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8월호(통권 35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호요의 신작 액션 어드벤처 게임 <원신>이 최종 CBT를 종료하고 10월 전 발매를 목표로 담금질에 들어갔다.

<원신>은 <붕괴3rd>에서의 노하우를 살려 모바일과 PC의 크로스플랫폼을 중점으로 개발됐지만, 닌텐도 스위치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도 완벽한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할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듯이 <원신>이 참신한 게임은 아니지만 재미 요소들을 끌어 모아 만들어진 게임인 것도 확실하다. PC방에서도 구동이 가능한 게임 <원신>을 만나보자.

거대한 퍼즐 같은 오픈월드
<원신>은 오픈월드 게임이다. 많은 온라인게임에서 오픈월드를 단순히 사냥터 겸 지점 간 연결로 정도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원신>의 오픈월드는 어드벤처 게임의 그것과 비슷하다. 곳곳에 퍼즐과 보물이 숨겨져 있고, 큰 제약 없이 필드 곳곳을 탐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온라인게임 보다는 패키지게임에 더 가깝다. 이는 동화적 아트워크와 합쳐져 게임 초반에는 퀘스트도 방치한 채 탐험 삼매에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효율을 중시하는 게이머들에게는 이게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 한정된 기력은 넓은 오픈월드 속에서 플레이어의 이동속도를 크게 제한하며,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한 소재들도 방대한 오픈월드를 돌아다니며 채취해야 한다. 아직 지도가 밝혀지지 않은 지역을 탐험할 때는 미니맵에 지형이 보이지 않아 목표지점을 향해 직진해야 하고, 그러던 도중 기어오를 수 없는 절벽이나 호수 등을 만나 좌절할 때도 있다. 탐험에서 재미를 느끼는 플레이어라면 이 역시 장점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다.

전략적인 ‘원소 조합’ 전투
<원신>에서 전투의 핵심은 일곱 종류의 ‘원소’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원소 활용은 오픈월드 내의 퍼즐 및 전투 중 적의 속성에 따른 상성뿐만 아니라 지형지물과 원소 간의 상호작용 등에도 적용된다.

또한 미호요의 전작 <붕괴3rd>의 전투 시스템을 일부 채용해 서로 다른 캐릭터 넷을 파티로 구성해 끊임없이 교체해가며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이는 ‘원소’시스템에 의해 더욱 전략적으로 이뤄지는데, 캐릭터마다 사용하는 무기와 보유 속성 등이 달라 주변 환경과 적에 따라 전략을 달리 해서 출전시켜야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주변 환경에 물이 많다면 ‘전기’ 원소를 다루는 캐릭터를 내보내 적을 감전시킬 수 있고, 주변에 풀이 많다면 ‘불’ 원소를 다루는 캐릭터로 불을 지른 뒤 ‘바람’ 원소를 다루는 캐릭터로 확산시킬 수도 있다. 전략적인 전투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상당한 플러스 요소지만, 반대로 막강한 화력으로 적을 압도하는 편을 선호한다면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직관적인 스토리
<붕괴3rd>에서 호평을 받은 미호요 특유의 캐릭터 디자인은 <원신>에서도 이어진다. 미호요는 완성도 높은 3D 모델링으로 ‘유니티’ 엔진 관련 컨퍼런스에도 단골로 출연하고 팬들을 위해 모델링 배포 사이트를 별도 운영할 정도로 캐릭터의 3D 모델링에 도가 튼 회사로 유명한 만큼, 미호요 스타일로 구현된 <원신>의 캐릭터들은 보기만 해도 눈이 즐겁다.

다만 스토리와 캐릭터성은 호의적으로 보자면 ‘정석적’이고, 비판적으로 보자면 ‘전형적’이다. 스토리는 익숙한 방식의 판타지 모험물에 가깝고, 캐릭터들은 개성은 강하지만 입체적인 면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다만 최근 유행하는 웹소설에서 주로 보이는 구조를 따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신 소비자 취향을 잘 읽은 형태라고도 볼 수 있다.

그래도 결국엔 F2P의 과금 스타일
이런 고퀄리티의 게임을 무료로 할 수 있다는 점은 게이머에게 반가운 일이지만,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는 법이다. <원신>도 마찬가지다. <원신>은 스토리 및 이벤트를 통해 얻는 캐릭터 일부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캐릭터를 ‘기원’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붕괴3rd>나 <페이트: 그랜드오더>를 해본 게이머들이 비판하는 ‘보급’이나 ‘영령 소환’의 과금유도와 유사하다.

<원신>의 기원 시스템은 소비자의 지갑을 더욱 탐욕스럽게 노린다. 원소가 7개나 있는 만큼 각 원소 속성에 맞춰 강력한 캐릭터를 하나 이상씩은 보유하고 싶은 게이머의 마음이 표적이다. 확률이 전부 공개돼 있어 결제 여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기는 한다. 그러나 결국 랜덤박스에서 확률공개는 ‘얼마나 마음을 단단히 먹고 뽑기를 돌릴 것인가’를 결정하는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상당수의 게이머들은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가 나올 때 까지 랜덤박스 구매를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원신>이 ‘기원’의 부담을 줄여주는 PC방 혜택을 선보일 가능성도 전무하다.

결론적으로 <원신>의 가장 큰 세일즈 포인트는 '익숙함'이다. 어디서 본 듯한 오픈월드와 어디서 본 듯한 스토리, 어디서 본 듯한 시스템들이 한데 모여 그럴듯한 맛을 낸다. 결과적으로는 괜찮은 게임이지만, 독창성의 부족을 해결할 수 있을 마케팅이 없다면 많은 유저를 모으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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