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소상공인들은 생업에 큰 타격을 받았고, PC방 역시 예외가 아니다. 최근에는 콘텐츠조합이 PC방 방역 우수성과 실태를 자료로 만들어 방역당국과 지자체를 설득해 어느 정도 규제가 완화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그 자체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고객 감소로 인해 매출 압박이 심해지면서 암호화폐 채굴에 뛰어드는 PC방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통상 손님이 거의 없는 야간 시간대에 빈 좌석에서 채굴을 하는 ‘야간 한정’이 대부분이며, 복수 매장을 운영하는 경우 가장 매출이 적은 매장에 채굴에 유리한 PC를 몰아서 채굴을 하는 ‘선택과 집중형’도 있다, 최근에는 좀 더 절충해 낮 시간에도 로드율 60% 이하 채굴을 하다가 손님이 좌석을 지정하면 채굴을 중단하는 ‘절충형’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적자를 보고 있던 터라 부가 수익원이 필요했는데, 이를 고민하던 중 암호화폐가 다시 붐을 일으켰고, 매장에 있는 수백 대의 PC를 놀릴 바에는 채굴이라도 해서 최소한의 유지비라도 벌어보겠다는 심산이다.

PC방 환경에 특화된 채굴 프로그램 필요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하나 있다. PC방은 일정 시간대에만 채굴을 하거나 손님이 선불결제기에서 PC를 지정하면 채굴이 자동으로 중단돼야 하기 때문에 전문 채굴업자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이 때문에 PC방 환경에 맞춘 전용 채굴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수익 배분 즉 로열티 부분이다.

최근 한 PC방 업주가 PC방용 자동 온오프 채굴 프로그램을 개발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지만, 이런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PC방 관련 업체들이 PC방용 채굴 프로그램을 개발·공급하면서 채굴 수익에서 일정부분 수수료를 배분받는 조건으로 배포하고 있다. PC방용 무료 채굴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채굴 수량을 배분해야 하니 이 또한 수익적 측면에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PC방 채굴, 수익성이 있을까?
‘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이며, 무엇보다 고가의 게이밍 PC를 마냥 놀려야 하는 현 상황에서는 딱히 대안이 없기 때문에 PC방 채굴이 널리 확산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대부분의 PC방이 보유하고 있는 게이밍 PC는 일반적인 게이밍 PC 기준으로 일반 좌석의 PC는 퍼포먼스급, 프리미엄 좌석의 PC는 하이엔드급 정도에 해당한다.

이는 6Way 채굴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퍼포먼스급 그래픽카드를 갖추고 있어 약간의 수익성은 있는 상황이며, 더욱이 프리미엄 좌석은 하이엔드급 그래픽카드를 갖춰 이보다 더욱 효율적인 것이 현재 상황이다.

물론 개별 PC의 성능 차이에 따라, 해시값이 변경됨에 따라, 또 암호화폐의 시세가 변동됨에 따라 이는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채굴도 양극화, 그래픽카드 사양에 따라 수익 천차만별
PC방 채굴에는 극명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여유 자금이 있는 경우 웃돈을 줘서라도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구매해 이를 채굴에 투입,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낸다. 낮에는 높은 PC 사양을 무기로 줄어든 유동 인구에도 불구하고 나름 집객을 이어나간다.

매장이 넓고 보유 PC 수가 많다면 채굴 PC 수를 상황에 맞게 조절하기도 수월하고 매장 절반을 채굴에 할애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반면, 여유 자금이 없는 경우 기존 그래픽카드로 채굴을 해야 하는데 해시값이 낮아 수익성이 떨어지고, 재 투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낮다 보니 주간에 제한적 채굴을 하다가 손님이 와서 중단을 하더라도 잠시 동안은 원활한 게이밍 성능이 발휘되지 않아 고객 유치 차원에서도 불리하다.

결국 채굴을 하는 PC방 사이에서도 빈부의 양극화가 더욱 가속화되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해시값?! 채굴 효율성의 지표
그렇다면 그래픽카드마다 해시값은 어느 정도일까? 배틀해시를 기준으로 이더리움의 3월말 해시값들을 정리해보았다. 이는 채굴 세팅이 이뤄진 상태가 기준이기 때문에 일반 PC방 PC에서는 동일 그래픽카드일지라도 낮은 값이 나올 수밖에 없다. 또한 이더리움은 VRAM 4GB 이상부터 채굴이 가능하다.

