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36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로지텍코리아가 지난해 8월 서울 잠실에 자사의 브랜드를 내건 ‘로지텍 G Cafe(이하 로지텍 PC방)’를 오픈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로데오 상권에 유명 게이밍기어 브랜드가 더해진 터라 ASUS ROG와 기가바이트 AORUS에 이어 PC방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기에 충분했다.

특히 로지텍의 G1 마우스는 10여 년 이상 PC방 대표 마우스로 왕좌를 누렸고, 아직까지도 PC방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마우스 10선에 꼽힐 정도로 PC방 업계에서의 존재감이 남다르다.

그런 로지텍 PC방이 오픈 후 4개월간 달려온 상황을 돌아보며 올 한해 PC방 업계의 현실을 대입해봤다.

그 누구도 피해가지 못한 코로나19 불경기
로지텍 PC방은 그 이름만으로도 경쟁력 있는 PC방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그런 로지텍 PC방도 코로나19 대유행에 의한 타격은 피할 수 없었다. 오픈한지 열흘이 막 지나자마자 정부가 수도권 PC방에 영업중단 조치를 발효하면서 소위 오픈 효과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한 채 6주에 걸쳐 휴업 상태에 내몰렸다.

PC방 업주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고위험시설 지정이 철회되고 영업중단 조치가 해제된 이후에도 조건부로 영업이 재개되어 현실이 녹록치 않았다. PC방 업계를 향한 풍파를 로지텍 PC방 역시 모두 겪은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픈 이벤트용으로 마련했던 상품들 가운데 일부가 오픈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카운터 옆에서 주인이 되어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로데오 상권이지만 청소년 감소에 어려움 겪어
로지텍 PC방은 로데오 상권답게 성인 손님은 크게 감소하지 않은 상태다. 새로운 시설과 로지텍이라는 브랜드 가치 덕분에 오히려 성인 손님들의 선호도는 높다고 한다.

반면, 영업중단과 조건부 영업 시기를 겪으면서 청소년이 자취를 감추게 된 점이 매출 감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로데오 상권이지만 아파트 단지들과 인접해 있는 지리적 특성상 식사를 대체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컸던 만큼 청소년 손님 감소는 타격이 컸다.

e스포츠 대회 유치를 염두에 둔 ‘이벤트 존’
로지텍 PC방은 공식 1호점인 만큼 적지 않은 공을 들였는데, 상대적으로 가동률이 낮은 커플석 등을 과감히 없애고 ‘이벤트 존’을 구획·강조했다. 사실 이 이벤트 존은 e스포츠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성된 공간으로 대회 진행, 단체석 예약, 커플석, 개인방송 등을 모두 수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멀티비전을 갖춘 e스포츠 경기 스테이지를 갖추면서도 단체석과 커플석도 놓치지 않는, 가동률 높은 좌석을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PC 사양과 장비가 좋은 만큼 일반 좌석에 비해 이용 요금도 비교적 높게 책정해 영업효율 역시 높다.

로데오 상권에 걸맞는 먹거리도 갖춰
로지텍 PC방은 로지텍이라는 브랜드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이벤트 존을 다용도로 활용하며 부가가치를 높인 데 이어, 먹거리 부분도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주변이 로데오 거리다보니 먹거리 퀄리티가 높아야 하기 때문에 조리실 자체를 아예 별도로 조성한 것이 눈길을 끈다. 일반적인 PC방의 카운터 내 조리실과 달리 ㄷ자 구조에, 중앙에 냉장고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사실 이러한 조리시설을 갖춘 데는 먹거리 배달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고 한다. 당초 오픈 이후 목표했던 영업 수준에 도달하면 단계적으로 먹거리 배달도 시도해볼 요량이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되고, 여러 면으로 상황이 녹록치 않아 사업 확장은 잠시 미뤄둔 상태다. 당장은 먹거리 배달이 주목받는 부가 수익사업으로 떠올랐지만, 후발주자로서 투자대비 수익성과 손익분기 등을 고려해 무리한 확장보다는 기본 영업에 집중키로 한 것이다.

어찌 보면 매우 현실적인 고민과 선택으로, PC방 업계가 처해있는 현실과 고뇌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로지텍 PC방은 상권의 특성에 맞춰 선택과 집중을 했고, 외부 환경이 개선될 때 그에 맞춰 능동적으로 기지개를 펴기 위해 지금은 잠시 움츠리고 버텨내보겠다는 현실적인 목소리를 내놓았다. 여느 PC방이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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