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가격 상승, 칩 생산공장 가동 전까지 막기 어려울 듯

자동차용 시스템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시작된 전 세계 반도체 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 CPU와 GPU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인상이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시장조사기관은 이 사태가 2023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AMD 리사 수 CEO는 전 세계가 겪고 있는 반도체 부족 현상이 2022년 하반기에 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재의 심각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반도체 칩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심각한 공급망 병목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반도체는 연산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 기억을 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로 나뉘는데, 현재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시스템 반도체다. 당초 자동차 업계에서 시작된 반도체 부족 현상은 반도체의 수요가 공급량을 넘어서면서 IT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AMD 리사 수 CEO는 이 현상에 대해 캘리포니아 베벌리 힐스에서 열린 코드 컨퍼런스에서 “원래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거나 그 반대인 경우는 항상 있어 왔다”고 언급하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다”며 생산 능력의 확장에 따라 점진적으로 부족 현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사 수 CEO에 따르면 새로운 반도체 공장 설립에는 18~24개월이 소요된다. AMD를 비롯해 인텔,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에 대한 투자를 1년여 전에 시작했다 하더라도, 시기적으로 생산량 증가 효과가 시장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의미다.

거대 IT 기업들의 의견도 마찬가지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반도체 위기가 단기적 문제라며 2022년에는 끝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이는 늘어나는 칩 제조공장들이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는 시기를 뜻한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 관계자는 이 사태가 2023년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인텔, AMD, 엔비디아 등 CPU와 GPU를 생산하는 3대 PC 하드웨어 기업도 이 상황을 피해가기 어렵다. 비록 TSMC를 위시한 반도체 기업들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차량용 반도체에서 PC 하드웨어로 생산 분량을 옮겼다 하더라도, 전 세계 PC 프로세서 특히 그래픽카드의 출하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가상화폐 채굴 붐이 더해지며 그래픽카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현상은 점점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서 CPU의 가격 상승 폭은 크지 않다. 인텔 코어 i5-11400 프로세서는 7월 초 24만 원대에서 현재 26만 원대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그래픽카드는 상황이 심각하다. RTX3060 제품 중 하나는 8월 초 62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97만 원대 이상으로 50% 이상 폭증한 상태다. 속속 출시되는 고사양 게임에 대응하기 위해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 PC방 업주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AMD 리사 수 CEO(사진: A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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