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자영업자에 희생 강요하는 방역 정책
처벌은 강화, 소급적용은 불가, 살길은 막막…

지난해 PC방 업주들을 몸서리치게 만들었던 영업시간 제한이 다시 한번 시행된다. 오는 7월 12일부터 25일까지 2주 동안 PC방은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 문을 닫아야 한다.

PC방 업계는 벌써부터 공황상태에 빠진 분위기다. 지난해 영업제한 시행 때 겪었던 고통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서울 관악구에서 150대 규모의 PC방을 운영하는 A업주(43세)는 “PC방은 오후 7시부터 12시까지가 영업 황금시간대다. 하루 매출 대부분을 이 때 버는 셈이다”라며 “10시부터 영업제한이 시작되면 2~3시간 전부터 손님이 빠지기 시작하는데 벌써부터 막막하다”라고 말했다.

12일부터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과 함께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가 적용된다. 이는 학교를 마치고 PC방을 찾는 학생 손님들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다. 상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PC방 이용자층의 약 60~80%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A업주는 “우리 매장은 성인 손님 비중이 높아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인데도 매출이 반토막 났다. 학교 인근의 PC방들은 타격이 훨씬 큰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번 달부터 방역이 완화된다고 하길래 기대하고 있었는데 뒷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에서 200대 PC방을 운영하는 B업주(40세)는 “매장 임대료 내고 직원들 월급 주려면 한달에 최소 3,000만 원을 벌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매출을 올려야 하는장사 피크타임을 막아버렸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B업주는 “이럴거면 차라리 폐업지원이나 해줬으면 좋겠다. 작년부터 빚만 쌓이고 있는데, 손실보상 소급적용은 기어코 무산시키더니 방역수칙을 한번만 어겨도 열흘간 영업정지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정책은 피해지원에서도 배제한다고 들었다. 그야말로 일격필살”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과 사적모임 인원 제한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과도한 피해를 야기한다는 연구 결과가 쏟아져나왔고, PC방 업주들은 방역조치의 살벌함을 체감해왔기 때문에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경기도 평택시에서 120대 매장을 운영하는 C업주(46세)는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의 속도를 확대해 홍보하거나 인센티브를 언급하지 말고 세련된 방역 정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확진지가 증가하면 영업제한 카드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데 이러면 자영업자만 죽는다”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방역당국이 제시한 사회 필수적인 활동과 그렇지 않은 활동을 가르는 오후 6시 기준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이 때부터가 필수적인 활동 시간이라는 이유에서다.

C업주는 “회사 다니는 사람들이나 재택근무 가능한 사람들은 오후 6시 이후는 퇴근이니까 감흥이 없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다르다. 구태의연한 다중이용시설 영업제한이나 상투적인 처벌 강화 말고 다른 방향은 없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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