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만 원대 저가형 키보드 고장 잦아… 업주 “1년 1회 교체가 답”
‘리프레시’ 위한 전면 교체 아니라면 부분 수리로 운영비 절감 가능

PC방에서 사용하는 게이밍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등 게이밍 기어 3인방은 일부 프리미엄 좌석을 제외하면 보급형 모델을 주로 사용한다. 보통은 세 제품을 합쳐 10만 원 내외에서 해결할 수 있는데, 사용 중 부분적인 고장이 발생하면 수리를 맡기거나 직접 수리하는 것보다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PC방 업주는 커뮤니티에서 어떤 게이밍 기어를 사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질문에 ‘고가 제품보다는 저렴한 제품을 1년에 한 번 전면 교체하며 사용하는 것이 낫다’며 고가·고성능 제품이 PC방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남겼다. 제품이 기본적으로 고장이 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한두 개씩 고장이 나기 시작하면 일일이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이밍 기어의 고장은 대부분 고객의 클레임으로 알게 된다. 중앙 컴퓨터에서 특정 좌석의 장비 고장을 파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장비의 고장 여부를 중앙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아직 SF 영화 속 일이다.

일반 사용자들에게 키보드와 마우스는 고장이 나지 않는 한 2~3년 이상은 사용할 수 있는 장비다. 하지만 많게는 하루 12시간 이상 불특정다수의 손길을 거치는 PC방 장비는 제품의 내구도와 별개로 사용 연한이 짧다. 게다가 컬러와 디자인 등 트렌드에 따라 PC방의 분위기를 바꾸는 인테리어 아이템의 역할도 수행하기 때문에 PC방 장비의 교체는 잦을 수밖에 없다.

다만 부분적인 고장에 따른 교체는 제조사와 PC방 업주 모두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키보드의 경우 대부분의 고장은 키 한두 개의 입력이 안 되거나 스테빌라이저 파손, 키캡 분실 등 부분적인데, 대부분의 제조사 A/S 기한은 1년으로 이 시한이 지나면 유상 수리로 넘어가게 된다. 제품의 가격대가 높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PC방에서는 여유분으로 고장난 제품을 대체하다가 일정 수량이 모이면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을 대량으로 구입해 대체하는 실정이다.

마우스나 헤드셋도 게이밍 키보드와 사정은 비슷하다. 다만 마우스와 헤드셋의 고장은 기본적인 사용 여부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고, 부분적인 고장이라 해도 사용자가 직접 수리하기가 쉽지 않아 A/S 기간이 지난 제품이 고장났다면 새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이다.

하지만 키보드 고장은 높은 비중으로 키스위치가 작동불량이 되는 경우다. 대부분의 PC방에서 사용하는 광축 키스위치는 예전의 멤브레인이나 기계식 키보드와 달리 스위치 교체가 간편하고 사용자가 직접 수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 업주는 “앱코 K660 키보드는 키스위치의 교체가 무척 간편하다. 많은 업주들이 K660을 애용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스위치 하나의 고장 때문에 제품 전체를 갈아치우기보다는 고장의 원인을 찾아 자가수리를 시도하는 것도 운영비용을 일부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부 광축 키보드는 구입 시 키캡 리무버와 청소용 솔에 더해 키스위치 리무버, 여분의 키스위치를 제공한다. PC방 내부 인테리어 리프레시를 위해 전체 키보드를 새로운 컬러로 교체하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 고장으로 인한 교체라면 키스위치 교체로 운영비 일부를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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