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경험이 축적되면서 비대면 문화가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몇 년 전부터 PC방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무인솔루션’이 우리사회 전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PC방은 가파르게 오르는 인건비에 대응하기 위함이었지만 이제는 비말을 통한 바이러스 전염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이목을 끌게 됐다.

PC방부터 카페, 스터디카페, 빨래방, 식당까지 다양한 업종의 자영업들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인화를 시도했다. 무인솔루션은 비대면 문화 확산과 함께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감염병을 예방하고, 소상공인들의 인건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뒤늦게 정부도 비대면 서비스 확산에 따른 사회·경제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비대면 비즈니스 디지털 혁신 기술개발’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나섰다. 특히 단순 ‘무인’이 아니라 ‘바이러스 프리(Virus Free) 무인’에 집중하고 있다.

N차 전파를 막기 위해 다중이용시설의 지속 가능한 방역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단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인시설은 방역 및 위생 관련 기술을 접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무인시설은 방역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아 이용자의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주기적인 소독·환기 등 방역수칙 이행 여부 확인도 어렵다.

이런 정부 정책에 발맞춰 이달 중 바이러스 프리 비대면 무인 로봇 카페가 천안에서 시범 오픈할 예정인데, 키오스크 주문과 결제 그리고 서빙 로봇은 물론 AI와 자율형 방역 로봇을 활용해 비대면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돔 구조 에어 커튼 등을 활용해 비말 전파를 차단하는 좌석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이처럼 감염 위험을 크게 낮춰 고객이 매장에 좀 더 안전하게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성공한다면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도 이어질 다중이용시설 이용에 대한 걱정과 경제 소비심리 위축을 단기화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비대면 컨셉의 무인 솔루션 도입 시도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PC방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했고, 정부에서도 이미 편의점 등을 대상으로 비대면 결제·운영 시스템 구축을 장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방안’의 구체적 내용으로 ‘스마트슈퍼 육성 방안’을 국무총리 주재의 경제상황점검회의에서 발표한 바 있고, 지난 10월에는 서울 동작구에 낮에는 유인으로 심야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동네슈퍼 ‘스마트슈퍼’ 1호점을 개점하기도 했다.

정부가 비대면성과 무인화 그리고 자율 방역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은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지만 그리고 있는 밑그림이 거창한데 반해 중간 과정에 뭔가 빠진 듯한 허술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술적인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기존에 널리 보편화되어 있는 키오스크와의 연동 계획은 없고 모두 새로 도입해야 하는 방식이다. 가뜩이나 경제적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는 소상공인에게는 언감생심이다. 새로운 시설에 대한 투자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사업자는 고려 대상이 아닌 것일까?

또한 PC방처럼 여느 업종보다 무인화 솔루션 기술이 앞서 있는 업종에 대한 검토나 기술 차용은 아직 확인된 바 없다. 업종별 특수성을 반영한 솔루션은 아직 존재하지 않고 오직 카페에만 적용이 가능하다는 한계도 있다.

무엇보다 자율 방역 로봇이 손님들의 방역 참여를 얼마나 확인·강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답이 없다. 반면에 다중이용업소를 대상으로 하는 필수 방역수칙 미 이행에 대한 처벌과 단속은 명확하다.

비대면을 위한 무인화 그리고 자동 방역은 바람직한 발전 방향이고 당장 필요한 영역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이런 저런 이유로 최종 목표를 한 번에 도달하려는 욕심보다는 단계적이고 체계화된 절차와 업종별 특수성을 다양하게 연구하는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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