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비대위는 경찰의 강제해산 유도에 거센 항의
현장 참가자들 “경찰이 헐리우드 액션, 의도된 퍼포먼스가 분명”

경찰이 다시 한 번 김기홍 공동대표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이번에는 지난 9월 16일 합동분향소 설치 과정에서 경찰 한 명이 김기홍 대표로부터 밀쳐져 쓰러진 후 병원에 실려갔다며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서는 해당 경찰의 헐리우드 액션이라는 시선이 대부분이었으며, 이에 집행부의 거센 항의가 있었다.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는 사건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공동대표 김기홍, 이하 비대위)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지난 9월 16일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 합동분향소 설치하는 과정에 발생했다.

당시 비대위는 16일 오후 2시 국회 정문 앞 대로변에 합동분향소 설치를 시도했으나 첩보를 통해 미리 내용을 파악한 경찰은 분향소 설치 전부터 병력을 대거 투입해 일대를 봉쇄했다. 더구나 분향 물품을 조달하는 차량을 경찰차로 앞뒤를 막아 움직임을 차단했고, 비대위가 철수를 결정한 이후에도 경찰은 서울 밖까지 분향 물품 차량을 추적한 바 있다.

일시적으로 현장에서 철수했던 비대위는 같은 날 오후 7시경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 천막을 설치하면서 분향소 자리를 확보했다. 그러나 경찰은 즉시 병력을 투입해 천막을 완전히 봉쇄했고, 이 과정에서 비대위와 경찰의 극심한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 속에서 경찰 한 명이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것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경찰이 병력을 이용해 천막을 봉쇄하자 비대위 집행부 중 한 명이 개인 짐을 찾기 위해 봉쇄된 천막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찰이 집행부 관계자를 먼저 밀쳤고, 이를 목격한 일행이 거세게 항의하며 몸으로 미는 과정이 있었다. 이 때 전면이 아닌 그 뒤에서 채증을 하던 경찰이 쓰러졌다. 다수의 목격자들은 뒤에 있던 또 다른 사람이 쓰러지는 경찰을 받쳤는데도 불구하고 일부러 쓰러지려는 의도가 다분했다고 전했다.

이에 당시 현장에 있던 비대위 관계자들과 조문객들은 울분을 쏟아냈다. 천막 안 분향소 설치 공간에 대한 경찰의 봉쇄에 항의하는 것은 물론, 경찰 공무원이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상황 자체에 대해 강제해산의 명분을 얻으려는 경찰의 의도적인 퍼모먼스로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도 당시 경찰은 그동안 비대위가 진행했던 시위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고위급 현장 공무원이 아닌 천막을 봉쇄하기 위해 인간 띠를 두르고 있던 경찰들이 비대위 집행부와 언쟁을 벌인 것이다. 당시 경찰은 비대위가 폭력적이고 사회질서를 저해하며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김기홍 대표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비대위 관계자들은 이 같은 경찰의 대응이 그동안 몇차례 있었던 시위 현장에서 접할 수 없었던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경찰이 강제해산을 목적으로 비대위 집행부의 감정을 일부러 격앙시켜 물리적 충돌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구급차가 출동해 쓰러진 경찰을 실어 병원으로 이송한 것도 현장에 모인 취재기자들에게 비대위의 과격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경찰의 의도된 퍼포먼스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비대위 집행부는 과격시위로 몰아가려는 경찰의 의도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쓰러진 경찰 공무원은 동료들에게 연신 괜찮다는 의사를 표현하면서도 몸을 추스를 의지가 없는 듯 보였고, 현장에 있던 취재기자들은 구급차량이 등장한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결국 경찰의 김기홍 대표에 대한 내사는 경찰의 자영업·소상공인 탄압으로 밖에는 해석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합동분향소 설치와 운영을 시위행위로 판단하고 대응했지만, 정작 서울시는 분향소 설치를 통한 추모 행위를 불법행위로 보지 않는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경찰이 김기홍 대표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한다면 자작극 논란에 불씨를 당기며 전국 자영업·소상공인들의 분노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기홍 대표는 경찰 내사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경찰은 집시법 위반 행위로 간주하고 합동분향소 설치에 대응했지만, 당시 비대위도 집회가 아니라는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합동분향소 설치를 시도한 것”이라며 “경찰이 조사를 시작한다면 우리도 채증자료와 증인들이 많기 때문에 적극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당시 경찰의 헐리우드액션에 항의하고 있는 비대위와 경찰의 대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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