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암호화폐 채굴업자들로 인해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그래픽카드 가격대가 중국 정부의 채굴장 폐쇄 조치에도 아직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며, 중국 채굴업자들이 국내에 들어와 그래픽카드 사재기에 나서면서 오히려 다시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 채굴을 위한 전문 채굴장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며, 그래픽카드 물량이 국내 시장에 조금씩 풀리고, 가격 또한 소폭으로 하락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기대와 달리 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오히려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채굴락(LHR) 기능이 적용된 RTX3060 그래픽카드가 출시되며 시장의 변화를 예고했다. LHR은 채굴량을 뜻하는 해시레이트가 같은 모델 대비 절반으로 떨어져 채굴업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기능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채굴 시장이었던 중국의 채굴장 폐쇄 조치로 인해 소비자들은 그래픽카드 가격대가 본래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했고, 실제로 가격인하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 그래픽카드 가격대는 여전히 생산자권장가격(MSRP)보다 크게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폭이지만 하락세를 보이던 그래픽카드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를 중국 채굴업자들이 국내로 들어와 그래픽카드를 사재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적지 않은 중국 채굴업자들이 국내에 채굴장을 개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C방의 선도호가 높은 RTX3060의 권장소비자자격은 329달러(한화 약 38만 원)지만, 15일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RTX3060 모델 대부분 가격대가 70만 원대 이상이다. RTX3000 모델 대부분의 실제 판매가격이 MSRP 대비 2배 이상이다.

한 브랜드의 RTX3060 제품들은 LHR 기능 여부와 무관하게 가격대가 70만 원대로 비슷하며, 심지어 어떤 브랜드는 LHR 버전이 약 3만 원가량 더 비싼 경우도 있었다.

이에 많은 소비자들은 그래픽카드 가격 방어에 대해 판매자들이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물량 수급을 임의로 조절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암호화폐 채굴에 사용하던 그래픽카드를 신제품이나 일반 중고제품으로 둔갑시켜 시장에 내놓는 사례도 적발되고 있어 PC방 업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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