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36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납음이 벽상토(壁上土)에 해당하는 신축은 서른여덟 번째 간지로, ‘하얀 소’의 근면과 풍요를 뜻한다. 밭을 일구는 소처럼 나아가야 한다. 지난 1년 동안 폐허로 변해버린 PC방을 올 한해 동안 다시 일으킨다는 마음가짐이다.

해가 바뀌었지만 불행하게도 세상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근면하고 싶지만 운신의 폭이 너무 좁고, 풍요는커녕 삶의 터전이 위태로워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액운을 쓸어내고 새롭게 출발하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지난해는 내수와 수출 모두 급감하면서 경제 전체가 박살났고, 서민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폐업이 속출했다. 수없이 많은 일터가 사라지면서 근로자들도 역대급 구직난을 경험했다.

정부는 2021년 경제정책방향 보고회의에서 올해 경제정책의 기조로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동참과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 경제를 지키며 최소한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지금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삶이 회복될 때 코로나 위기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에서는 코로나 위기극복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집합금지·집합제한 업종을 위한 추가지원 방안으로 임대료 지원, 전기세·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유예 등의 정책을 내놓았다.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임대료까지 지원하는 맞춤형이며, 자금 규모는 3조 원+알파(α)로, 약 5~6조 원에 달한다.

이런 자금 지원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맹점이 있고 성에 차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PC방 업계는 언제나 정부의 도움 없이 고난을 헤쳐온 업종이었다. 올해 PC방 업계는 코로나 극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스스로 성장과 회복의 기회를 만들어야 할 참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고, 섬세한 정책 설계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가령 PC방 업계의 자구책을 지원하지는 못할망정 청소년 출입 자체를 금지함으로써 PC방이 홀로 설 토대 자체를 앗아가진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중대재해처벌법 제정과 근로기준법 일괄 적용 등 의욕과 사기를 떨어뜨리는 입법논의는 중단돼야 한다. 건설교통 분야에서 인명사고를 줄이기 위한 법에 PC방 업주에 대한 처벌이 명시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 또한 소상공인들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5인 미만 영세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일괄 적용하는 정치권의 작태는 감내하기 어렵다.

방역당국은 새해를 맞아 “K-방역을 기반으로 치료제, 백신이 차례로 가세하면 우리는 어느 나라보다 먼저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간만에 희망적인 소식을 전해왔다.

PC방 업계는 올해 코로나를 극복하고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뒤에서 밀어줄 생각이 없다면, 응원해줄 생각이 없다면, 짐을 덜어줄 생각이 없다면 적어도 발목을 붙잡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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