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게이머들 사이에 만연한 ‘반중정서’ 이유는 차고 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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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게이머들 사이에 만연한 ‘반중정서’ 이유는 차고 넘쳐
  • 승인 2020.11.08 11:03
  • 박현규 기자
  • reporter@ilovepcb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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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 아이러브PC방 11월호(통권 36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고의 게이머라면 더욱 많은 핵을 실행할 수 있는 인텔 8세대 CPU 파워가 필요하다”

불법 프로그램 판매자의 말이 아니다. 과거 중국에서 진행된 대기업 Dell(델)의 노트북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나온 말이다. 이렇듯 최근 게이머들 사이에서 ‘RLC(Region Lock China, 중국 지역 차단 촉구)’가 유행하는 등 반중 정서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게이머들의 반중 성향은 점점 더 심해져만 갈 전망이다.

유저는 핵을 쓴다
한국 게이머들이 중국 게이머들을 가장 크게 경멸하는 부분은 중국 게이머들 특유의 성향 때문이다. 두 국가의 게이머들 모두 승부욕이 강한 편이지만, 한국 게이머들이 비매너 행위를 하더라도 게임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승부에 집착하다면 중국 게이머들 사이에는 ‘어쨌든 이기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팽배해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불법 프로그램 사용 및 게임 내 시스템 악용이다. 이는 특히 <배틀그라운드>나 <콜오브듀티>와 같이 글로벌 게이머들과 함께 즐기는 멀티플레이 게임에서 자주 겪는 일인데, 불법 프로그램과 티밍(시스템상으로 팀을 맺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게임에서 연합을 맺고 다른 플레이어들을 상대하는 행위)을 통해 다른 유저들을 짓밟는 게이머 대다수가 중국인이기 때문이다.

모든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가 중국인인 것은 아니고 모든 중국인이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인 것도 아니지만, 실제로 멀티플레이 게임을 즐기면서 만나는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가 중국인인 경우가 매우 많다보니 게이머들의 인식 속에서는 이미 ‘중국인=핵쟁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있는 상태다.

외국어를 쓰지 않으려는 중국 게이머들의 특성 역시 게이머들을 괴롭힌다. 중국인들은 인구수로 따졌을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중국어를 세계 공용어라고 여기는 성향이 있으며, 따라서 글로벌 멀티플레이 게임을 즐길 때에도 영어 대신 중국어를 쓰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음성채팅 사용 중 상대방이 중국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자신이 너무 작게 말해서 이해하지 못한 거라고 생각해 더 큰 목소리로 말하거나 종극에는 거의 소리를 지르다시피 한다.

이를 막기 위해 <이브온라인>처럼 아예 중국 서버를 독립시켜서 별도로 운영하거나 <레인보우식스: 시즈>와 같이 강력한 보안프로그램을 복수 운용해 불법프로그램 사용을 막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게임들이 이런 방법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앞으로도 글로벌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중국 유저들과의 문화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본은 게임사를 감염 시킨다
중국 자본의 게임사 침식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텐센트를 위시한 중국 거대 자본들은 전 세계 문화산업에 돈을 쏟아 붓고 있으며, 이는 게임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문화산업에서 중국자본이 미치는 부작용은 상상 이상이다. 영화계에서는 헐리우드가 이미 중국 자본을 받아들인 대가를 치르는 중인데, 중국 투자자들의 요구로 인해 중국을 비판하는 내용은 제작되지 못하는 반면 중국을 좋게 표현하는 내용은 반드시 넣어야만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중국 자본은, 정확히는 중국 자본을 손에 쥐고 있는 투자자들은 게임사에 극단적인 수익창출을 요구한다. 수익성이 적은 게임은 포기하고, 하청을 통해 중국 기업에 일감 몰아주기를 요구하기도 한다. 궁극적으로는 게임이 지닌 ‘문화산업’ 적인 요소를 포기하고 천민 자본주의의 노예로 만드는 것이 이들의 목표로 보이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액티비전에 합병된 이후 이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디아블로>의 표절게임을 만든 중국 개발사에 <디아블로> 시리즈의 정식 작품 하청을 맡기기도 하고, <히어로즈오브더스톰>의 글로벌 e스포츠 리그를 갑자기 중단해 관련 종사자들이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기도 했으며, 수익성이 낮은 <스타크래프트2>의 업데이트 및 추가 DLC 발매의 영구 중단을 선언하는 등 게이머들을 매우 실망시키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식 ‘문화 침략’도 문제로 꼽힌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세라핀’이 보여줬듯이 중국 문화를 모티브로 하거나 중국 국적을 가진 캐릭터를 과도하게 띄워줘 게임의 핍진성을 떨어트리는 것은 물론, 이를 위해 기존 캐릭터들을 짓밟는 등 게이머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위가 꾸준히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곧 중국 그 자체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지곤 한다.

