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영업중단 조치 한 달여 만에 영업이 재개됐지만, 각종 사고에 장비까지 말썽을 부리는 일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PC방이 갑작스레 고위험시설로 지정되고 다음날인 16일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되면서 상당수 지역에서 PC방 영업이 중단되기 시작한 이래, 4주의 시간이 흐른 9월 14일이 돼서야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영업 재개 조건으로 제시된 각종 제한으로 인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오랜 시간이 흘러 영업을 재개하는 상황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면서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분위기다.

방화유리문 깨고 침입, 절도 사건 증가
우선 영업 준비를 하러 매장을 찾았는데, 방화유리문이 부서져 있고 PC나 금고 내 현금이 사라진 절도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까지 절도 피해를 입은 PC방은 금속제 방화문 대신 방화유리문인 경우로, 유리문을 깨고 침입해 PC 및 금고 내 현찰을 가져간 형태다. 24시간 업종 특성상 잠금장치나 보안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터넷전용선을 정지시켜놓은 경우 즉각적인 확인이 불가능해 뒤늦게 발견하고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PC 등 전자기기 고장
PC 고장도 잦다. 주로 모니터 고장이 많이 보고되고 있는데, 화면에 선이 가거나 색감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장마가 길어진데다 영업을 중단한 상태로 있다보니 습기로 인해 박막 케이블 및 필름 케이블 등의 단자 부분이나 AD 보드가 훼손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는 부팅 자체가 안 돼서 메인보드 손상이 의심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선불결제기도 예외는 아니다. 주로 터치 패널에 문제가 발생해 화면 출력에 문제가 발생하는 형태인데, 터치 패널 자체가 입력장치로서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오작동에 따른 2차 피해도 우려되는 만큼 제조‧관리업체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노하드 VOG 서버마저…
극히 일부지만 노하드솔루션과 VOG 솔루션의 서버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서버의 특성상 재부팅 시 오작동 혹은 부팅이 되지 않는 문제가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대부분 정상적으로 부팅이 가능했지만, 영업중단 기간 동안 서버를 켜놓지 않은 경우는 4주 동안 밀린 업데이트 및 패치 등을 적용해야 하는 상황이라 다운로드 지연은 물론 원격 지원마저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관리 업체에서도 갑작스레 영업재개 발표에 주말부터 대응에 나섰지만 밀려드는 각종 요청에 빠른 대응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먹거리 배달? PC방 영업?
먹거리 배달을 시작했던 PC방은 애매한 상황이 됐다. 영업중단 중에는 먹거리 배달로 경상비를 충당해왔는데, 먹거리 판매 금지를 조건으로 영업이 재개되면서 애매한 입장이 됐다.

코로나19로 먹거리 배달이 크게 늘어나면서 먹거리 배달의 매출이 커진 가운데, 먹거리 판매가 금지된 채로 PC방을 운영하는 것보다는 먹거리 배달만 주문받는 게 당장은 나아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영업이 재개됐는데도 일반 손님을 받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는 동네 단골을 모두 잃을 수 있어 작금의 상황은 계륵 그 자체다.

PC방은 24시간 업종으로 리모델링 외에는 영업이 중단되는 일이 없는 만큼 영업 중단 행정명령은 결코 작지 않은 문제들을 낳았다. 막대한 경상비 지출은 물론 절도, PC 및 모니터 고장, 서버 문제, 식자재 문제, 먹거리 배달 등 생존과 직결되는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지자체에 상당한 판단‧재량 권한이 부여되어 있어 지자체별 허용 여부를 확인하고 관련 해제 민원을 제기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도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물론 지난 4주 동안 지자체 별로 면담과 협의를 진행해왔던 만큼 이러한 노력이 계속 이어져야 보다 나은 상황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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