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5월호(통권 36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문협의 2021년 정기총회가 역대 가장 짧은 시간에 끝났다. 그동안 ‘회원은 없고 임원들만 존재하는 인문협’이라는 PC방 업주들의 비판이 고스란히 투영된 자리였다.

방역수칙 때문이라고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폐업으로 회원 수가 크게 감소하는 등 PC방 업계 차원에서 매우 엄중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오직 3선 개정에 초점을 맞췄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서둘러 끝내는 모습이 역력했다.

지난 4월 29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KDB생명타워 동자아트홀에서 개최된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중앙회장 김병수, 이하 인문협) 2021년 정기총회 현장을 스케치했다.

대의원 69명으로 성원, 회원 수 1천 명 선 무너져…
이번 정기총회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 직간접적으로 느껴지는 자리였다. 우선 3월 기준으로 정회원이 938명으로 크게 줄었는데,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폐업한 PC방이 많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실제로 지부·지회장 가운데서도 폐업으로 인해 공석이 된 경우가 많았고, 그 와중에 대구 지부장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당장 이날 참석자도 70여 명으로 성원을 이루기는 했지만, 96명의 대의원 가운데 불참한 인원이 적지 않아 장거리 이동 및 대체 인력 확보에 대한 어려움 등 코로나19로 인한 PC방 업주들의 팍팍한 현실을 실감케 했다.

특히 김종우, 신윤철 감사는 감사보고를 통해 “MS 관련 ‘PC방 보호와 지킴이 캠페인’ 당시 회원이 가장 많이 늘었는데, 지금은 1천 명 이하로 감소해 적자 구조로 전환됐다”며 현 집행부에 회원에게 도움이 되고 회원을 늘릴 수 있는 또 다른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는 회원뿐만 아니라 지부에도 큰 생채기를 냈는데, 무려 4곳의 사고지부가 발생한 것이다. 이 가운데 3곳은 어렵게 재결성이 이뤄졌지만 1곳은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다. 이 과정에서 정관에 따라 지난해 연말까지 재결성이 이뤄지지 않은 4곳 지부 모두의 예산이 중앙회에 귀속됐다.

4개 지부 신임 지부장 선임 및 사외 이사 위촉
신임 박정일 광주지부장, 신승호 대구지부장, 유상섭 전남지부장 등 재결성된 지부에 대한 임원 선임장 수여식이 진행됐으며, 한국직능인단체연합중앙회 임원과 중소상공인경영지원단장을 역임하고 있는 홍순봉 이사를 사외이사로 위촉했다.

2021년에는 수익사업과 네이버 웨일에 집중
김병수 회장은 2021년 업무보고를 통해 수익사업을 통해 어려워진 현 상황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네이버 웨일에 다시 집중해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장기적으로는 네이버 웨일이 괜찮은 사업 모델이 될 수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당장 코로나19로 적자 전환된 인문협의 현실에서는 단기적인 수익사업이 절실한데, 이에 대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아 참가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다만, 새로 위촉된 홍순봉 사외이사가 선보인 ASSA 노래반주기기는 아케이드 게임기로 분류되고 악기 연주 기능을 갖추는 등의 특징으로 인해 참가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3선 개정은 다음 기회로…
이번 정기총회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던 3선 개정은 무산됐다. 선출직 임원의 연임을 허용하는 내용과 대의원의 임기를 3년으로 연장하는 정관 개정안이 이사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해 정기총회에 안건으로 올려졌으나 김병수 회장이 안건 상정을 미루며 다음을 기약했다.

이날 정기총회는 성원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좀 더 많은 대의원이 참석했을 때 논의해서 표결하는 것이 좋겠다는 김병수 회장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이날 참석한 대의원 대부분이 이 정관개정 안건의 표결을 위해 참석했던 것인 만큼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허탈해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정관개정은 이사회를 통해 총회에 안건을 상정하고 대의원들의 무기명 투표로 결정해야 하는데, 재적 대의원 2/3가 찬성해야 가결된다. 하지만 성원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회에서 처리하지 않은 것은 참석자 대부분이 찬성해야 하는데 반대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 번 부결된 안건은 재상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앙회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지부장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 전에 임시총회나 워크숍을 개최해 다시 한번 3선 개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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