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3월호(통권 37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선택의 폭이 다양한 일반 소비자와 달리 PC방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하드웨어는 대부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과유불급이란 사자성어가 이토록 어울릴 수 없을 만큼, 꼭 필요한 수준의 성능만을 추구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장사의 기본에 매우 충실해야 하기 때문이다.

PC방 PC 성능의 끝은 그래픽카드지만, 시작은 CPU다. AMD와 INTEL 모두 PC방에서 많이 사용하는 주력 제품은 한두 가지로 귀결되는데, 가장 늦게 출시된 라인업 가운데 PC방 선호도 1순위는 INTEL 코어 i5-12400F 앨더레이크 프로세서, AMD 라이젠 5 5600X 버미어 프로세서다. 같은 수준의 부품으로 구성했을 때 PC방에서 더 강력한 시스템은 어느 쪽일까?

무난하지만 무난하지 않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격비교사이트의 견적 시스템에서 가장 비싼 하드웨어들로만 구성한 견적을 짜 봤을 것이다. 그래픽카드 가격이 급등한 현재 RTX3090 기반으로 시스템을 꾸미면 모니터와 게이밍 기어까지 2,000만 원을 넘기는 건 일도 아닐 만큼 값비싼 부품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PC방에서는 그저 과유불급일 뿐이다. 컴퓨터 부품은 다다익선, 고고익선 등이 어울리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성능 차이가 줄어들면서 투자한 금액 대비 도출되는 성능이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소위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이다. 초고가 시스템의 PC 한 대보다는 무난하면서도 충분한 성능을 뽑아낼 수 있는 PC 10대가 더 나은 선택인 이유다.

PC방의 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세서의 연산 능력도, 케이스의 예쁜 생김새도 아니고, 결국은 게임 성능이다. 그래서 AMD와 INTEL의 가장 보편적이고 PC방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CPU를 가지고 시스템 성능을 측정해보기로 했다.

현재 가격비교사이트 최저가 기준으로 AMD 라이젠5 5600X 프로세서는 24만 원대, INTEL i5-12400F 프로세서는 22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어 가격대가 비슷하다. 두 제품 모두 정품 쿨러를 포함하고 있는데, 별도의 CPU 쿨러를 사용하는 경우 기본 제공되는 쿨러는 모두 1만 원가량에 중고로 판매할 수 있다.

테스트 시스템은 PC방 ‘최애’ 하드웨어로
CPU와 함께 조합하는 메인보드는 AMD와 INTEL 모두 PC방에서 선호하는 ASRock의 엔트리 라인업으로 구성했다. AMD 5600X는 ‘A520M-HDVP 디앤디컴’, INTEL 12400F는 ‘H610M-HDV/M.2 D4 디앤디컴’이다. 메모리는 DDR4-2666 16GB(8×2), 저장장치는 2.5인치 SSD, 파워서플라이는 마이크로닉스 캐슬론 M 750W 제품으로 준비했다.

그래픽카드는 CPU를 비롯한 하드웨어 성능에 하한선을 높이고 최대한의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 ‘이엠텍 지포스 RTX3070Ti BLACK EDITION D6X 8GB’ 제품을 사용했다. 이엠텍 RTX3070Ti는 베이스 1,575MHz, 부스트 1,770MHz 속도로 QHD 해상도의 144Hz 모니터로도 그래픽옵션을 상당히 높일 수 있는 고성능 제품이다.

테스트에 사용한 이엠텍 RTX3070Ti 그래픽카드
AMD 시스템은 A520 칩셋 메인보드를 사용했다
H610 메인보드로 테스트한 INTEL 시스템

시스템 성능, CPU 자체 성능은 12400F 우세
두 CPU의 구성은 6코어 12쓰레드로 동일하고, 설계전력도 65W로 같다. AMD 5600X는 기본 3.7GHz, 최대 4.6GHz 속도로 동작하고, L3 캐시메모리는 32MB다. INTEL 12400F는 기본 2.5GHz, 최대 4.4GHz로 동작하고, L3 캐시메모리는 18MB다.

모든 테스트는 같은 항목 테스트를 3회 진행하고 중간값을 도출했다. 먼저 CPU-Z 벤치마크 점수는 5600X 싱글 630.1점, 멀티 4,756.7점, 12400F 싱글 665.3점, 멀티 4.976.5점을 기록했다. 시네벤치 R20의 결과는 5600X 싱글 595점, 전체 4,161점, 12400F는 싱글 650점, 전체 4,613점으로 나타났다. CPU 자체 성능은 12400F가 다소 앞섰다.

