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공급보다 높다. 제품 가격대가 제조사의 권장소비자가격보다 20% 이상 비싸지만, 개인 개별구매나 PC방 대량구매 모두 물량이 부족해 울며 겨자먹기로 웃돈을 주고 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엔비디아 한국 공식파트너 리더스시스템즈는 29일과 30일 오픈마켓 11번가에서 엔비디아 지포스 RTX3090파운더스에디션(이하 RTX3090FE)의 한정 수량 판매를 시작했다. 첫날인 29일 오전 10시, 판매 시작과 거의 동시에 100개가 모두 소진됐다.

리더스시스템즈는 RTX3090FE의 물량을 200개 준비해 이틀간 나눠 판매한다고 28일 공지했다. 또한, 매크로를 활용한 구매를 방지하기 위해 SK페이를 결제수단으로 한정해 구매자들은 제품 구입을 위해 번거로운 ARS 본인인증 과정까지 거쳐야 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RTX3090FE 100개는 1분여 만에 품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크로는 오픈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입력해야 하는 양식을 미리 설정해 자동으로 결제까지 마치는 것을 뜻한다. 흔히 수량이 제한돼 있는 상품을 구입해 가격을 올려 되파는 소위 ‘되팔이’ 행위에 사용된다.

RTX3090FE는 높은 성능만큼 가격도 상당하다. 권장소비자가격(MSRP)은 1,499달러(한화 약 172만 원)이고, 리더스시스템즈는 이번에 RTX3090FE을 219만원에 판매한다.

고가임에도 RTX3000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하위 모델인 RTX3080Ti와 성능은 비슷한데 가격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29일 현재 가격비교사이트에서 RTX3080Ti의 가격은 가장 저렴한 제품이 179만원, 비싼 제품은 243만원 이상이다.

다만 전국의 PC방에서 RTX3000 시리즈는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많다.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등 PC방 인기 게임의 요구 성능은 대부분 GTX1000 시리즈, RTX2000 시리즈로 충족시킬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그래픽카드 가격 인상 요인이 RTX3000 뿐만 아니라 하위 모델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최신 라인업과 더불어 전작 모델도 충분한 공급이 재개돼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의 채굴 제재로 그래픽카드 물량 부족 현상은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며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 인하 속도가 더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 가격이 아닌데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한 수량 공급에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CPU, VGA 등 대부분의 하드웨어가 수요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반도체 부족 현상은 적어도 올해 안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