국가는 게임을 망가트린다
중국 공산당과 중국 시장 역시 직접적으로는 아니라도 게임시장을 망가트리는 주범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는 중국이 결코 포기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기 때문인데, 공산당의 검열과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부분을 포기하거나 바꾸는 경우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가별로 다른 버전을 서비스하기가 힘에 부친 개발사들이 글로벌 원빌드를 중국 서비스 기준으로 정하면서 벌어진다. 역시 블리자드가 이 분야의 선두주자로 여겨지는데, 중국의 검열 기준에 맞춰 게임의 디자인적 요소를 다수 수정하거나 교체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하스스톤>의 ‘서큐버스’ 카드는 공산당의 선정성 기준에 맞추기 위해 ‘지옥사냥개’로 변경되었으며, <디아블로: 임모탈>에서는 게임에 해골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강령술사(네크로맨서)’의 소환수인 해골들에 전부 가죽이 덮여있고 살점이 붙어있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나오는 서리고룡 ‘신드라고사’ 역시 시리즈를 상징하는 캐릭터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해골 몸체 위에 살가죽이 붙는 등 게이머들을 충격에 빠트리는 상황이 자주 연출됐다.

 

또한 블리자드는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한 프로게이머를 자사 게임의 e스포츠 리그에서 제재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 미국 정치계에서 ‘블리자드는 중국 공산당을 위해 얼마든지 꼬리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등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다른 게임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액티비전은 <콜오브듀티: 블랙옵스콜드워>의 트레일러에 천안문 항쟁 장면을 넣었다가 중국의 항의를 받고 전 세계의 트레일러에서 천안문 장면을 삭제했으며, 유비소프트는 <와치독: 리젼>의 트레일러에서 홍콩의 민주화 운동과 유사한 장면을 내보냈다가 중국 유저들의 항의를 받고 대표가 중국에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대만 레드캔들게임즈가 개발한 공포게임 <환원-Devotion->은 게임 안에 시진핑 중국 주석을 비난하는 이스터에그를 넣었다가 중국 유저들로부터 평점 테러를 받고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레드캔들게임즈의 전작인 <반교-Detention->이 세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영화화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엔, 총체적 난국
비매너 플레이와 불법 프로그램 사용을 일삼는 중국 게이머들과 개발사를 자본의 노예로 만드는 중국 자본, 그리고 개발사들이 눈치를 보게 만들어 자발적으로 검열을 하게 만드는 중국이라는 국가의 체제. 이 세 가지가 합쳐져 수많은 게이머들에게서 정상적인 게이밍 경험을 박탈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런 일을 겪은 게이머들은 중국이라는 국가 자체에 대해 반감을 품게 된다.

중국 공산당에 의한 동북공정 등 역사왜곡과 중국발 황사 및 미세먼지, 그리고 ‘우한 폐렴’이라 불리던 코로나19의 확산 등 이미 중국에 대한 반감이 일정량 쌓여있는 상태에서 게임을 통해 추가적으로 반감이 생겨나니, 게이머들에게 반중 정서가 형성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오히려 우스운 일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중국의 손이 닿지 않은 게임을 찾는 것이 매우 힘들어 지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PC방 인기 게임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들만 봐도 그렇다. PC방 게임 점유율 1위에 군림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부터 라이엇게임즈가 텐센트에 완전 인수된 이후 중국계 캐릭터 ‘세라핀’과 관련된 여러 논란이 발생하고, 개발팀 대표와 챔피언 개발팀장이 나란히 퇴사하는 등 블리자드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며 게이머들에게 비판받고 있는 상황이다.

<배틀그라운드>는 현재까지도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들에게 고통 받고 있으며, 블리자드와 함께 PC방 점유율을 양분하고 있는 넥슨은 한때 중국에 인수될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졌던 전력이 있다. 블리자드는 더 말할 것도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게이머들의 중국에 대한 반감은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언제, 어떤 게임을 덮쳐 그 게임을 망가트릴지도 알 수 없다. 중국이라는 국가가 완전히 탈바꿈하기 전까지는 해결될 수도 없는 문제이기에, 한없이 답답한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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