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일하는 PC 구성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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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일하는 PC 구성품들
  • 승인 2021.11.26 10:57
  • 정환용 기자
  • itman@ilovepcb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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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 아이러브 PC방 11월호(통권 37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조립 PC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CPU, 그 다음은 그래픽카드와 메인보드 정도다. 램, 파워서플라이, 케이스 등도 뒤따라오고, 케이스를 벗어나 모니터와 게이밍 기어 등 주변장치도 중요하다. 하지만 하드웨어를 구성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부품들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컴퓨터가 제대로 구동하기 위해서는 본체 내부의 열을 효율적으로 배출시켜야 한다. CPU와 GPU에서 가장 많은 열이 발생하는데, CPU 쿨러의 경우 프로세서와 닿는 부분에 도포하는 서멀컴파운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쿨러가 프로세서로부터 빼앗은 열기는 본체 밖으로 배출시켜야 하는데, 이는 본체 사방에 장착된 쿨링 팬이 담당한다.

이밖에도 쿨러의 히트파이프 속에서 열을 전달하는 냉매, 열기를 효율적으로 분산·배출하는 방열판 등 열 배출을 위해 일하는 다양한 구성품들이 컴퓨터를 지켜주고 있다.

열을 빼앗는 첫 번째 관문, 서멀컴파운드
프로세서 상단을 덮고 있는 히트스프레더는 프로세서로부터 발생한 열을 모아 외부로 배출시키는 임무를 담당한다. 그런데 CPU만 장착돼 있고 히트스프레더의 열 배출을 공기의 흐름에만 맡기면 열기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해 프로세서를 손상시킨다. 때문에 컴퓨터는 CPU 쿨러가 연결돼 있지 않으면 아예 작동하지 않는다. 쿨러 연결 여부는 CPU 장착부 주변의 4핀 커넥터로 인식한다.

CPU의 냉각은 단순히 본체 외부에서 끌어들인 찬 공기를 이용해 열기를 분산시키는 구조다. 프로세서에서 발생한 열의 이동 경로는 히트스프레더 → 쿨러의 베이스  → 히트파이프의 냉매 → 알루미늄 방열판 → 쿨러의 쿨링 팬 → 본체 상단·후면의 쿨링 팬 순서다. 추운 겨울에 PC방의 난방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는 것은 PC가 내뿜는 열기 덕분이다.

프로세서에서 발생하는 열을 낮춰주지 않으면, 컴퓨터는 회로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코어의 동작속도를 낮춰 열을 줄인다. 제대로 냉각시켜주지 않으면 컴퓨터의 속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위의 열 이동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것이 빠져 있다. CPU의 히트스프레더와 쿨러의 베이스는 제조과정에서 최대한 평면으로 제작하지만, 물리적으로 완전히 평평하게 제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게다가 공랭 쿨러는 베이스 사이로 납작한 히트파이프 3개 정도가 지나가는데, 각각 다른 소재로 제작된 베이스는 히트스프레더와 맞닿았을 때 미세한 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틈을 빈틈없이 막아 프로세서의 열을 효율적으로 쿨러로 전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유체 물질인 서멀컴파운드다. 흔히 서멀구리스, 서멀페이스트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 물질은 실리콘 오일과 산화 알루미늄, 금속 입자 등 다양한 성분으로 만들어진다. 서멀컴파운드는 일반적인 공기 열전도율보다 최대 500배까지 높은 열전도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프로세서와 쿨러 사이에 필수로 발라야 하는 아이템이다.

서멀컴파운드는 일반 사용자가 볼 수 없는 곳에도 발라져 있다. 소위 CPU ‘뚜따’(뚜껑 따기)를 하면 히트스프레더와 코어 사이에도 서멀컴파운드가 도포돼 있다. 코어와 히트스프레더가 완전히 붙어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CPU 위에 바르는 것과 같은 이유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여기서 인텔과 AMD CPU의 차이가 드러난다. AMD는 2017년 출시된 라이젠 시리즈부터 모든 CPU에 솔더링을 적용하고 있다. 솔더링은 히트스프레더와 코어 사이를 서멀컴파운드가 아니라 인듐으로 납땜하는 방식으로, 단가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서멀컴파운드보다 열 전달 효율이 높다. 하지만 인텔은 8세대 프로세서까지 솔더링을 하지 않고 있다가 9세대부터 다시 솔더링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서멀컴파운드의 수명은 무한하지 않다. 보통 조립PC를 구입하면 다른 CPU나 쿨러를 교체하기 전까지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오래 방치하면 서멀컴파운드가 굳어 가루가 퍼지기도 하고 다시 틈새가 생겨 냉각성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저렴한 제품을 사용했다면 1년에 한 번은 재도포해 주는 것이 좋고, 고성능 제품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2년 주기로 작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서멀컴파운드는 히트스프레더와 쿨러 베이스 사이의 빈틈을 메워주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주사기 형태의 제품이 가장 일반적이다

진동과 소음을 잡아라, 쿨링 팬
프로세서로부터 제대로 열을 빼앗았다면 남은 것은 내부에서 더워진 공기를 본체 밖으로 배출하는 일이다. 찬 공기를 끌어들이는 것과 함께 이 작업은 쿨링 팬이 담당한다. 과거에는 본체의 측면에도 140~160mm 크기의 쿨링팬을 장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전면과 하단에서 찬 공기를 끌어들이고 상단과 후면으로 더운 공기를 배출하는 것이 일반적인 구조다.

단순히 생각하면 쿨링 팬을 최대한 많이 장착하면 될 것 같지만, 케이스의 크기와 공기 흐름을 따져보면 다다익선이 정답은 아니다. ATX 크기의 케이스에서는 120/140mm 쿨링 팬 기준으로 전면 2개로 공기를 흡입하고 상단 2개와 후면 1개로 배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성능 시스템을 탑재하는 PC방 케이스에서는 전면과 상단에 팬을 3개씩 배치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케이스 측면 커버를 모두 열어놓으면 열 발산이 좀 더 효과적이다. 주변의 공기 전체를 흡기와 배기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데다가, CPU 쿨러와 그래픽카드가 외부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정이나 사무실과 달리 100여 대 이상의 PC를 운용하는 PC방의 특성상 커버를 열어놓고 사용하는 것은 무리다. 게다가 최근에는 시스템 책상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쿨링 팬의 중요도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쿨링 팬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는 날개가 아니라 베어링에 있다. 일반적인 볼베어링에 이어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것은 유체베어링으로, 윤활 역할을 하는 오일이 베어링과 샤프트를 분리해 마찰이 적고 소음도 적다. 가격대는 일반 볼베어링 제품 대비 약간 비싸지만, 쿨링팬 수백 개가 만드는 PC방 소음을 줄이고 팬의 수명을 높여주기도 하는 일등공신이다.

모든 쿨링 팬의 수명이 같을 수는 없고, 동작 시간과 환경에 따라 수명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간혹 내부의 케이블이나 선 정리용 케이블타이에 걸려 팬의 날개가 손상될 수도 있고, 베어링의 수명이 다해 회전 반경이 틀어지며 소음이 생길 수도 있다. 본체를 관리할 때 열기뿐 아니라 소음에도 귀를 기울이며 꾸준히 소음 관리를 하는 것도 좋은 환경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다.

유체베어링을 사용한 쿨링 팬들
유체베어링을 사용한 쿨링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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