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9월호(통권 37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카우방’과 ‘조던링’으로 대변되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액션 RPG <디아블로2>가 21년 만에 그래픽과 시스템 리마스터링을 거쳐 <디아블로2: 레저렉션>(Diablo II Ressurected, 이하 디아2: 레저렉션)으로 돌아온다. 오는 9월 24일 출시 예정인 <디아2: 레저렉션>은 크게 향상된 그래픽으로 무장하고, 원작에서 게이머들의 불만이 높았던 창고 확장과 금화 자동 획득 등 편의성을 개선했다.

지난 8월 14일과 21일 각 나흘간 <디아2: 레저렉션>의 베타테스트가 진행됐다. 게임을 사전예약한 이용자들은 오픈베타 테스트보다 1주일 앞서 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이에 베타테스트 기간에 맞춰 PC방 PC와 유사한 보편적 사양에서 플레이해보면서 이 게임이 요구하는 사양을 확인해봤다.

‘바바리안’은 ‘야만용사’로, ‘네크로맨서’는 ‘강령술사’로
블리자드의 과거 명작에 대한 리마스터 소식은 언젠가부터 기대와 걱정이 반반씩 섞이게 됐다. e스포츠의 시작을 알린 1998년작 RTS 게임 <스타크래프트>는 2017년 향상된 그래픽으로 리마스터됐고, 2002년 출시된 <워크래프트 3>는 HD 리마스터 과정을 거쳐 2020년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로 새로워졌다.

기존의 작품을 즐겁게 플레이했던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그래픽으로 다시 찾아오는 작품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다만 4K 해상도 지원과 그래픽 요소의 향상과는 별개로 세부적인 그래픽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나 허술한 번역, 수정되지 않은 버그 등은 원작의 명성에 흠집을 내는 부분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특히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는 ‘사기’라는 비난이 쏟아질 만큼 실패한 리마스터 사례로 남고 말았다.

<디아2: 레저렉션> 역시 일주일 남짓 진행된 베타테스트를 체험한 게이머들의 반응은 기대와 걱정으로 양분됐다. 무엇보다 이전의 두 리마스터 사례에서도 제기됐던 현지화 정책은 <디아2: 레저렉션>에서도 똑같이 문제가 됐다. 캐릭터의 직업명을 ‘바바리안’에서 ‘야만용사’로, ‘어쌔신’을 ‘암살자’로 번역한 것은 적절하나, 번역에 일관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개선의 여지가 여실하다. 기존 명칭을 음역하는 것과 한국의 사정에 맞춰 완역하는 것의 선호도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은 어느 쪽이든 ‘제대로 된’ 번역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추억의 일곱 캐릭터들이 21년만에 꽃단장을 하고 돌아왔다

 

권장사양 GTX1060? FHD서 ‘높음’ 옵션 감당 어려워
<디아2: 레저렉션>의 권장사양은 현재 PC방의 평균 사양과 비슷하다. CPU는 인텔 i5-9400F, AMD 라이젠 5 2600,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GTX1060, AMD 라데온 RX5500XT를 요구한다. 램은 최소사양 8GB, 권장사양 16GB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PC방이 8GB 램을 2개 사용하고 있어 램에 대한 걱정은 없을 듯하다.

6코어 CPU는 인텔 i5 프로세서의 일반적인 구성이기 때문에 납득할 만한데, 그래픽카드 권장사양은 다소 의아하다. GTX1060은 그래픽 메모리 3GB 제품인지 6GB 제품인지 명시되지 않았고, RX5500XT는 그래픽 메모리 8GB다. 두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감안하면 GTX1060 6GB 그래픽카드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테스트에 사용한 CPU는 6코어 6쓰레드, 2.9GHz 속도의 인텔 i5-9400F, 2666MHz 속도의 DDR4 RAM 16GB(8GB×2) 기반의 PC다. 모니터는 일반 FHD 60Hz 제품이고, 그래픽카드는 GTX1060 3GB, RX6600XT 두 가지를 사용했다. 게임 내 옵션은 모든 사양을 최대한 높인 ‘가장 높음’으로 체크했다.

테스트 결과 <디아2: 레저렉션>이 상당한 고사양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GTX1060 그래픽카드 기반에서는 60프레임을 넘기기 어려웠고, RX6600XT를 사용했을 때는 60프레임은 넘겼지만 120은 넘기지 못했다.

<디아2: 레저렉션>을 제작자들이 원하는 네이티브 그래픽으로 즐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최고급 옵션을 적용한다면 PC방 모니터의 대세인 144~180Hz의 주사율에 100% 대응하기 어려워 보이고, RTX2070 이상의 그래픽카드가 있어야 FHD 144Hz 모니터의 성능을 모두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옵션을 ‘중간’ 정도로 설정하면 GTX1060 3GB 제품으로도 100FPS 이상을 낼 수 있어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위해서는 옵션 타협이 필요할 듯하다.

21년의 간극을 극복하는 그래픽의 개선은 리메이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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