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X3080보다 저렴한 RTX3080 Ti
암호화폐 하락과 RTX3080 Ti 출시에 중고 그래픽카드도 출렁
유통사의 RTX30 몰래 밀어내기 논란

암호화폐 시장이 술렁이고 채굴락이 걸린 RTX3080 Ti가 출시되면서 그래픽카드 가격 구조가 기형적으로 뒤틀렸고, 용산전자상가를 위시한 오프라인 유통 업계는 무간지옥이 됐다.

6월 3일 출시된 RTX3080 Ti는 RTX30 시리즈 출시 초기와 마찬가지로 e커머스에서만 권장소비자가격으로 판매됐다. 판매 개시 1분 만에 매진이 되는가 하면, RTX3080 Ti로 인해 권장소비자가격의 3배까지 인상됐던 기존 그래픽카드들의 가격 거품이 빠지고 있지만 여전히 RTX3080이 RTX3080 Ti보다 비싼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는 국내 유통업계가 상당 수량의 RTX3070, RTX3080, RTX3090을 쟁여놓고 품귀현상과 가격인상을 부채질하고 있었던 것에 기인한 것인데, 암호화폐 시세가 하락하고 곧이어 RTX3080 Ti가 출시되면서 쟁여놓았던 물건들의 가격 책정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아직은 채굴 시장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어 채산성에 맞춰 가격을 정하고 있는데, RTX3080의 가격이 RTX3080 Ti의 가격보다 높은 상태다.

중고 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신품들의 가격이 하락하니 중고제품 가격도 거품이 빠지고 있다. 다만 RTX3080 Ti의 초기 공급량이 많지 않아 여전히 중고 수요가 많다보니 중고 제품의 가격인하는 상대적으로 더딘 분위기다.

용산전자상가를 비롯해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는 제조사의 한국지사와 수입사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RTX30 시리즈의 오프라인 유통 공급 후 가격 등의 신용관계가 깨졌던 전례가 있던 만큼 조속한 공급은 어려울 전망이다. 당연히 유통업계와 소매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고 소매점들은 당장 영업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설상가상 일부 유통사가 사전에 PC 소매점들에 RTX3080과 RTX3070 밀어내기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PC를 조립‧판매하는 A 소매점은 지난달 말 B 유통사로부터 RTX3080과 RTX3070 수량이 조금 여유가 있는데 저렴하게 줄테니 일부를 매입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A 소매점은 당시 수입사에 물량이 없던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유통사들이 상당 수량을 쟁여놓는 것을 알고 있었고 당시 유통사들이 부르던 가격보다 조금 저렴해 RTX3070 50개를 구매했다. 그간 그래픽카드가 없어 조립 PC 주문이 들어와도 팔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며칠 뒤 RTX3080 Ti와 RTX3070 Ti의 사양과 가격이 공개됐고, 기존 RTX3080과 RTX3070의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A 소매점은 반품을 요청했지만 거절됐다. 하루에 적게는 2차례에서 수시로 공급가격이 변경되는 용산 유통체계의 특성상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기존 가격에 반품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다.

A 소매점은 “유통사들이 수입사로부터 비공개의 신제품 및 유통 정보를 사전에 전달받는데, B 유통사가 그간 물건을 쟁여놓고 가격 인상을 부추기며 소비자들에게 고가에 판매하다가 가격 하락이 확실시 되는 정보를 접하자마자 소매점들에게 모른 척 물건을 떠넘겼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결과적으로 암호화폐 가치 하락과 RTX3080 Ti의 출시가 맞물리면서 온오프라인 PC 시장 전체에 막대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기형적인 구조의 혼란 속에서 각자의 이익과 목표에 따라 다양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신제품 RTX3080 Ti는 기존 RTX3080보다 저렴한 163~183만 원에 e커머스를 통해 판매됐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