이어 시스템 전체 성능 테스트에 3DMark의 Fire Strike, Time Spy, Port Royal 등 3가지를 활용했다. 종합 점수는 5600X이 Fire Strike 2만8,909점, Time Spy 1만2,837점, Port Royal 8,600점을 기록했고, 12400F는 Fire Strike 2만7,123점, Time Spy 1만3,490점, Port Royal 8,690점을 기록했다. Fire Strike 테스트에서의 피직스, 컴바인 스코어는 5600X가 각 2만4,209점, 1만2,724점, 12400F가 각 2만3,436점, 9,514점을 기록했다.

5600X 3DMark Fire Strike 테스트 결과
12400F 3DMark Fire Strike 테스트 결과
CPU-Z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시네벤치 R20 테스트 결과

게임 성능, 온라인·패키지 게임 모두 5600X 우세
원래는 메모리 오버클럭이 가능한 A520M 메인보드에서 16GB 메모리를 약 10~15%가량 오버클럭해 테스트를 진행하려 했다. INTEL H610 메인보드에서는 메모리 오버클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 성능을 비교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PC방에서 가장 중요한 게임 테스트를 진행하니, 굳이 RAM 오버클럭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 게임은 <배틀그라운드>와 <로스트아크>, 패키지 게임은 <쉐도우오브툼레이더>와 <메트로 라스트라이트>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 5600X 기반 PC가 다소 앞서는 결과가 도출됐다.

<배틀그라운드>는 8×8km 맵 ‘태이고’에서 낙하 시점부터 5분간 플레이한 리플레이 영상을 활용했다. 테스트 결과 5600X의 프레임레이트는 최소 177, 최대 354, 평균 262.7을 기록했고, 12400F는 최소 188, 최대 472, 평균 244.9를 기록했다. 12400F 기반 PC는 최저/최고 프레임 수치는 높았으나 프레임 드랍이 5600X PC보다 잦아 평균 프레임레이트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로스트아크>는 컷신을 돌려볼 수 있는 회상의 서 중 ‘영웅의 길 - 영광의 벽 - 실리안의 선언’, ‘군단장 레이드 - 몽환군단장 아브렐슈드 - 악몽을 직시한 아브렐슈드’ 등 2개 구간을 테스트했다. 두 번째 구간은 2개의 컷신이 이어지는 형태로, 재생 시간은 약 106초, 96초 정도다.

1번 컷신에서 5600X의 프레임레이트는 최소 102, 최대 352, 평균 188.4, 12400F는 최소 108, 최대 309, 평균 181.3을 기록했다. 2번 컷신은 5600X 최소 206, 최대 408, 평균 276.1, 12400F 최소 181, 최대 404, 평균 247.5를 기록했다. <로스트아크> 테스트에서는 5600X PC에서 최대 프레임이 더 높게 측정됐고, 평균 프레임 역시 12400F 대비 더 높았다.

패키지 게임에서는 두 PC의 결과가 엇갈렸다. <쉐도우오브툼레이더>에서는 ‘가장 높게’ 옵션으로 테스트한 결과 5600X 평균 165FPS, 12400F 평균 161FPS로 측정됐다. 그러나 최적화가 좋지 못한 <메트로 라스트라이트>에서는 5600X가 평균 147.61FPS, 12400F가 평균 151.78FPS로 측정됐다. <메트로>의 벤치마크 테스트는 프레임레이트의 변화율을 그래프로 볼 수 있는데, 최고 및 최저 프레임율의 변동 폭은 5600X PC가 좀 더 적었다.

온라인 게임 최적화 환경, 최종 승자는?
사용자마다 용도와 목적이 다른 만큼 어떤 시스템이 더 우위에 있는지를 가리는 것은 객관적이지 못한 일이다. 하지만 PC방만큼 컴퓨터의 용도가 분명한 상황에서는 가격 대비 성능 효율을 높이기 위한 비교분석이 요구된다. 같은 메모리, 같은 그래픽카드를 사용한 PC의 게임 성능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다. 아직 AMD CPU의 PC방 점유율이 더 높아질 여지가 충분한데, 어떤 선택을 할지는 PC방을 운영하는 업주의 몫이다.

다만 주목할 점은 메인보드의 가격이다. A520 칩셋 메인보드는 2020년 3분기경 출시된 이후 가격이 안정돼 저렴하게는 6만 원대에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인텔 12세대용 H610 칩셋 메인보드는 공급과 별개로 지난 1월 출시되면서 아직 가격대가 11만 원대 이상에 형성돼 있다. CPU 가격이 약 2만 원가량 차이가 나지만 메인보드에서 가성비를 흡수하면서, AMD CPU 기반 PC를 좀 더 저렴하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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