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임기 연장위해 온라인에서 진행된 인문협 임시총회 파행
카카오톡 투표에서 전국 대의원 70%가 임원 임기 연장 찬성, 세대교체 포기
온라인 임시총회 폐회 후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투표로 처리, 절차상 문제 논란 남아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김병수, 이하 인문협)는 지난 10월 21일 개최된 온라인 임시총회가 파행을 겪은 후 전국 대의원 카카오톡 단체방을 만들어 투표를 강행, 임원 임기를 2회로 제한하고 있던 기존 정관을 제한 없이 연임이 가능하도록 개정하자는데 전국 대의원 70%가 찬성하면서 세대교체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문협 정관에서 임원의 임기를 2회 연임으로 제한했던 이유는 중앙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각 지부·지회장이 장기집권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1세대 PC방 업주들의 염원이 담겼던 내용이다. 하지만 이번 정관 개정으로 이 같은 전통이 물거품이 됐다.

앞으로는 중앙회장 뿐 아니라 전국 지회·지부장의 장기집권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이며, 세대교체에 극히 소극적으로, PC방 업계의 권익 향상을 위한 사단법인의 의욕적인 모습 또한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결국에는 인문협 조직 전체가 시대의 변화를 따르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구태의연해진 조직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임원의 임기를 2회로 제한을 둔 것은 선진적인 문화다. 역사가 긴 일부 사단법인의 경우 임원 임기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현재는 집행부 연령대가 70~80대를 형성하고 있다. 해당 사단법인의 이사회와 총회를 직접 취재해 본 결과 60대는 젊은 편에 속했다. 심지어 전국 조직의 임직원들 연령대도 60~70대로 실무를 진행하기에 지나치게 고령인 경우가 많다.

집행부의 연령대가 높아지면 시대의 흐름을 읽는데 어려움이 크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활동력이 떨어져 시급한 현안에 대처가 늦어진다. 결국 해당 업종에서는 사단법인의 평판이 땅에 떨어졌으며, 회원 수와 회비가 급감하고 있고 임원들의 사퇴 또한 줄을 잇고 있다. 이번 인문협의 임원 임기 연장 시도는 모 사단법인이 세대교체에 실패한 패착을 답습하는 꼴이다.

더구나 임시총회의 진행에도 문제가 많았다. 온라인으로 진행됐지만 접속 장애 등이 발생해 원활한 진행이 어려웠고, 투표 절차에 대한 이견도 많았다. 누가 얼마나 투표를 했는지 확인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이견 차이가 심하게 발생해 김병수 중앙회장이 결국 폐회를 선언했지만, 21일 오후 늦게 카카오톡에서 투표를 진행하겠다며 단톡방이 개설되기도 했다.

결국 이번 임시총회 결과는 카카오톡 단톡방에서의 투표로 결정된 것이다. 정관 개정을 승인해야 할 문화부가 이를 인정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미 전국 대의원 70%가 찬성한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새롭게 임시총회를 진행하더라고 동일한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존재감이 없어진 인문협은 세대교체 대신 장기집권 체제를 결정하며 스스로 ‘고인물’의 길을 택했다. 이 때문에 PC방 업계는 앞으로 대표 사단법인의 고령화와 장기집권 체제의 집행부로 인한 부작용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최장 임기의 인문협 중앙회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김병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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