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리 제품 가격 = 시간당 PC 이용 요금”

최근 PC방 업계는 새로운 수익 아이템을 찾는데 여념이 없다. 특히 PC방 업주들이 PC 이용 요금 외에 수익을 발생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먹을거리 상품이다. 유일하게 PC 이용 요금과 더불어 PC방의 수익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한 먹을거리 상품 판매는 이미 많은 PC방 업주들이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는 부분이다.

끓인 라면과 같은 경우 이미 보편적으로 PC방에 자리 잡은 상품이며, 겨울철 생각나는 어묵에서부터 테이크아웃 커피는 물론 아이스크림, 생과일주스, 볶음밥, 제빵식품, 생과일주스 등을 판매하고 있는 PC방이 많다. 더구나 먹을거리 상품 판매를 활용한 PC방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PC방 업계에서는 해당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영업 전략을 주목하고 있다.

한 PC방 프랜차이즈는 매장 내에서 수제 햄버거를 판매하는 방식을 접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또 다른 PC방 프랜차이즈는 고객이 PC를 2시간 이용하면 끓인 라면을 무료로 제공하는 영업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영업방침들은 PC방 업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기도 한다. 그동안 프랜차이즈의 이미지가 좋지 못했다는 점과 더불어,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PC방에서 먹을거리 상품 판매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방식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튀는 운영 방식을 제시하는 PC방 프랜차이즈가 있다면 엘피스존을 꼽을 수 있다. 엘피스존은 PC방을 찾은 고객이 먹을거리 상품을 구매하면, 그 구매 비용만큼 PC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다.

그렇다면 PC방 프랜차이즈 업체인 엘피스존은 어떤 전략으로 수익을 발생시킨다는 것일까? 먹을거리 상품 판매에 민감한 PC방 업주들을 위해 엘피스존 안산점을 방문해 직접 꼼꼼히 살펴보기로 했다.

인테리어
5층 전체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엘피스존 안산점은 엘리베이터가 곧 출입문이다. 중앙에는 평균적인 PC방 카운터의 크기에 2~3배 정도 큰 카운터가 자리 잡고 있는데, 모든 요금이 선불로 처리되기 때문에 엘피스존을 방문한 고객은 가장 먼저 카운터를 들르게 된다.

 

   
 

▲ 엘피스존 안산점의 카운터는 즉석에서 테이크아웃 커피나 제빵류를 판매하기 위한 설비를 갖추고 있어, 보통 PC방 카운터 보다 크다.

 

카운터를 중심으로 왼편으로는 독서 공간이 조성되어 있고 오른편에는 140여 대의 PC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심플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독서 공간은 PC방을 찾은 고객이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도 활용된다. 또한 벽면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어 PC방에서는 보기 힘든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한다.

 

   
 

▲ 엘피스존의 독서 공간은 PC방을 찾은 고객이 독서와 함께 휴식, 대기하는 공간이다. 탁 트인 전망이 눈에 띤다.

 

140여 대의 PC가 자리 잡고 있는 공간은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이 유리로 차단되어 절반씩 분리 운영되고 있었다. 커플석은 마치 특권을 누리는 듯 특별한 공간으로 인테리어 됐고 싱글석이 따로 조성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홀로 PC방을 찾은 고객에게도 특별함을 강조하고 있어 눈에 띠었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3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따로 조성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PC 좌석은 우드 콘셉트로 느낌을 살렸고 독서, 휴게 공간은 럭셔리한 느낌을 강조했다. 카운터는 제빵시설을 갖춰 즉석에서 빵을 구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으며,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것과 같은 먹을거리 상품 및 테이크아웃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커플석과 싱글석을 특별한 공간으로 조성하였으며, 플레이스테이션을 즐길 수도 있다.

 

독특한 운영방법
엘피스존의 기본적인 운영방침은 PC방을 찾은 고객이 먹을거리 상품을 구매하면 구매비용 만큼 PC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PC 이용 요금 보다는 먹을거리 상품 판매를 통해 매출을 증가시키는 콘셉트다.

그렇다면 엘피스존에서 판매하는 먹을거리 상품들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일반적으로 PC방에서 판매하는 컵라면, 과자류, 음료수 등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이러한 기본 상품들은 PC를 무료로 즐기는 것과는 별개로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이다. PC방을 찾은 고객이 먹을거리 상품 구매를 통해 PC를 무료로 즐기기 위해서는 엘피스존에서 판매하는 특별한 메뉴를 구매해야 한다.

