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2월호(통권 37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에서 생존 장르 게임은 비주류로 통한다. 장기간에 걸친 준비 작업과 더불어 베이스기지를 세우기 위한 위치선정 싸움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단시간에 결판이 나는 짧은 호흡의 게임이 대세인 PC방과의 궁합이 좋지 않은 편이다.

최근 리얼리티매직이 개발하고 있는 <디스테라>가 2차 CBT를 진행하면서 정식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존 장르 게임에 FPS 요소를 듬뿍 가미한 이 게임은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세상에 공개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생존 장르 신작 소식은 PC방 업계에서 큰 관심이 없을 법도 하지만, <오딘>을 통해 실력을 검증받은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기에 기대가 남다르다. 크래프팅 생존 FPS <디스테라>는 과연 어떤 게임일까?

생존 게임에 의식주는 기본
리얼리티매직이 개발 중인 <디스테라>는 지난해 12월 카카오게임즈와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며 <테라파이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올해 3월 <디스테라>로 정식 명칭 변경을 거친 뒤 두 차례에 걸쳐 CBT를 진행했다.

<디스테라>는 ‘디스토피아’와 ‘테라’의 합성어로, 황무지가 된 지구에 남겨진 게이머가 홀로 혹은 함께 힘을 모아 성장하는 특징을 가진 생존 게임이다. 언리얼4 엔진으로 개발된 이 게임은 싱글플레이는 물론 대규모 멀티플레이도 지원하며 허기짐과 목마름, 방어구와 무기제작, 기지구축까지 생존게임의 요소를 모두 갖췄다.

생존게임인 만큼 먹고 마시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게임 시작과 함께 필드에 분포돼 있는 동식물을 채집·사냥해 식량을 파밍해야 하며, 강이나 웅덩이 같은 안정적인 물 공급처도 확보해야 한다. 배가 고프다고 날고기를 먹었다간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현실처럼 불에 굽는 등 요리하는 것도 필수다.

배를 채웠다면 이제 은신처를 구축해야 한다. 대규모 멀티플레이를 지원하기 때문에 기지 건설에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기지 건설 측면에서는 <러스트> 및 <아크서바이벌>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첨단 과학 장비 느낌이 물씬 풍기는 건설 텍스쳐를 보다 보면 해양 생존게임 <서브노티카>에서 기지를 건설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기지는 건설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쓸데없이 부식이 진행되기 때문에 부식방지 기능을 깜박하고 켜두지 않으면 건물이 빠르게 무너져 버리는 불상사를 겪을 수 있다.

생존 요소는 거들 뿐, 싸움에 집중했다
여타의 생존게임들이 다소 불친절한 시스템을 채용한 것과 달리 <디스테라>는 ‘라디오그램’을 활용해 게임의 요소들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라디오그램은 게이머 근처의 오브젝트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포팅 시스템으로, 주변에 파밍 가능한 자원이 어떤 것이 있는지 화면상으로 표시해주거나 디테일한 정보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라디오그램 덕분에 게이머들은 생존에 필요한 자원 수급에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생존에 신경을 덜 쓰게 된 만큼 다른 게이머들과의 경쟁 즉 ‘총싸움’에 집중하는데 힘을 더 쏟을 수 있게 됐다. 게임 장르가 생존 게임인 만큼 다른 게이머들과 싸움에서 승리한 후 약탈하는 것이 승패에 큰 갈림길이 될 수 있다.

<디스테라>는 생존게임이면서 엔드게임적 요소도 들어있다. 맵 특정 지역에 자리 잡은 연구소를 점령해 기후를 조정하거나 인공지진을 발생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무시 못 할 화력을 지닌 세력이 기지에 자리를 잡고 방어만을 펼치고 있을 때 인공지진으로 적 기지를 무력화하는 전략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디스테라>를 구동하기 위한 권장 사양으로 인텔 i7-9700 혹은 AMD Ryzen5 3600X 급의 CPU가 필요하며, 지포스 RTX 2070 혹은 라데온 RX 5700XT 급의 그래픽카드가 요구된다. 평균적인 PC방에서 최상옵션으로 구동하기에는 살짝 무리가 있는 수준이다.

올해 안에 얼리액세스를 목표로 개발 중인 <디스테라>는 게임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혼자보다는 다수가 유리한 환경을 유도해 흥행의 밑바탕은 갖춘 모습을 보여줬다. 향후 크래프팅 생존 장르로서 PC방 좌석을 얼마나 점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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