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트럭시위로 촉발된 게임업계 연쇄 파동으로 만년 ‘을’의 위치에 있었던 게임 이용자들의 위상이 격상했던 해로 평가받고 있다. PC방 인기 게임들도 과거와 달리 이용자들의 불만 정도에 따라 순위가 뒤바뀌는 시대가 왔다. 게임 이용자들의 입김이 강력했던 지난해, 과연 올해도 그 힘이 지속될 수 있을까?

지난해 1월 초 <페이트: 그랜드오더> 이용자들이 게임사에 대한 불만의 표현으로 시작되었던 트럭시위. 이를 기점으로 <리니지M>과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등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다양한 게임에서 이용자들의 트럭시위가 연쇄적으로 진행됐다. 일명 ‘2021년 게임업계 연쇄 파동’으로 불리는 일련의 의사표현 과정을 통해 게임 이용자들은 그동안 만년 ‘을’의 입장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그동안 게임 이용자들은 자신들이 소비하는 게임에 대해 불만이 있더라도 의견을 모아 개선을 요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이용자들의 연령과 성별, 그리고 놓여진 상황이 각자 다른 것이 주 원인이었으며, 특히 게임 서비스 방향에 따라 이득을 취하는 이용자와 불이익을 당하는 이용자가 갈린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기도 했다.

국내 게임사들도 이와 같은 이유로 특정 이용자층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기 보다는 보편적인 보완과 수정에 몰두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되면서 게임사들이 이용자들과의 소통에 소극적이라는 고정관념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연쇄 파동의 여파는 PC방에도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PC방 게임 점유율에서 TOP5를 위협하며 준수한 성적을 거뒀던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트럭시위와 함께 대규모 이용자 이탈을 겪었고, PC방 게임 점유율 순위에서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게임 이용자들이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진행하면서 게임사들도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이용자와의 소통에 적극 나서는 방향으로 전개됐으며, 이 추세는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게임 이용자들의 커진 존재감이 올해에도 이어질지가 관건인데, 이러한 점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 지난달 진행됐던 게임사들의 쇼케이스라 할 수 있다.

PC방 인기 게임들 중 지난달 진행됐던 겨울 쇼케이스는 크게 <로스트아크>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를 꼽을 수 있다.

<로스트아크>는 8시간이 넘는 시간을 편성해 쇼케이스를 진행했으며, 금강선 디렉터가 실시간으로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연출해 호평을 받았다. <던전앤파이터>도 마찬가지로 윤명진 디렉터가 직접 나서 소통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용자들이 줄곧 요구해왔던 부분을 짚어가며 개선사항과 로드맵을 제시해 좋은 평가를 얻었다.

반면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1시간 정도 분량의 쇼케이스를 진행했는데, 녹화방송이라는 단점과 더불어 신규 장비와 업데이트 로드맵에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속출하는 결과를 낳게 됐다. 이에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총괄 디렉터는 공지를 통해 오는 1월 5일 오후 Q&A를 진행하는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이용자 불만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겨울 쇼케이스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게임 이용자들의 영향력은 지난해와 비교해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PC방 인기 게임들도 게임사의 대응에 따라 위치가 급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올해에도 게임 이용자들이 어떠한 반응을 나타내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트럭시위 (아이러브PC방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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