 

   
 

▲ 일반적으로 PC방에서 판매하는 먹을거리 식품 뿐 아니라 아이스크림, 핫도그, 샌드위치, 돈가스, 각종 테이크아웃 커피와 생과일주스 등을 판매한다.

 

메뉴를 살펴보면 크게 아이스크림, 핫도그&샌드위치, 테이크아웃 커피, 생과일주스, 팥빙수와 각종 음료 상품으로 구분되어 있다. 아이스크림과 같은 경우 이탈리아 수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으며, 총 6가지 종류의 맛을 즐길 수 있다. 핫도그&샌드위치는 카운터의 제빵시설에서 갓 구워 판매되고 있고, 감자튀김과 수제 돈가스를 판매하는 것이 이색적이다. 이러한 상품들을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엘피스존이 PC방 뿐 아니라 휴게음식점으로도 등록을 했기 때문이다.

가격대는 그리 저렴하지 않다. 아이스크림의 경우 3,600원, 5,000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샌드위치는 4,600원, 핫도그는 5,000원, 수제 돈가스는 7,000원을 받는다. 커피 역시 4,600원에서 5,000원 사이로 받고 있으며, 생과일주스는 5,000원, 팥빙수 역시 5,000원, 체리에이드 및 레몬 에이드, 체리코크, 레몬코크와 같은 음료 종류는 4,600원을 받는다.

 

   
 

▲ 엘피스존은 판매하는 먹을거리 상품이 많아 이렇듯 메뉴판을 제작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지만 맛은 고급 브랜드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무엇으로 수익을 발생시키나?
취재 과정에서 만난 엘피스존 PC방 프랜차이즈 업체 남상혁 대표는 많은 PC방 업주들이 우려하고 있는 수익성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며 충분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먹을거리 상품에서 최대 83%의 마진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PC를 무료로 이용하더라도 충분히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남상혁 대표는 “엘피스존에서 판매하는 먹을거리 상품들을 시식해보면 다른 전문 브랜드의 식품들과 비교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며 “신선한 재료를 원가에 들여와 판매하기 때문에 최대 80% 이상의 마진은 물론, PC를 이용하는 방식 또한 정액 요금제가 시행됨에 따라 PC 이용 요금으로도 수익을 이끌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게임사와의 갈등, 만연한 출혈경쟁은 현재 PC방이 처해있는 위기 상황을 보여준다”며 “엘피스존은 이를 탈피하기 위해 과감하게 PC 이용 보다 먹을거리 상품 판매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PC방의 경쟁 상대는 경쟁 PC방이 아니라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나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될 것”이라며 “PC방 업계는 어떻게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고 이에 따라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먹을거리 상품에 차별성을 두는 PC방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엘피스존 PC방 프랜차이즈 남상혁 대표

 

엘피스존은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PC방 유료 게임들을 서비스하고 있다. 또 140여 대의 PC 운영뿐 아니라 먹을거리 상품도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3~4명의 근무자가 동 시간대에 움직인다. 철저하게 선불 회원제로 운영되면서 남은 시간을 적립해 주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며, 이러한 방법은 고객을 지속적으로 방문하도록 하는 단골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되고 있다.

과연 PC방 업계에서 통할까?
최근 예비 창업자들 사이에서는 PC방 프랜차이즈 업체를 피해 PC방을 오픈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프랜차이즈 업체를 통해 PC방을 창업하면 개인이 PC방 창업을 추진했을 때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PC방을 오픈한 이후에는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점들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엘피스존 안산점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PC방 업주는 어떤 입장일까? 해당 PC방 업주는 “엘피스존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영철학과 운영 방식에 공감을 했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업체를 통해 PC방을 창업하게 된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특별한 문제가 없고 충분한 수익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엘피스존 본사에 큰 불만은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원인은 식자재를 꾸준히 제공해야 하는 프랜차이즈 업체의 입장에서 PC방 업주와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꾸준한 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3개월 단위로 먹을거리 상품 메뉴의 구성이 변화되고 있다는 점은 프랜차이즈 업체가 지속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이러한 구조가 PC방 업주와 프랜차이즈 업체의 신뢰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일 오후 5시에 방문했던 엘피스존 안산점은 끊임없이 밀려드는 고객과 모든 PC 좌석이 꽉 차 다른 PC방으로 옮겨가는 고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일명 ‘대박 PC방’ 중 하나인 것이다. 하지만 엘피스존 안산점은 안산에서도 번화가의 중심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상권의 영향이 많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과연 새로운 운영 방식을 제시하는 엘피스존이 PC방 업계에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인지, 한 동안 PC방 업주들의 시선이 엘피스존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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