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채굴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그래픽카드 가격이 내년에도 안정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2021년 2분기 실적발표에서 GPU 부족 현상이 2022년에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암호화폐 채굴업자들에 그래픽카드 공급이 편중되면서 RTX3000 시리즈 그래픽카드 일부에 채굴 능력을 제한하는 채굴락(이하 LHR) 기능을 구현했지만, 여전히 수요가 일반 소비자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CFO 콜레트 크레스는 2분기 출하된 RTX3000 시리즈의 80% 이상이 LHR 모델이었지만, 여전히 소비자가격보다 비싸고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카드 공급 부족은 AMD도 마찬가지다. 최근 국내에 정식 출시된 RX6600XT는 초기 출하량 대부분이 암호화폐 채굴업자에게 들어가, 권장소비자가격이 40만 원대임에도 불구하고 70만 원 이상의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판매업체 역시 10여 곳에 불과하고 물량도 부족해, 가격이 안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LHR 기능이 적용된 그래픽카드도 잠시 가격이 하락하는 듯했다가 최근 다시 상승하는 추세다. 이는 한 채굴 프로그램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LHR 기능을 부분적으로 해제해 이더리움 채굴 성능을 기존 50%에서 최대 70%까지 높인 탓이다.

한 채굴업자는 인지도가 높지 않은 암호화폐 채굴을 통해 그래픽카드 한 대로 월 수십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비트로닉스 등 외신은 엔비디아가 RTX3060의 LHR 기능을 끌 수 있는 베타 드라이버를 실수로 유출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엔비디아 드라이버를 제거하고 470.05 버전 베타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LHR 기능이 적용된 그래픽카드의 해시레이트 저하를 막고 채굴량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영업이 제한된 대부분의 PC방은 사실상 하루 중 10시간가량 장사를 하지 못하는 셈이다. 때문에 이 시간대에 암호화폐 채굴을 하는 PC방 업주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영업제한 시간 동안 PC를 놀리는 것보다는 채굴을 통한 수익으로 운영상의 손해를 줄여보려는 것이다.

한 채굴업자는 인지도가 높지 않은 비인기 암호화폐 중 특정 코인 채굴이 좀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암호화폐마다 채굴량과 채산성이 조금씩 다르고 반감기가 지나면 채굴 난이도가 급상승하기 때문에 어떤 암호화폐를 채굴할지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최근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레이븐 코인은 2022년 1월에 반감기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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