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다수의 통신기기 제조사 및 수입업체들이 ‘전파 적합성 평가’를 위조한 시험성적서로 통과한 제품들을 대량 유통한 것이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로 밝혀졌다.

‘전파 적합성 평가’는 CCTV나 휴대전화 충전기, 스피커 등 무선 통신기능이 있는 기기는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으로, 전파의 혼선이나 전자파의 인체 영향 등을 테스트하는 제도다.

전파 적합성 평가는 국내 지정 시험기관이나 상호 협정을 맺은 국가의 지정 기관에서 시험을 받고 성적서를 국가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정통부)가 위조한 시험성적서를 제출한 업체 381 곳을 적발한 것이다. 정통부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의 지정 시험기관이 아니라 중국에서 시험을 받은 뒤 마치 미국에서 시험을 통과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적발된 업체 중에는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인 화웨이나 감시카메라 업체인 항저우 하이크비전 이외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해 스피커 제품으로 PC방 업주들에게도 익숙한 브리츠인터내셔널 등 국내 기업들도 대거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다양한 유무선 통신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PC방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네트워크 장비는 애초에 PC방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이며, CCTV는 이제 PC방에 없으면 안 될 필수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블루투스 스피커 중 유/무선 환경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제품 중 일부는 PC방에서도 쓰이고 있으며, 휴대폰 무선 충전기 역시 최근에는 없는 PC방을 찾는 것이 힘든 상황이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의 제품들은 대부분이 중국산으로, 전파 적합성 통과 기준이 국내와 다르거나 조건이 다소 허술해 자칫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PC방 업주들을 비롯한 평범한 국민들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기 때문에 이번 적발에 대한 대처가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방송통신기자재 생산 및 유통 기업들의 행태도 바뀔 것으로 보여 정부의 보다 철저하고 꼼꼼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KBS 뉴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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