇 PC방, 평범한 PC방 중 하나
대한민국의 평범한 PC방을 지향하는 ‘라이엇 PC방’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사업자등록이다. 형식적인 부분이긴 하지만 별도의 사업자로 등록해 라이엇게임즈에 가맹하는 형태를 취했다. 오픈 취지를 최대한 살리고 싶었다는 것이 라이엇게임즈의 설명이다.

한정모 팀장은 한 달 정도 라이엇 PC방을 운영하면서 PC방 업주만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는가 하면, 또 PC방 업주만 아는 걱정거리와 고충에도 공감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최근에 야간 단골 손님이 생겼는데 아무래도 야간은 가동률이 낮은 시간대다보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고 한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좌충우돌하고 있는데 가끔 매장을 찾아오시는 PC방 사장님들께 배우는 점도 많다고 한다.

인건비나 가동률 등 매출에 대한 고민도 진지하게 하고 있다. <LOL>을 앞세운 매장이라는 점은 분명 장점이지만 광화문 한복판에 위치한 사무용 빌딩 3층이라는 특수성은 분명 약점이다. 이는 ‘라이엇 PC방’ 관리자 입장에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인 것.

또한 게임사에서 운영하는 매장이다보니 아무래도 고객응대가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불미스러운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고 한다. 이렇다보니 최첨단 CCTV를 매장 곳곳에 배치했고, 동전 100원에 불과한 분실물도 철저히 관리하고, 심지어는 알바생 채용하는 것까지 쉽지 않다고….

라이엇 PC방, 이런 부분은 달랐다
반면 ‘라이엇 PC방’만의 특별함이 엿보이는 부분도 있다. 금요일 정오에 찾아간 매장은 벌써부터 적지 않은 손님들로 부산스러웠다. 평소 이 시간대는 썰렁할 정도로 한산하지만 이틀 전부터 현장학습이나 수학여행 등으로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광화문이라는 위치가 독특하다보니 나타난 현상이다.

또한 외국인 손님이 전체의 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LOL>을 좋아하는 외국인 팬들도 팬들이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몰린 지역이라 그런 것 같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사무단지에 위치하다 보니 퇴근시간대, 점심시간대 직장인들 비율도 높다. 매장 내 게임 점유율은 <LOL>이 약 60%로 압도적이지만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한 고전 게임이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또 손님 중에는 게임 및 이스포츠 팬들의 비중이 커서 게임 특화 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의 점유율이 4위에 이른다.

또 매장 입구 옆 멀티비전으로 구성된 사이니지에는 ‘라이엇 PC방’을 방문한 유명 프로게이머들의 모습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올해 롤드컵에서 놀라운 경기력으로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북미 Cloud 9팀이 매장에서 연습하는 영상이 나오자 손님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마치며…
‘LOL PARK’ 집들이 행사에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이승현 대표는 “손익계산을 따지는 일이라기보다는 한국 이스포츠 및 게임업계의 일원으로서 팬들과 게이머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업계 발전 및 미래를 위한 결정이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라이엇 PC방’의 점장이라고 할 수 있는 한정모 팀장은 “수익사업이 아니라 상징적인 차원이라고 봐주시길 바란다. 라이엇게임즈가 PC방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가 라이엇 PC방을 통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LOL>을 사랑해주시는 PC방 사장님들께 항상 감사드린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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