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가상화폐 채굴 붐을 한 차례 거칠 당시에도 채굴에 이용되던 그래픽카드들이 중고 시장에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바 있다. 당시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은 중고 유통으로 인해 제품 판매량이 감소하고, 소비자는 넘쳐나는 중고 그래픽카드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갑작스레 평균 PC 사양이 상향되는 기현상을 낳기도 했다.

이번에도 채굴에 이용되던 그래픽카드가 중고 시장에 유입되고 있는데, 지난 3년 전에 비해 상황이 좀 더 복잡해졌다. 우선 중국에서 채굴장을 강력하게 제재하고 나섰고 미국과 한국 등에서는 거래소 자격 문제가 불거지고 있어 채굴에 이용되던 그래픽카드가 훨씬 더 빠르고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 4월부터 중국 내 채굴장들은 채굴기를 해체해 일부는 자국 내 중고 시장에 리퍼로 속여 판매하고, 일부는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에 수출하는 등 채굴장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물량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3년 전보다 채굴 중고 그래픽카드 유통량이 훨씬 적어 보인다. 이는 중고 전문 유통 업체들이 물건을 쟁여놓고 천천히 공급하고 있거나 신품 또는 리퍼 제품으로 속여서 판매하고 있는, 둘 중 하나 혹은 둘 다라는 의미다.

실제로 채굴에 이용됐던 그래픽카드가 신품으로 둔갑해 소비자에게 판매된 사례가 커뮤니티에 올라온 바 있으며, 유통 업체들이 물건을 쌓아놓고 가격 인상을 조장하는 일은 이미 오래된 병폐다. 일부 소매점은 유통 업체의 밀어내기에 속아서 적자를 떠앉는 일도 종종 발생하는 등 말 그대로 골치 아픈 아사리판 그 자체다.

이런 상황에 PC방도 긴장도가 높아졌다. 수리‧교체용으로 중고 제품이 종종 이용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돼 중고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비용을 최소화해보려는 움직임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결국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애당초 채굴에 쓰였던 사실을 안내하는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거나 확실한 PC방 전문 업체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