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금융, NFT, ICO 등 시장에는 아직 ‘코인을 위한 코인’ 뿐
안전자산, 화폐 대체 등 가치 아직 미비… 금융 전문가 “코인은 거품”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암호화 화폐인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가상화폐가 디지털 화폐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NFT를 비롯한 다양한 파생상품이 활개를 치고 있지만, 정작 거래소 바깥에서는 가상화폐의 실제 활용도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저마다 NFT를 발행하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로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일종의 증명서로,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NFT가 디지털 자산의 일종으로 일정 수준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자산 증명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데도 기업의 NFT 발행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이를 악용한 범죄 행위마저 횡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대체불가토큰(NFT)으로 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은 고양이 캐릭터로 NFT 1만여 개를 NFT 거래소에 등록하고 구매 시 코인을 지급한다고 속여 2억여 원을 편취한 ㄱ씨를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일종의 피라미드 사기 방식을 이용해 친구를 초대하면 더 좋은 혜택을 주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가상화폐에 대한 가치의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O와 X로 나뉘는데, 가상화폐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은 대부분 코인을 발행한 기업이나 관련 업체이고, 금융 전문가 중에서는 가상화폐가 ‘거품’이라고 주장하는 입장도 있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넷마블 등 국내 게임사들은 저마다 코인을 발행하고 ICO를 준비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코인 발행 기업이 ICO를 하지 못하게 돼 있어 해외에서 발행한 뒤 코인 거래소에 위탁판매하는 우회 전략까지 펼쳐가며 코인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가상화폐를 현재의 통화를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입장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12월 초 버크셔 헤서웨이의 찰리 멍거 부회장이 ‘가상화폐는 거품’이라고 언급했고, 당시 580만 원대까지 상승했던 이더리움은 이 발언 이후 하루 만에 시세가 100만 원 이상 폭락했다. 코인과 직접 연결된 기업이나 재단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었는데도, 찰리 멍거의 발언 이후 모든 코인 시세가 경쟁적으로 떨어졌고, 그 전까지 상승세를 탔던 코인 시장은 지금까지도 당시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PC방 업계에서도 그래픽카드 채굴을 통해 코인을 얻고 있지만, 손님이 이용하지 않는 PC 잉여자원을 활용해 추가 수익을 얻는 수단 정도로 활용되고 있다. 코인을 경제활동에 직접 활용하는 경우는 국내에서는 없다고 봐도 될 만큼 드물어, PC방 업주들은 소문 정도로 휘둘리는 코인 시세에 일희일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적인 추세는 가상화폐를 디지털 자산으로 일부 인정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가상화폐 시세는 미국 증시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미 증권거래위원회(이하 SEC)는 브레이크가 없는 현재의 가상화폐 시장을 주식처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코인을 자산으로 인정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SEC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코인 규제에 대해 “지난 금융위기 당시 슈퍼볼 경기에 서브프라임 대출 광고가 나왔는데, 지금은 코인 거래소 광고가 나온다. 교통법규가 운전자를 보호하듯 코인 시장도 규제를 통해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인이 실질적인 디지털 자산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채굴이나 NFT와 별개로 과거의 테슬라처럼 실물경제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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