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2월호(통권 37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시작된 2020년 초, 그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여름이 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날씨가 더워지면 바이러스 활동이 둔화된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언론보도가 쏟아져나왔기 때문이다. 여름엔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 이유와 같다고 했다. 1차 대유행 당시에는 자영업종에 대한 규제도 없었다.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신천지발 1차 대유행 이후 2020년 7월 사랑제일교회발 2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PC방 업주들에게 직접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정부가 감염병 예방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집합금지와 영업제한이었기 때문이다. 해외 각국에서 계엄령과 같은 셧다운 조치를 내리는 상황에도 우리나라는 자영업종에 대한 시설을 규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사실 이때까지도 코로나19가 이렇게 오래 갈 줄 몰랐다.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서 대유행이 시작됐지만 그 또한 금세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해외에서 터져나왔다.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한 것이다. 2020년 10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델타’가 우리나라에 퍼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자 확진자가 더욱 빠르게 늘어났고, PC방 업계는 천신만고 끝에 집합금지에서 제외됐지만, 다시금 영업제한을 받아 2020년 말부터 2021년 초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때까지도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코로나19 장기화가 필연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집합금지와 영업제한 조치가 계속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십 명에서 많아야 100여 명 안팎의 규모로 줄어들면서 이 정도면 모든 규제를 풀고 감기처럼 관리하는 형태로 전환해도 된다며 ‘위드코로나’ 여론이 등장했다. 그런데 2021년 여름 다시 4차 대유행이 시작됐고, PC방에는 또다시 영업제한 조치가 있었다.

결국 자영업·소상공인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혹독한 영업제한이 장장 16주 동안이나 이어졌기 때문이다. 2021년의 절반 이상을 영업제한 속에서 버텨야 했다. 절망적인 아우성이 전국 곳곳에서 흘러나왔고, 그렇게 염원하던 손실보상법이 처리되면서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 와중에 신규확진자 수가 다시 2,000명대까지 늘어나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은 어렵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하지만 희망은 있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도 몰랐다.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할지는…. 이번에는 오미크론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넘어간다던 정부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12월 중순부터 다시금 영업제한이 시작됐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은 감염 확산 속도가 빨라 강력한 방역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일 신규확진자 수 1만 명을 훌쩍 넘기고 있다. 그동안 시설을 규제하면 나아졌던 수치들이 거꾸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답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볼 때 이른 시간에 영업제한 조치가 해제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한동안은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려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척박한 환경이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몸을 추슬러 일어서야 할 때다.

이제는 전국 모든 PC방 업주들에게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반복되는 정부의 규제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적합한 보상과 규제 완화 요구다. 이미 정부는 그동안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이 주도한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있다. 정책자금을 활용한 금전적 지원은 물론, 감염병예방법 처벌 수위 완화를 비롯해 거리두기 단계 발동 시 신규확진자 규모가 아닌 위중증 환자 규모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미 발생한 막대한 피해에 대해 일정 부분 보상을 해준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영업환경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코로나19의 장기화, 코로나19와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일상을 바탕에 깔고,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PC방은 가상화폐 채굴을 통해 떨어진 매출을 일부라도 보전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결국 고성능 그래픽카드 도입 등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가능한 얘기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는 대규모 투자로 신규 PC방을 창업해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더 깊은 고민과 경쟁력의 디테일이 코로나19 이전의 천편일률적인 신규 PC방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이제는 깊은 고민과 과감한 실행만이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경쟁력 없는 PC방은 계속해서 문을 닫고 있고, 경쟁력을 확보한 PC방은 힘겨움 속에서 상황을 잘 버텨가고 있다. 결국 정답은 투자고, 지금까지 이 진리는 변하지 않았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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