우선 GTX10 시리즈는 GTX1050 Ti 4GB 9.7MH/s, GTX1060 6GB 19.4MH/s, GTX1070 25.8MH/s, GTX1070 Ti 29MH/s, GTX1080 27.2MH/s, GTX1080 Ti 32.7MH/s이며, GTX16 시리즈는 GTX1650 4GB 15MH/s, GTX1660 23MH/s, GTX1660 Super 26.4MH/s, GTX1660 Ti 25.4MH/s다.

RTX20 시리즈의 경우 RTX2060 26.7MH/s, RTX2060 Super 31MH/s, RTX2070 36.1MH/s, RTX2070 Super 36.5MH/s, RTX2080 36.4MH/s, RTX2080 Super 37.9MH/s, RTX2080 Ti 51MH/s다.

RTX30 시리즈는 RTX3060 48MH/s, RTX3060 Ti 54.6MH/s, RTX3070 55.6MH/s, RTX3080 85.7MH/s, RTX3090 120MH/s다.

게이밍 성능이나 권장소비자가격과는 무관하게 등급 간 차이가 적은 경우도, 그 반대의 경우도 있어 채굴을 위해 그래픽카드를 교체할 예정이라면 적절한 가격과 해시값을 비교해 선택해야 효과적이다. 물론 향후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영업이 정상적으로 활성화될 때를 대비해 게이밍 성능에 초점을 맞춘 다음 일정 기간만 채굴에 활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전문적인 채굴업자는 6Way 또는 8Way 등 다중 채굴기를 복수로 24시간 운용해 규모의 경제로 돌아가는가 하면, 일부는 지방 여관에 월방을 끊고 채굴기를 돌리거나 산업 및 농업 전력을 유용해 채굴을 하는 경우 등 다양한 편법을 동원해 수익률을 높이려는 시도도 적지 않다.

다중이용업소 매장 내에서 ‘1PC-1VGA’로 특정 시간대에만 가동하는 PC방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은 낮을 수밖에 없으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손님이 없어 방치되고 있는 PC를 마냥 놀릴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작으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채굴에 관심을 돌리는 것이다. 결국 해시값도 중요하지만, 생존을 위해 ‘채굴’이라는 선택 아닌 선택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PC 발열과 실내 온도 그리고 고민해야 할 문제점들
채굴이 만능은 아니라 문제점도 분명 존재한다. 우선 앞서 언급했듯이 1PC-1VGA 체계에서 오는 한계, 즉 축열 문제가 있다.

PC에서 가장 발열이 큰 부품이 CPU와 그래픽카드인데 동일 해시값 기준으로 △더 많은 CPU 수량 △개방형이 아닌 개별 PC 케이스 △폐쇄적인 시스템 책상 △자체 쿨링솔루션의 성능 등에서 큰 차이가 난다.

앞서 언급했듯 손님이 들어왔을 때 발열이 해소되지 않아 게이밍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 문제가 종종 보고된 바 있고, 쓰로틀링으로 인한 채굴 성능 저하도 피할 수 없다. 여기에 부품 수명 저하 등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오랜 기간 축열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향후 정상 작동이 이뤄지지 않는 사례 또한 무수히 많다.

때문에 PC방이라는 영업 공간과 영업용 PC를 그대로 활용해 채굴을 할 경우 발열 관리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궁극적 목표인 채굴 자체의 성능도 하락하고, 본업에서는 손님의 만족도를 크게 하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래픽카드와 메인보드 그리고 파워서플라이, 메모리 등 다른 PC 부품들의 고장으로 인해 직접적인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더구나 5월부터는 기온이 급격하게 올라가 매장의 실내온도 또한 큰 폭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PC 발열 관리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겨울철의 경우 채굴하는 PC방은 따로 난방기를 돌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PC 발열이 심한데, 냉방 효율을 감안하면 여름철 채굴은 PC방과 맞지 않다. 누진세로 인한 전기요금 폭탄이 코인 가치를 넘어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PC방 채굴은 전문적인 채굴장보다 더 많은 부분을 고민해야 하며, 채굴을 진행하는 동안 온도 및 PC 컨디션을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무엇보다 매장 면적과 PC 대수에 여유가 있다면 구획화를 해서 일반 손님에게 불편이 야기되지 않도록 하는 등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