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3월호(통권 37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년 전 <스타크래프트>가 전부였던 PC방에서는 늘 마린이 전진하다가 러커의 가시뼈에 전멸하는 소리나 하이템플러의 사이오닉 스톰 소리가 공간을 가득 메우곤 했다.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개인화 현상도 심해진 요즘은 소리를 공유하는 대신 헤드셋으로 자기만의 세계에 빠지는 것이 일상이 됐다.

소리의 공간감이 그 중요도를 더해가면서 가상 7.1채널 서라운드 음향효과를 지원하는 헤드셋이 늘고 있는데, 시판 중인 헤드셋의 1/3 정도가 가상 7.1채널을 지원할 만큼 그 중요도가 높아졌다. 마이크로닉스는 이런 흐름에 맞춰 자체 디자인 게이밍 기어 ‘모프’(MORPH) 시리즈의 새 헤드셋 ‘MH2’를 출시하고 PC방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자연과 동물에서 얻는 영감, MORPH 콘셉트 디자인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마이크로닉스는 자사가 디자인한 게이밍 기어 ‘모프’(MORPH), ‘워프’(WARP), ‘메카’(MECHA) 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다. 마이크로닉스는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을 중심으로 세 가지 디자인 콘셉트를 접목한 제품을 통해 타사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메카 시리즈는 로봇과 하이테크, 모프 시리즈는 자연과 동물, 워프 시리즈는 영화 속 초광속 항해 시스템인 워프드라이브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을 적용한다. 모프 MH2는 동물 중에서도 명료한 주황색이 특징인 무당벌레에 착안해 헤드셋의 원형 프레임을 디자인했다. 유닛 외부의 원형 RGB 라이팅이 은은하게 빛나며 중앙의 모프 로고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모프 MH2의 기능은 왼쪽 유닛에 집중돼 있다. 노이즈캔슬링 마이크가 탄탄한 케이블로 연결돼 있고, 볼륨·조명·음소거 버튼이 유닛 뒤쪽에 배치돼 사용 중 제어가 간편하다. 2단으로 구성된 헤드밴드는 안쪽 소프트 타입 밴드가 유연하게 늘어나 누구나 머리에 밀착되게 착용할 수 있다. 좌우 구분은 이어캡 내부의 커다란 L/R 표시로 알 수 있다.

“8시 방향 2층에서 접근 중” 섬세한 공간 구별능력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헤드셋의 요구 사양 1순위는 역시 성능이다. 3차원 공간에서 적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헤드셋의 공간감 표현이 중요한데, 가상 7.1채널을 지원하는 모프 MH2는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 FPS 게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7.1채널을 지원하는 PC 게임에서도 빛을 발한다.

백문이 불여일견, 최근 시즌 16 경쟁전이 시작된 <배틀그라운드>로 MH2를 테스트해봤다. 게임 플레이에 앞서 유튜브에서 7.1채널 사운드 테스트 영상으로 공간감을 먼저 확인해봤는데, 중심을 비롯해 정면, 전방 양 측면, 전방 상단 양 측면, 좌우 측면, 후방 양 측면, 후방 상단 양 측면 등 다양한 위치에서 들리는 소리를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다만 후방 쪽의 소리는 명확한 위치를 알기는 쉽지 않고, 소리가 ‘왼쪽 후방에서 들린다’는 정도로 감지할 수 있었다.

<배틀그라운드>는 실력이 미천한 관계로 일반전이 아니라 AI 훈련 매치를 통해 적의 위치와 총성이 울리는 거리를 가늠해보기로 했다. 시작 전 준비시간 중 뛰어다니는 적의 발걸음 소리, 낙하산을 타고 내려 아이템 파밍을 하던 도중 멀리서 들리는 총격 소리, 5페이즈를 넘어 100m 이내에서 들리는 수류탄 투척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공간감을 가지고 귀에 꽂혔다. 특히 멀티채널 사운드 테스트에서는 구분이 쉽지 않았던 후방에서의 소리도 비교적 명료하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을 만큼 구분이 가능했다.

게임은 물론 미디어 감상에서도 만족
게임이 로딩되면서 아무 소리가 없을 때는 미세하게 화이트 노이즈가 들리기도 했다. 평균 음량을 70% 정도로 설정했을 때 귀를 기울여야 들릴 정도로, 사용 중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7.1채널 가상화뿐 아니라 일반 스테레오 효과도 만족스럽다. 넷플릭스는 윈도우 10 앱으로 실행 시 5.1채널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MH2로 액션 영화를 감상하면 각종 폭발 장면들이 좀 더 생생하게 와닿는다.

MH2를 비롯해 여러 게이밍 헤드셋이 채택하고 있는 가상 7.1채널 기능은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으로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 물론 드라이버 10개를 탑재한 리얼 7.1채널 헤드셋도 좋지만 성능 차이 대비 가격대가 높아 PC방에서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마이크로닉스 모프 MH2는 3만 원대의 가격으로 성능과 더불어 PC방에서 게이머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춘 게이밍 헤드셋이다.

헤드밴드는 부드러운 듯 탄력적이어서 머리에 꼭 맞는다
오묘하게 빛나는 RGB 라이트가 모프 로고를 빛낸다
오묘하게 빛나는 RGB 라이트가 모프 로고를 빛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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